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인터뷰는 참여자의 회상적인 기억과 자기보고식 진술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게 됩니다. 따라서 행위자의 무의식적인 행동 양식과 구조적인 맥락을 포착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집니다. 연구자는 인터뷰 현장에서 발현되는 참여자의 구체적인 행위와 상호작용을 직접 관찰하고, 여러 흔적을 담고 있는 문서를 수집하여 분석의 다각화를 도모해야 합니다. 구술, 관찰, 문헌 자료의 결합을 통한 삼각검증은 단일 자료가 가지는 주관적인 편향을 상쇄하고, 질적연구의 엄밀성과 타당도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론적인 전제이기도 합니다.
이 글의 순서 7개 항목
연구자들은 질적연구 방법론을 ‘인터뷰 축어록의 전사(transcript)와 정리 과업’으로만 오인하여 축소 해석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참여자 10인에 대한 심층 인터뷰(in-depth interview)를 완료하였기 때문에 질적 원시자료 수집을 종료하였다”라고 판단하고 자료 분석에 착수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는 논문의 심사과정에서 중대한 방법론적인 결함으로 지적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연구 참여자인 교사가 인터뷰 과정에서 학생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진술하였으나, 실제 교수와 학습 현장에서도 동일한 행태가 관찰되었는가? 소속 학교의 공식적인 교육 운영 지침이나 평가 기준 역시 수평적인 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는가?”라는 질의에 직면하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만약 연구자가 인터뷰 진술 이외의 여러가지 자료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질적연구의 엄밀성(rigor)과 타당도는 심각하게 훼손됩니다.
인간의 회상적 기억은 시간의 경과와 개인의 인지적인 틀에 따라 선택적으로 재구성과 편집이 됩니다. 특히, 자기보고식 구술 진술은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이나 무의식적인 자기방어 기제에 의해 불가피하게 왜곡될 개연성을 가지게 됩니다. 나아가 행위자가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표출하는 실천적인 행동 양식을 언어화하여 진술하는 데에는 한계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구술 진술이 가지는 본질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연구가 대상으로 삼는 현상의 실재적인 양상과 구조적 맥락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연구자가 현장에 직접 임하여 상호작용과 행동 양태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현장 관찰(observation)’과 조직의 제도적 규범 및 공식 활동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문서 사료(documentary data)’의 수집이 필수적으로 병행되어야 합니다. 질적연구에서 자료의 다각화는 자기보고식 인터뷰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주관적인 인식과 실천 간의 괴리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론적인 필수 검증 기제(safeguard)입니다.
심층 인터뷰의 방법론적인 사각지대와 구조적인 한계
심층 인터뷰는 참여자의 내면화된 경험과 주관적인 의미 체계를 탐색하는데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하지만 언어적 구술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법론적인 특징을 가지며, 이에 따라 다음 네 가지 영역의 실재를 포착하는 데 한계를 드러냅니다.
- 언어적인 진술 vs. 실천적인 행위 간의 괴리: 참여자가 주관적으로 보고하는 규범적인 당위는 현실의 현장에서 발현되는 행동 양식과 상당한 격차를 보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조직 관리자가 인터뷰 과정에서 하위 직원에 대한 수평적 경청을 실천한다고 진술하더라도, 실제로 업무 회의에서는 발언권을 독점하거나 억압적인 태도를 표출하는 행위는 자기보고식 구술 데이터만으로는 규명할 수 없습니다.
- 신체화된 암묵지식(tacit knowledge) 및 무의식적인 실천의 누락: 전문직 종사자가 위기를 대처하기 위한 행위나 현장 기술자의 숙련된 과업 수행은 반추(rumination)를 하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루틴을 작동합니다. 이를 사후에 구술에 의존해서 복기를 하려고 한다면 파편화된 어휘 수준에 머무를 수 밖에 없습니다.
- 공간적인 위계성과 미시적인 권력 관계(power dynamics)의 비가시성: 집단 구성원의 공간적인 배치(예., 서열에 따른 사무실 배치), 발언자에 대한 비언어적인 반응(예., 시선 처리, 끄덕임, 무관심 등)을 매개로 작동하는 비공식적인 권력 구도와 현장의 분위기는 인터뷰 참여자의 진술로는 환원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연구자가 현장을 직접 관찰하지 않고서는 포착하기가 곤란합니다.
- 조직의 공식적인 규범 체계와 주관적 경험 간의 상호작용 검증 한계: 참여자가 겪는 갈등이나 소외가 개인의 역량에서 비롯된 문제인지, 또는 조직의 제도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결함인지의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운영지침이나 업무 매뉴얼, 사규 등을 포함하는 문서화된 제도와 참여자의 진술 내용을 서로 교차하여 대조하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현장 관찰에서 요구되는 연구자의 위치성(positionality)
질적 연구자가 관찰 자료의 수집을 위하여 조사 현장에 진입할 때에는, 연구 현장 내에서 본인이 어떠한 역할과 방법론적인 정체성을 가질 것인지를 사전에 규정해야 합니다. 현장 내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연구자가 취하는 학술적인 위치성(positionality)은, 연구 집단의 일상에 개입하는 ‘참여의 강도(degree of participation)’ 및 연구자 정체성의 노출 수준에 따라 방법론적으로 크게 네 가지 단계로 분류됩니다.
표 1. 질적연구에서 관찰자의 위치 유형에 따른 행동 양식 및 장단점의 비교
| 관찰자의 위치 | 현장에서의 행동 양식 | 장점 및 획득이 가능한 데이터 | 단점 및 현실적 한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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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완전한 참여자 (Complete Participant) |
연구자라는 신분을 완전히 숨기고 대상 집단의 일원(위장 취업 등)으로 활동 | 자연스러운 반응을 포착이 가능, 내부자의 최고 딥데이터를 확보 | 심각한 윤리적인 문제(기만), 메모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고 객관성 상실의 위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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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참여적 관찰자 (Participant-as-Observer) |
[권장 1] 연구자 신분을 밝히되, 주요 업무/활동에 구성원들과 함께 참여하며 관찰 | 현장의 애환을 몸소 겪어 깊은 라포(rapport)를 형성, 내부자적인 시각을 획득 | 주관적인 동화(go-native) 위험, 관찰과 노동을 병행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고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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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찰적 참여자 (Observer-as-Participant) |
[권장 2] 연구자 신분을 밝히고, 현장에 참관하되 활동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음 | 연구가 대상으로 삼은 현상을 객관적으로 조망, 현장노트를 작성하기가 용이 | 구성원들이 연구자를 ‘외부인/감시자’로 느껴 행동을 조심함(반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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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완전한 관찰자 (Complete Observer) |
CCTV를 관찰하듯 대상과는 일체의 소통 없이 관찰 | 연구자의 개입이나 영향력이 0%, 인터뷰 대상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이 유지 | 행동의 표면만을 관찰할 뿐, “왜 저렇게 행동하는가”에 관한 내면의 의미(맥락)를 해석하기가 어려움 |
연구자는 관찰과 참여의 균형을 도모하는 ‘참여자로서의 관찰자(participant-as-observer)’ 또는 ‘관찰자로서의 참여자(observer-as-participant)’라는 위치성을 설정하는 것이 연구 윤리적인 당위성과 실행 가능성의 측면에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이는 연구 대상 집단에 연구자의 정체성과 목적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사전 동의(informed consent)를 획득함으로써 윤리적인 정당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과도한 현장 몰입으로 인하여 객관성을 상실하는 ‘현지화(going native)’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논문의 제3장(연구의 방법)에서는 연구자가 현장에서 견지한 위치성과 구체적인 관찰 방법을 다음과 같이 명확하게 진술해야 합니다.
“본 연구자는 [조직 및 활동 명칭]의 상호작용 맥락에서 ‘관찰적 참여자’의 위치성을 견지하였다. 주 1회 회당 2시간씩 총 8회(누적 16시간)에 걸쳐 현장 관찰을 체계적으로 수행하였다.”
이와 같이 연구자가 가져야 하는 방법론적인 역할과 관찰 주기, 회차 및 총 관찰 시간을 선언함으로써 질적연구의 절차적인 타당성과 연구 설계의 엄밀성을 학술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현장노트(field note) 작성의 원칙: 기술적인 관찰과 주관적 해석의 방법론적인 준별
현장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얻어진 기록물은 다분히 주관적인 감상문이나 비평의 수준에만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질적 원시자료’는 경험적으로 관찰한 사실과 연구자의 주관적인 해석을 체계적으로 분리하여 기록했는가의 여부에 따라 학술적인 엄밀성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취합한 메모를 원시자료와 구분하지 않는다면, 사후의 텍스트 분석과 코딩 단계에서 연구 대상자의 행동 양태와 연구자의 선입견이 혼재되어 분석의 엄밀성을 저해하게 됩니다. 따라서 현장노트는 별도로 관리하거나 체계적인 식별 기호를 부여하여 ‘객관적 사실’과 ‘연구자의 해석 및 방법론적인 성찰’을 격리하여 기록해야 합니다.
- 객관적 관찰 기술(observational notes: O.N) — “어떠한 현상이 발생하였는가?” 연구자의 가치 판단이나 주관적인 수사를 배제하고, 직접 확인한 사실만을 객관적으로 기술합니다.
- 부적절한 기술: “팀장이 입실하자 회의실 분위기가 경직되었다.” (분위기의 경직성은 연구자의 주관적인 해석)
- 적합한 기술: “팀장이 회의실에 진입하자 사원 A는 발언을 중단하고 시선을 아래로 고정하였으며, 사원 B는 헛기침을 한 후에 모니터 화면만을 응시하였다.” (관찰이 가능한 구체적인 행위와 물리적 반응을 객관적으로 기록)
- 이론적, 해석적 메모(theoretical notes: T.N) — “관찰한 사실은 학술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 경험적인 관찰 사실을 목도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착상이나 확인되지 않은 가설, 선행연구와의 연계성을 기록합니다.
- 기록 예시: [T.N: 사원 A와 B가 드러낸 침묵의 양태는 상급자의 권위적인 통제에 대응하는 방어 기제로 해석할 수 있음. 선행연구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조직 침묵(organizational silence)’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현장 자료로 판단할 수 있음. 차후에 개별적인 심층 인터뷰를 수행해서 참여자의 내면적인 인식을 교차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됨.]
- 방법론적, 성찰적 메모(methodological notes: M.N) — “연구자의 위치와 개입은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 현장 관찰의 물리적인 여건, 연구자의 위치 선정에 따른 한계, 또는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감정적인 동요를 기록합니다.
- 기록 예시: [M.N: 회의실의 가장 끝에 않아 있었던 사원 B로부터 표정 변화를 관찰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음. 차후에는 중앙 테이블 인근으로 관찰 위치를 조정해야 함. 아울러 팀장과는 우발적으로 서로의 시선이 접촉하여 연구자 본인이 위축감을 경험하였음. 연구자가 느끼는 정서적인 동요가 관찰 결과의 해석을 왜곡하지 않도록 반성성(reflexivity)을 유지해야 함.]
질적연구에서 문서 사료(documentary data)의 방법론적인 기능과 공식 vs. 비공식 문서의 해독 체계
문서 사료는 연구자의 현장 관찰이나 참여자의 회상적인 진술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한계를 극복하게 합니다. 그리고 과거에 발생한 역사적인 사실과 조직이 제도적으로 지향하는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텍스트 데이터의 역할을 합니다. 연구 현장에서 축적된 문서 자료는 특정한 맥락 속에서 형성된 사회적 실재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사료입니다.
- 공식 문서(official documents): 제도적인 규범과 대외적 표방의 체계적인 분석 기관의 설립 취지, 정관, 연례 사업 보고서, 공식 회의록, 업무 지침서(매뉴얼), 언론 보도자료 등 조직의 승인 절차를 거쳐 생산된 문헌을 의미합니다. 이는 조직이 공식적으로 지향하는 제도적 규범과 정책 목표,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가치 체계를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비공식 및 개인 문서(unofficial / personal documents): 비가시적인 실천과 미시적 권력의 역동을 포착 실무 담당자의 업무 수첩, 구성원 간에 오고 간 사내 메신저 교신 내역, 익명 건의함 기록, 참여자가 작성한 개인 일지나 사적 기록물(웹로그 등)과 같이 공식적인 검열을 거치지 않은 비공식 텍스트를 의미합니다. 이는 공식 문서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구성원들의 잠재된 고충, 비공식적인 권력 관계, 그리고 공언된 제도와 현실적인 행태 사이의 괴리를 입체적으로 해독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합니다.
문서 사료를 분석 텍스트로 활용할 때 연구자가 견지해야 할 방법론적인 경계는, ‘문서가 객관적인 실재를 무결하게 기록한 중립적인 자료가 아니라, 특정한 작성 주체가 가지는 목적의식과 제도적인 권력 관계에 의해 선택적으로 구성된 산물’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데 있습니다.
가령 조직의 공식 회의록의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서 격렬하게 표출되었던 참여자 간의 갈등과 대립의 역동은 체제 존립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적인 문맥을 거치며 ‘원안 가결’ 내지 ‘만장일치 합의’라는 매끄러운 형태로 윤색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연구자는 문서 사료가 드러내는 진술을 액면 그대로(at face value) 수용하는 태도를 철저히 지양해야 합니다. “어떠한 권력 관계 속에서 ‘누구에 의해’, ‘어떠한 수용 집단을 설득하기 위해’, 그리고 ‘무엇을 체계적으로 배제하거나 침묵시키면서’ 생산되었는가”를 비판적으로 추적하는 담론 분석(critical discourse analysis)의 관점을 견지해야 합니다.
삼각검증(triangulation)의 방법론적인 의의와 데이터 충돌에서 더욱 빛나는 학술적 가치
질적연구에서의 내적 타당도(internal validity)를 확보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방법인 삼각검증(triangulation)은, 현상을 여러가지 형태의 방법론(예., 심층 인터뷰, 현장 관찰, 문서 사료)을 통해 교차 분석함으로써 특정한 자료에서 나타날 수 있는 주관적인 편향을 최소화하는 타당화 절차입니다.
삼각검증을 통한 효용성이 극대화되는 지점은, 수집된 원시 자료들이 하나의 결론으로 완벽하게 수렴(convergence)하며 일치하는 현상을 확인할 때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참여자의 인터뷰 진술, 현장에서 관찰된 실천적인 행태, 그리고 조직의 공식 문서가 서로 모순되거나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으로 노출이 될 때, 연구자는 텍스트의 이면에 숨어있던 구조적인 모순과 권력의 복합적인 역동을 심층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됩니다.
[자료 간 불일치 사례와 해석적인 승화 과정]
- 문서 사료 (조직 차원의 규범적 표방): “당사는 전 직급을 대상으로 수평적인 호칭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상호 존중과 자유로운 의사소통 문화를 정착시킨다.” (공식 사규 및 인사 운영 규정)
- 심층 인터뷰 (개인의 주관적인 인식 및 사회적 바람직성): “사내 호칭이 전면적으로 일원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위계적인 분위기가 완화되고 부서 내 소통이 원활해진 것으로 체감됩니다.” (연구 참여자의 구술 텍스트)
- 현장관찰 (미시적인 실천과 실제적인 권력의 역동): 부서 회의의 석상에서 상급자가 “박 프로, 자네가 그 사안에 대해 무엇을 안다고 개입하는가?“라며 수평적인 호칭을 발언권 억압과 위계적 통제의 수단으로 전용하고, 하급자는 즉시 침묵으로 대응함. (현장 관찰노트: O.N)
- 학술적, 이론적 승화(analytical sublimation): 위에서 서술한 자료의 불일치 사례를 통해 연구자는 “수평적인 호칭 제도라는 조직적 외피(facade)가 실제의 상호작용 현장에서는 기존의 위계 질서를 은폐하고 비공식적인 통제를 정당화하는 ‘상징적인 억압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즉, 참여자의 표면적인 구술(인터뷰)과 공식 규범(문서)에만 매몰되지 않고, 실제 행위(관찰)와의 단절을 포착함으로써 제도의 형식적인 도입과 실천 간의 ‘구조적인 탈동조화(decoupling)’를 규명하는 성과를 얻게 됩니다.
| [사례 분석] 질적연구의 삼각검증을 통한 ‘주민 자치 참여’의 구조적인 괴리 규명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석사과정 학생인 A씨는 ‘지역사회복지관 주민 자치 프로그램의 운영 실태’라는 연구주제를 가지고 질적연구로 접근하였습니다. A씨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복지사, 그리고 5명의 주민 대표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수행하였습니다. 수집한 인터뷰 자료를 분석한 결과, 프로그램의 운영 실태에 대해서 실무자인 사회복지사와 주민 참여자 모두가 “주민의 자발적인 발의와 주도적인 기획으로 완성된 이상적인 자치 모델”이라고 규정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씨는 수집한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과 상징적인 미화를 비판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여 결과를 해석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A씨의 지도교수는 인터뷰 진술에서 드러나느 객관적인 실재성을 검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공식적인 회의 기록물(문서 사료)을 전수 조사하고 의사결정 현장에 직접 참석해서 관찰을 수행할 것을 지시하였습니다. A씨는 최근 1년 동안 작성된 ‘운영위원회 회의록(공식 문서)’을 수집하고 의제를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상정된 전체 안건 중에서 약 90% 이상이 복지관 실무 부서가 사전에 수립한 하향식(top-down) 제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주민 측이 발의한 안건은 간식비 편성 등에 관한 지극히 부차적인 사항에 국한되어 있던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연구자인 A씨는 정례회의 현장에 직접 입회하여 ‘관찰적 참여자’의 위치성을 확립하고 3중 현장노트(O.N, T.N, M.N)를 작성하였습니다. 현장을 관찰한 결과, 담당 실무자가 기획안을 일방적으로 낭독하면 주민 대표들은 어떠한 질의나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거수와 박수로 추인하는 형식적인 정당화(rubber-stamping)에 머물러 있음이 물리적인 행동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A씨는 인터뷰 자료와 문서 사료, 그리고 관찰 자료에서 나타난 명백한 불일치를 분석적으로 승화시켰습니다. 예를 들어서, 논문의 결론 챕터에서는 “참여 주체들이 구술한 ‘자발적인 참여’라는 언어적 수사는 권력이 베푸는 공유나 주민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기관이 사전에 수립한 행정 과업을 의례적으로 승인해 주는 ‘동원된 승인자(mobilized endorsers)’로서의 수동적인 지위를 주관적으로 미화한 상징적인 조작에 불과하다”라는 비판적인 의식을 담은 내용을 결론에 서술하였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 질적연구를 위한 현장의 관찰 과정에서 연구자의 기록 행위로 인해 연구 대상자들이 관찰자의 시선을 의식하고 평소와는 전혀 다르게 인위적인 행동 양태를 보입니다. 이를 데이터의 오염으로 간주해야 할까요? 이러한 반응성을 어떻게 통제하고 학술적으로 해석해야 하나요?
A. 해당 현상은 방법론적으로 ‘호손 효과(Hawthorne Effect)’ 또는 ‘관찰자 반응성(observer reactivity)’으로 정의되는 개념입니다. 연구자가 현장에 진입하는 초기 단계에서 보편적으로 수반되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호작용 과정입니다. 따라서 이를 데이터의 결손이나 오염으로만 치부하여 연구를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연구자의 관찰 초기에 관찰할 수 있는 연구 대상자들의 방어적이고 연출된 행동 양식조차도 독립적인 질적 자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참여자들이 외부 관찰자의 시선 앞에서 구축하려고 했던 ‘가공된 정체성’이나 ‘의도된 모범적인 행동’은, 그 집단이 규범적으로 지향하는 ‘이상적인 자아(ideal self)’나 조직 내부의 제도적인 규율 압력을 투영하는 중요한 상징적인 텍스트로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관찰자의 ‘반응성’을 상쇄하기 위한 방법론은 ‘충분한 관찰 기간(duration)’을 투입하는 것입니다. 연구자가 조사 현장에서 상주하며 구성원들에게 일상의 일부처럼 동화(backgrounding/desensitization)되면, 참여자들은 지속적인 인상관리(impression management)에 따라 발생하는 인지적인 피로를 겪게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통제된 연출 행위를 지속하지 못하고 본래의 일상적인 언행과 현실에서의 상호작용 양태를 그대로 노출하게 됩니다.
Q. 연구 대상 기관이 보존하고 있는 비공개 내부 문건(예., 의결 회의록, 징계대장, 인사 기록 등)을 공식적인 인가 절차 없이 임의로 수집하여 학위청구논문의 데이터로 활용하는 것이 연구윤리상 허용될까요?
A.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기관의 비공개 내부 문건 자료를 적법한 허가 절차가 없이 무단으로 취득하여 연구 자료로 전용하는 행위는 학술연구의 정당성과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중대한 연구부정행위이며 동시에 법적, 윤리적인 결격 사유입니다. 이는 논문심사의 과정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되는 동시에 사후에라도 이미 취득한 학위를 소급 적용하여 승인이 취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비공개 문서를 질적연구의 텍스트 자료로 활용할 때에는 반드시 제도적인 절차를 준수해야 합니다.
Q. 질적연구에서 삼각검증(triangulation) 체계를 수행하기 위해 반드시 심층면담, 현장 관찰, 문서 사료라는 3대 자료 수집 경로를 모두 병행해야만 학술적인 타당도 측면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까? 또는 세 가지 중에서 두 가지 자료만을 교차해서 활용하는 방식도 방법론적으로 유효할까요?
A. ‘삼각(triangulation)’이라는 용어가 가지는 어원적인 특성때문에 연구자가 반드시 세 가지 이질적인 자료 수집 방법을 기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삼각검증의 본질은 ‘3’이라는 숫자의 충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차 검증을 통한 단일 방법 편향(single-method bias)의 통제’에 있습니다. 따라서 심층 인터뷰와 현장 관찰, 혹은 심층 인터뷰와 공식 문서 등의 두 가지 자료를 대조하는 것만으로도 학술적으로 유효한 삼각검증이 성립합니다.
Q. 현장 관찰을 통해 수집된 현장노트(field notes)의 원시 자료를 학위청구논문의 본문에 인용할 때, 연구자가 기록한 이론적, 해석적 메모(theoretical notes: T.N)와 같은 주관적인 성찰과 잠정적인 통찰 내용까지를 전부 수록해야 하나요?
A. 현장노트에 축적된 연구자의 이론적, 해석적 메모(T.N) 전반을 논문의 본문 내에 기계적으로 서술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학위논문의 제4장(연구 결과)에서 서술해야 하는 생생하고 밀도 있게 재현하는 ‘심층적 기술(thick description)’은, 연구자의 주관적인 판단이 배제된 ‘객관적 관찰 기술(observational notes: O.N)’을 중심으로 텍스트를 선별하여 인용하는 것이 방법론적인 원칙입니다.
결론
질적연구에서 심층 인터뷰가 가지는 본질적인 한계, 즉 공언된 가치와 실제 행동 간의 괴리, 체화된 암묵지식의 누락, 그리고 공간과 관계에 내재되어 있는 권력 역동의 사각지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현장 관찰과 문서 사료를 결합한 삼각검증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관찰을 수행할 때에는 현장 내에서 연구자의 위치성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충분한 체류 기간을 확보하여 관찰자 반응성을 상쇄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장노트를 작성할 때에는 객관적인 사실을 기술하고 주관적인 해석이 담긴 메모를 엄격하게 분리하여 원시 자료의 증거력을 보존해야 합니다. 아울러, 문서 사료는 표면적으로 서술된 내용을 절대로 맹신하지 않고, 적법한 연구윤리 절차를 거쳐 체계적으로 다루어져야 합니다.
결국 삼각검증이 가지는 학술적 가치는 하나의 자료가 하나의 결론으로만 수렴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과 동시에, 구술 진술과 제도적인 문서, 그리고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행위가 정면으로 충돌할 때 극대화됩니다. 수집한 자료에서 나타나는 어긋남은 제도의 공식적인 표방과 현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미시적인 실천 사이에 실재하는 모순을 입체적으로 드러낸 분석 결과에서 비롯됩니다. 이와 같이 유형이 전혀 다른 자료를 비판적으로 대조할 수 있다면, 해석 상의 편향을 제거하고 현상의 실재를 규명하는 질적연구 본연의 엄밀성과 신뢰도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