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학이 다루는 가장 뜨거운 화두인 인공지능과 중등교육의 변혁에 대해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심층인터뷰를 기반으로 하는 질적 분석을 통해 변혁의 주요 영역과 핵심 키워드를 도출한 교육공학 박사학위 논문컨설팅 후기와 성공사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교육에서의 인공지능(AI in Education)은 반세기에 가까운 연구의 역사를 가진 분야입니다. 그 출발점에는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intelligent tutoring system)이 있습니다. 학습자의 응답을 분석하여 개별화된 피드백을 제공하는 시스템의 효과는 오랜 기간에 걸쳐 검증되어 왔습니다. VanLehn(2011)은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의 학습 효과가 인간 튜터의 효과에 근접하는 수준에 도달하였다는 점을 분석하였습니다.
- VanLehn, K. (2011). The relative effectiveness of human tutoring, intelligent tutoring systems, and other tutoring systems. Educational Psychologist, 46(4), 197-221.
인공지능의 교육적인 활용은 개별화 학습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Zawacki-Richter et al.(2019)은 교육 분야의 인공지능 연구를 체계적으로 고찰하며, 인공지능의 적용 영역을 프로파일링과 예측, 평가, 적응형 시스템, 그리고 지능형 튜터링으로 유형화하였습니다. 학습자의 성취를 예측하고 평가를 자동화하며 학습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기술은 교육의 운영 방식 그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습니다.
- Zawacki-Richter, O., Marín, V. I., Bond, M., & Gouverneur, F. (2019). Systematic review of research on artificial intelligence applications in higher education: Where are the educators? International Journal of Educational Technology in Higher Education, 16, 39.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변화의 속도와 폭을 급격하게 확장시켰습니다. 대형언어모델은 학생의 질문에 답하고 글쓰기를 지원하며 교사의 수업 자료 제작을 돕는 범용의 도구로 교실에 진입하였습니다. Kasneci et al.(2023)은 대형언어모델이 교육에 제공하는 기회와 함께, 학업 부정과 평가의 타당성 훼손, 인공지능 리터러시의 격차와 같은 도전을 지적하였습니다. 기술의 도입이 교육과정과 평가, 교사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의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 Kasneci, E., Sessler, K., Küchemann, S., Bannert, M., Dementieva, D., Fischer, F., … & Kasneci, G. (2023). ChatGPT for good? On opportunities and challenges of large language models for education. Learning and Individual Differences, 103, 102274.
중등교육은 변혁의 압력이 특별히 집중되는 지점입니다. 중등교육은 입시와 평가의 제도적인 제약, 교과 중심의 교육과정, 그리고 청소년기 학습자의 발달 특성이 교차하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이 중등교육의 무엇을, 어떤 방향으로 바꾸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그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변혁의 지형 자체를 그려내는 탐색적인 연구가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변수와 가설이 이미 확립된 영역에서는 양적인 검증이 타당한 접근입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중등교육의 변혁처럼 현상의 구조 자체가 아직 규명되지 않은 영역에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설문 문항을 구성하는 것은 연구자의 선입견을 자료에 강요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현장의 목소리로부터 개념과 구조를 발견해 나가는 질적 접근이 타당합니다.
심층인터뷰(in-depth interview)는 질적 연구의 대표적인 자료 수집 방법입니다. 반구조화된(semi-structured) 질문을 중심으로 참여자의 경험과 인식을 깊이 있게 탐색하며, 사전에 예상하지 못한 주제가 참여자로부터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분석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절차는 Braun & Clarke(2006)가 체계화한 주제분석(thematic analysis)입니다. 주제분석은 전사 자료(transcript)에 대한 반복적인 읽기와 코딩을 거쳐, 코드들을 상위의 주제로 범주화하고 주제 간의 구조를 정련하는 단계로 진행됩니다.
- Braun, V., & Clarke, V. (2006). Using thematic analysis in psychology. Qualitative Research in Psychology, 3(2), 77-101.
질적 연구가 박사학위 논문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분석의 엄밀성을 보여주는 장치가 필수적입니다. 참여자 선정의 논리와 자료의 포화(saturation)에 대한 판단, 연구자 간 코딩의 교차 확인, 그리고 참여자 확인(member checking)과 같은 절차가 대표적입니다. 질적 연구는 통계가 아니라 절차의 투명성으로 신뢰를 얻는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프라임 컨설팅을 방문한 의뢰인은 중등학교의 교육 현장 경력을 가진 교육공학 박사과정 수료생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인공지능이 중등교육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은 뚜렷했으나, 광범위한 주제를 다룰 수 있는 연구 설계의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프라임은 변혁의 지형을 그려내는 다분히 탐색적인 질적 연구로 방향을 안내하였으며, 중등교사와 교육공학 전문가, 교육정책 관계자를 아우르는 참여자 선정의 기준을 함께 수립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반구조화된 심층인터뷰를 수행하였으며, 주제분석의 절차에 따라 전사 자료를 코딩하고 범주화하였습니다. 분석의 결과, 교수학습 방식의 개별화와 평가 체제의 재설계, 교사 역할의 전환, 그리고 인공지능 윤리와 리터러시 교육이 변혁의 주요 영역으로 도출되었습니다. 각 영역을 구성하는 핵심 키워드들의 관계를 구조화한 결과는 후속 연구를 위한 개념적 틀로 제시되었습니다.
인공지능과 교육의 변혁은 앞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교육공학 연구의 중심에 놓이게 될 주제입니다. 현상이 빠르게 진화하는 영역일수록, 확립된 척도에 의존하는 양적인 접근보다 현장의 목소리에서 구조를 발견하는 질적 접근이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점은, 참여자 선정과 분석 절차, 신뢰성 확보의 전략을 체계적으로 설계하여 탐색적인 연구의 학술적인 무게를 갖추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