질적 연구자는 연구 참여자가 자신의 기억을 담은 곳을 열고 스스로 서사를 풀어내도록 유도할 수 있는 고도의 심리적인 무대를 설계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상황 묘사'를 요청하는 개방형 질문으로 인터뷰 가이드를 설계해야 합니다.
이 글의 순서 8개 항목
질적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가 1시간 가량의 심층 인터뷰를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와 녹음 파일을 재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녹취록을 청취하면서 절망적인 탄식을 연달아 뱉고 있습니다. 연구자의 목소리는 5분 동안 길게 이어지는데 반해, 연구 참여자의 목소리는 “네, 그랬습니다”, “아니요, 괜찮았어요”라는 단답형으로 10초 만에 끝나버리는 녹취록. 이것은 참여자가 비협조적이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연구자가 질문 자체를 잘못 설계하였기 때문입니다.
양적연구를 위한 설문지가 커피 자동판매기와 같이 버튼(척도)을 누르면 자신이 원하는 음료수(점수)가 나오는 머신이라고 한다면, 질적연구의 질문지는 마중물입니다. 참여자의 깊은 무의식 속에 담겨 있는 경험 덩어리를 꺼내기 위해서는, 이야기의 물꼬를 터주는 정교한 질문의 문법이 필요합니다. “테이블에 참여자를 모셔놓고 인터뷰를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해서든지 상대방이 술술 말을 해주겠지”라며 백지상태로 인터뷰 현장에 나선다는 것은 질적연구를 가장 쉽게 망하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연재글 순서
- 질적연구를 위한 네 가지 방법론: 내 연구문제에 맞는 최적의 ‘해석 프레임워크’ 선택하기
- 질적연구를 위한 참여자 선정: 일반화를 거부하고 ‘이론적 포화’에 도달하는 심층 표집의 기술
- 질적연구 연구자의 위치성(positionality)과 연구윤리: 도구가 된 연구자, 자신을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IRB & 성찰 가이드)
- 질적연구 인터뷰의 설계: “왜?”라고 묻지 않고 진실을 수집하는 인터뷰 가이드의 기술
- 관찰과 문서 자료: 인터뷰의 사각지대를 밝히는 ‘삼각검증’과 데이터 수집의 기술
- 전사와 자료 정리: 연구 참여자의 구술 발화를 분석이 가능한 텍스트로 구축하는 기술
- 코딩과 주제 식별: 수백 페이지의 녹취록을 학술적 이론으로 전환하는 분석 절차
- 엄격성의 확보: 주관성 비판에 대응하는 학술적인 전략
- 질적 연구결과의 서술과 해석적 글쓰기: 참여자의 언어를 학술적인 텍스트로 변환하는 전략
반구조화 면접(Semi-structured Interview)의 본질과 인터뷰 가이드
질적연구에서 구사하는 인터뷰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구조화 인터뷰: 질문과 순서가 100% 고정 (예., 통계청의 인구조사나 여론조사)
- 비구조화 면접: 정해진 대본이 없이 즉흥적으로 대화 (예., 인류학자의 현장 탐색)
- 반구조화 인터뷰 [학위논문 표준]: 대주제(본질문) 5-6개는 고정, 하지만 질문의 순서나 꼬리 질문은 참여자의 반응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하는 방식(예., ‘인공지능에 의한 중등교육 변혁과 교육공학 박사학위 논문컨설팅 후기‘).
반구조화 인터뷰를 위해 작성하는 문서가 바로 ‘인터뷰 가이드(interview guide)’입니다. 이는 결코 대본(script)이 아닙니다. 대본을 보며 국어책을 읽듯 질문한다면 참여자는 취조를 받는다고 느끼게 되어 좀처럼 말을 꺼내지 않을 것입니다. 인터뷰 가이드는 연구자가 인터뷰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방향을 상실하지 않도록 대주제들을 나침반처럼 요약한 ‘체크리스트’에 가깝습니다.
[인터뷰 가이드의 3단 구성 표준]
- 도입 (ice-breaking, 5-10분): 연구자-참여자 간의 라포 형성을 위해 깊은 사고과정이 필요하지 않은 편하게 답할 수 있는 팩트 위주의 질문. (예: “이 업무를 시작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최근의 일과를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 본질문 (main questions, 40-50분): 연구문제에 직결되는 4-6개의 대주제 질문. 하나의 대주제 아래에는 2-3개의 탐색 질문(probing)을 하위에 위치시킵니다.
- 마무리 (wrap-up, 5분): 인터뷰를 갈무리하며 주도권을 참여자에게 완전히 넘기는 질문. (예: “제가 미처 여쭈어 보지는 못했지만, 이 주제와 관련하여 혹시 꼭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인터뷰의 밀도를 파괴하는 5대 ‘나쁜 질문’과 교정 공식
인터뷰 가이드의 초안을 마련했다면, 다음의 5가지 결함이 없는지를 면밀하게 살피면서 교정(red-penning)해야 합니다.
| 나쁜 질문의 유형 |
결함의 본질 | 나쁜 질문의 예시 (단답형 유발) |
교정된 ‘열린 질문 (Open-ended)’ 공식 |
|---|---|---|---|
| 1. 닫힌 질문 | ‘네 vs. 아니요’ 또는 단어로 대답이 종결됨 | “첫 발령 때 많이 힘드셨나요?” | “첫 발령을 받았던 그 시기의 일상을 한 편의 영화 장면처럼 묘사해 주시겠어요?” |
| 2. 유도 질문 | 연구자가 원하는 정답을 질문에 숨겨 놓음 | “상사의 갑질 때문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셨지요?” | “당시 상사와의 관계는 선생님의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나요?” |
| 3. 다중 질문 | 한 번에 2-3개를 연속으로 물어 혼란을 유발 | “그때 감정이 어땠고, 어떻게 극복했으며, 누가 도와주었나요?” | [하나씩 쪼개기] “그때 가장 압도적으로 다가온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대답 후) “그 감정을 안고 다음 날 출근할 때는 어떻게 대처하셨나요?” |
| 4. 학술 용어 사용 | 연구자만 알고 있는 어려운 개념을 사용해서 위화감을 조성 | “조직 침묵(Organizational Silence)을 경험하신 적이 있습니까?” | “회의 시간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느꼈지만, 꾹 참고 넘겼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
| 5. 가상적 질문 |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한 추측(가설)을 요구 | “만약 제도가 바뀐다면 어떨 것 같나요?” | [과거의 사실 묻기] “과거에 이와 비슷한 변화를 겪었을 때 선생님은 어떻게 반응하셨나요?” |
“왜?”라는 단어가 가지는 폭력성과 우회 질문의 기술
초보 연구자들이 가장 많이 남발하는 단어가 “왜(why)?”입니다. “왜 사표를 던지셨나요?”, “왜 우울해지셨나요?”
질적연구를 다루는 방법론의 대가들이 공통으로 경고하는 것이 바로 “왜?”가 가지는 위험성입니다.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왜?”라고 묻는 순간, 인간은 방어 기제를 작동시킵니다. 자신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사후적으로 조작된 정당화(rationalization)’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연구자가 대상자에게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남발한다면, 조사 대상자의 입장에서는 면접관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이유’만을 되풀이하며 말하게 됩니다.
따라서 “왜”는 “어떻게(how)”나 “어떤 일이(what)”로 우회(bypass)해야 합니다.
- 나쁜 질문: “왜 그렇게 화가 나셨나요?”
- 우회 질문: “화가 나셨던 그 날 아침,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서부터 점심시간 전까지 어떤 일들이 이어졌는지 그 과정을 천천히 들려주시겠어요?”
연구 참여자가 당시의 사건과 감정을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도록 방치(?)한다면, 그들이 말하는 이야기로부터 연구자가 발견하려는 “왜”의 단서들이 고스란히 묻어 나올 수 있습니다(예., ‘연주자와 교육자 사이의 정체성 갈등과 음악교육학 KCI급 학술지 논문컨설팅 후기‘).
꼬리 질문(probing)의 예술: 침묵과 대조를 활용하라
질적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인터뷰 자료는 연구자가 사전에 준비한 5개의 본질문에서 나오는 법이 없습니다. 사실 본질문은 물꼬를 트는 도구일 뿐이며, 진짜 노다지는 참여자의 말끝을 물고 들어가는 ‘후속 탐색 질문’에서 터집니다.
- 감각적으로 구체화를 요청: 참여자가 “그냥 힘들었어요“라고 얼버무리려고 하면 “선생님이 말씀하신 ‘힘들었다’는 것이, 퇴근길의 지하철에서 눈물이 날 것 같은 우울함이었나요, 아니면 숨이 턱 막히는 육체적인 피로였나요? 구체적인 한 장면을 떠올려 주시겠어요?“라고 감각에 의존해서 말을 해 달라고 요청을 해야 합니다.
- 대조(contrast) 기법: “입사 직후의 선생님과 지금 10년 차가 된 선생님의 책상 위 풍경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시점이나 상황을 대비시키면 참여자는 자신의 변화를 극적으로 서술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침묵(silence)의 기술 — [가장 강력한 무기]: 참여자가 대답을 마치고 정적이 흐를 때 즈음, 질적연구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연구자는 으레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1초 만에 다음 질문을 던집니다. 그런데 이것은 매우 치명적인 실수입니다. 참여자가 말을 멈춘 것은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무의식 속의 더 깊은 상처를 꺼내야 할지, 또는 꺼내지 말아야 할지를 망설이는 ‘호흡의 시간’입니다. 연구자가 3초에서 5초간 가만히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여주면, 참여자는 “아, 한 가지만 더 말씀드려도 될까요…”라며 논문의 제목이 될 만큼의 결정적인 스토리를 쏟아낼 수 있습니다.
현장 생존 매뉴얼: 투 트랙 녹음, 라포 형성, 현장 메모의 원칙
인터뷰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하여 소중한 데이터를 상실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녹음 장비의 투 트랙(two-track) 가동
인터뷰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단 1개의 녹음장치만을 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녹음 중간에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시스템의 예상하지 못한 오류 때문에 녹음파일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스마트폰 녹음 애플리케이션과 별도의 소형 보이스 레코더를 동시에 켜서 탁자 양쪽에 배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사전에 연구 참여자로부터 녹음 동의서에 서명을 취득해야 합니다.)
- 장소의 통제 (카페 금지)
음악이 흐르고 손님이 웅성거리며 커피 머신 소리때문에 주위가 산만한 카페는 인터뷰를 하기에는 그야말로 최악의 장소입니다. 인터뷰를 완료한 후 녹취록을 듣다 보면 연구 참여자가 말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는 경우가 상당히 흔하게 발생합니다. 대학교의 빈 강의실, 조용한 스터디룸, 또는 연구 참여자가 운영하는 개인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수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 노트북으로 타이핑 금지, 아이컨택과 짧은 메모
질적 연구자가 노트북으로 타이핑 소리를 내며 연구 참여자가 하는 말을 적는다면 참여자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경찰서에서 취조를 받는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중에는 아이컨택을 하면서 참여자가 하는 말에 꼬리 질문을 붙일 것이 있다면 메모장에 기록을 하고 되묻는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 골든타임 30분, 현장 일지(field note) 작성
인터뷰를 완료한 후에는 가능한 30분 이내에 현장 메모(field note)를 작성해야 합니다. “참여자가 이 질문에서 눈물을 보임”, “방어적인 태도로 팔짱을 낌” 등의 녹음기에는 담기지 않는 비언어적인 맥락과 연구자 본인의 감정을 기록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전사본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그 당시의 생생했던 맥락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 가상 사례: 청소년학 석사과정 학생의 단답형 질적 설문지 수정 청소년학을 전공하는 석사과정 학생 A씨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의 사회 복귀 경험’을 주제로 질적연구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연구 참여자를 인터뷰 하는 날이었습니다. A씨가 준비한 질문지에는,”왜 방에서 안 나오셨나요?”, “방에 있을 때 우울하셨나요?”, “사회에 나오니까 좋으신가요?”라는 문항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이 질문을 받은 연구 참여자는 마지못한 목소리로 “네…”, “아니요…”, “그냥 그랬어요…”라는 대답만을 연발했습니다. 1시간으로 예정되었던 인터뷰 시간은 불과 20분 만에 종료가 되었습니다. 연구자는 자신이 설계한 인터뷰 설문지가 크게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인터뷰 가이드를 전면적으로 수정하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왜”를 삭제하고, “네 vs. 아니요”를 가이드에서 제거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참여자를 만난 A씨는 “방문을 걸어 잠그셨던 그 시기, 아침에 눈을 떠서 다시 잠들 때까지 하루 24시간의 궤적을 찬찬히 그려주시겠어요?”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난번 인터뷰때와는 전혀 다르게 연구 참여자는 세상으로부터의 도피와 가족의 발소리에 대한 공포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20분 동안 끊임없이 전달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A씨가 “그토록 안전했던 방문을 열고 처음 현관문을 나서던 그날, 신발장 앞에서 어떤 감정들이 스쳐 지나갔나요?”라고 감각적으로 구체화를 요구하자, 참여자는 눈시울을 붉히며 사회로의 복귀 과정에서 느꼈던 양가감정을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질적 질문지의 체계를 수정한 것만으로도 20분 짜리의 단답형 답변서가 90분짜리의 방대한 스토리텔링이라는 소중한 데이터의 보고로서 바뀐 것입니다. (본 사례는 질적연구 컨설팅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인터뷰때에 물어볼 질문을 연구 참여자에게 미리 전달해도 될까요?
A.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권장되는 방식입니다. 특히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야 하는 인터뷰의 경우, 참여자가 미리 큰 주제를 읽고 마음의 준비와 기억을 회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 풍부한 답변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단, 구체적인 꼬리 질문(probing)을 포함해서 미리 전달한다면 연구 참여자가 ‘모범 답안’을 생각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인터뷰 가이드에 기술한 ‘대주제 4-5개’만을 간략하게 안내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연구 참여자가 연구자의 연구 주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자신의 가족사나 정치 이야기를 10분 넘게 혼자 떠듭니다. 말 도중에 과감하게 제지하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야 할까요?
A. 그렇게 해서는 안됩니다. 연구 참여자가 (신이 나서) 말하는 이야기는 곧 그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맥락)과도 관련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10분 이상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동안 본래의 연구취지에서 벗어난 대화가 지속된다면 연구 시간이 부족해지므로 자연스럽게 제동을 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아… 선생님께서 방금 말씀하신 그 가족관계의 어려움이 결국 지금의 직무 스트레스와도 아주 깊게 맞닿아 있겠군요. 그렇다면 그 스트레스가 극한에 이르렀던 회사 안에서의 A사건으로 화제를 조금 돌려보아도 될까요?”라며, 상대방이 말하는 엉뚱한 이야기를 연구 주제와 결부시키는 징검다리 멘트를 던지며 방향을 틀 수 있는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Q. 첫 번째 연구 참여자와 인터뷰를 한 결과, 제가 사전에 준비한 인터뷰 가이드가 너무 형편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이드를 수정한 후에 이후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수행해도 될까요?
A.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질적연구를 처음 접한 연구자들이 으레 그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양적연구를 위한 설문지에서는 연구 참여자 1번과 참여자 300번이 모두 물리적으로 동일한 설문문항을 읽게 됩니다. 반면에 질적연구는 ‘진행형(emergent)’ 설계를 지향합니다. 앞서 이루어진 인터뷰 과정을 통해 기존에 사용한 질문 문항들로는 참여자로부터 의미있는 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거나 새로운 핵심 주제를 발견한다면 인터뷰 가이드를 수정하고 다음 참여자와의 인터뷰 때에 사용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연구방법론 챕터에 기술한다면 가치가 높은 방법론적인 성찰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제4장. 연구의 방법 작성’).
Q. 인터뷰를 반드시 오프라인(대면)으로 해야 할까요? 또는 줌(Zoom) 화상이나 서면(이메일) 인터뷰로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A. 코로나19 시기 이후에 Zoom이나 Google Meet를 활용하는 화상 인터뷰 방식이 질적연구의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공인되다시피 하였습니다. 단, 이메일로 질문을 보내고 텍스트로 답변을 받는 ‘서면 인터뷰’는 절대 지양해야 합니다. 텍스트 답변은 정제되고 포장된 ‘방어적인 텍스트’일 뿐입니다. 더욱이, 질적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꼬리 질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료가 빈약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결론
질적연구의 자료는 인터뷰를 통해 수집되기 때문에 질문의 형태가 그 자료의 완성도를 결정합니다. ‘닫힌 질문’은 짧은 답을 부르고, ‘추상적인 질문’은 일반론으로 답변을 하며, ‘연구자의 언어로 포장된 질문’은 참여자가 그 용어를 깊이있게 생각하며 응답을 하게 만듭니다.
인터뷰는 질문의 고정 방식에 따라 구조화 vs. 반구조화 vs. 비구조화로 분류됩니다. 이 중에서 질적연구에서는 반구조화 인터뷰가 가장 선호되는 방식입니다. 주요한 질문을 사전에 정하기 때문에 여러 참여자에게서 동일한 영역을 다루는 자료를 수집할 수 있고, 또한 질문순서와 추가적인 질문이 자유롭기 때문에 참여자의 스토리에 동행하면서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질문지는 세 영역을 고려해서 설계해야 합니다. ‘도입’에서는 연구 참여자가 답변하기가 비교적 용이한 사실관계를 다루는 질문을 통해 연구자-참여자의 관계를 편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본질문에서는 개방형 질문을 배치하고, 마무리 영역에서는 참여자가 스스로 덧붙여서 말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질문을 설계합니다.
‘좋은 질문’은 항상 열려 있고, 구체적이며, 참여자가 기꺼이 말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질문의 형태입니다. 반드시 피해야 할 점은 여섯 가지입니다. (1) 예 vs. 아니요로 답할 수 있는 닫힌 질문, (2) 응답의 방향을 유도하는 질문, (3) 전문 학술 용어로 포장한 질문, (4) 두 가지를 함께 묻는 질문, (5) 추상적인 질문, 그리고 (6) ‘왜(why)’로 시작하는 질문입니다.
깊이가 있는 인터뷰 결과는 사전에 준비한 질문으로부터 만들어지지 않고, 후속 질문에서 얻게 됩니다. 이를 위해 구체화, 예시 요청, 감정 확인, 의미 확인, 그리고 대조와 침묵 기법을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