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과태료를 부과받고도 어떤 시민은 수긍하고 어떤 시민은 분노합니다. 시민들의 반응을 다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시민이 경찰의 권위를 받아들이는 조건을 절차적 공정성과 정당성 인식의 구조로 탐색해서 경찰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논문컨설팅 후기와 성공사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사람들은 왜 법을 따르는가? 절차적 공정성의 발견”
법 준수를 설명하는 전통적인 관점은 도구적인 접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처벌의 위험과 이익을 계산하여 순응을 선택한다는 관점입니다. 그런데 이 전제를 흔든 연구자가 Tom Tyler입니다. Tyler(2004)는 시민이 경찰의 권위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연구하면서, 순응의 동력이 처벌의 두려움이 아니라 권위가 정당하다는 내면의 판단에 있음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정당성의 판단을 좌우하는 것이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시민은 자신의 말을 들어주었는지, 중립적으로 판단하였는지, 존중으로 대우하였는지, 그리고 진정성이 있는 동기로 임하였는지를 기준으로 경찰을 평가합니다. 절차적 공정성이라고 명명된 이 네 요소의 지각이 결과의 유불리보다 강하게 권위의 수용을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 Tyler, T. R. (2004). Enhancing police legitimacy. The Annals of the American Academy of Political and Social Science, 593(1), 84-99.
절차적 공정성과 정당성의 연결을 계량적으로 조명한 대표적인 연구는 Sunshine & Tyler(2003)입니다. 연구자들은 뉴욕 시민을 대상으로 수행한 조사에서, 절차적 공정성의 지각이 경찰 정당성의 인식 수준을 예측하고, 정당성 인식이 다시 법 준수와 경찰 협력의 의사를 예측한다는 경로를 확인하였습니다. 경찰의 범죄 통제 성과보다는 절차의 공정성이 정당성을 더 강하게 설명한다는 연구 결과였습니다. 경찰력의 기반이 성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다는 명제가 연구의 결과에 의해서 뒷받침된 것입니다.
- Sunshine, J., & Tyler, T. R. (2003). The role of procedural justice and legitimacy in shaping public support for policing. Law & Society Review, 37(3), 513-548.
“정당성 연구의 진화: 현장 실험과 개념의 정교화”
이후의 연구는 두 방향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하나는 인과관계에 대한 근거입니다. Mazerolle et al.(2013)은 호주의 음주 단속 현장에서 무작위 통제 실험을 수행하였는데, 절차적 공정성의 원리를 담은 짧은 대화 각본을 적용한 단속이 시민의 경찰 신뢰와 정당성 인식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몇 분의 접촉이 경찰 전체에 대한 평가를 바꾼다는 발견입니다. 다른 하나는 개념의 정교화입니다. Tankebe(2013)는 정당성을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합법성과 분배 공정성, 절차 공정성, 그리고 효과성의 지각으로 이루어지는 하위 개념으로 구성하였습니다. 두 연구의 패러다임을 종합하여 고찰한 메타분석도 수행이 되었는데, Bolger & Walters(2019)는 관련한 연구들을 통합하여 절차적 공정성과 정당성, 협력 의사 사이의 관계가 안정적으로 성립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 Mazerolle, L., Antrobus, E., Bennett, S., & Tyler, T. R. (2013). Shaping citizen perceptions of police legitimacy: A randomized field trial of procedural justice. Criminology, 51(1), 33-63.
- Tankebe, J. (2013). Viewing things differently: The dimensions of public perceptions of police legitimacy. Criminology, 51(1), 103-135.
- Bolger, P. C., & Walters, G. D. (2019). The relationship between police procedural justice, police legitimacy, and people’s willingness to cooperate with law enforcement: A meta-analysis. Journal of Criminal Justice, 60, 93-99.
“경찰행정학 박사학위 논문컨설팅 후기와 성공사례”
소개해 드리는 컨설팅 후기는 지구대의 야간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경찰행정학 박사과정의 의뢰인은 십수 년의 현장 경력을 가진 현직 경찰관이었습니다. 동일한 법을 집행할 때에도 시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는 장면을 오래 지켜보면서, 의뢰인은 반응의 차이가 처분의 내용이 아니라 대화의 방식에서 갈린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프라임은 의뢰인의 현장 감각과 정확히 부합하는 이론적 프레임워크 중의 하나인 Tyler의 과정기반 모형을 소개하였습니다. 쟁점은 모형의 구도였는데, 절차적 공정성과 경찰 협력 의사를 각각 예측 변수와 종속변수로 설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은 경찰 정당성 인식을 포함하는 다수의 매개 변수를 연구모형에 포함시켰습니다. 의뢰인은 성인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였고, 확인적 요인분석으로 측정모형의 타당성을 확인한 후에 구조방정식 모형분석과 부트스트래핑을 통한 매개효과를 평가하였습니다.
분석을 수행한 결과, 절차적 공정성은 정당성 인식을 경유하여 협력 의사에 이르는 간접 효과의 크기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의 시민을 대상으로 수행한 연구 결과에서도 과정기반 모형의 구조가 성립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경찰 활동의 평가는 오랫동안 검거율과 범죄율이라는 성과의 지표를 중심에 두어 왔습니다. 그러나 과정기반 모형은 경찰력의 기반을 ‘강제’에서 ‘동의’로 옮깁니다. 시민이 경찰을 돕고 법을 따르는 이유가 처벌의 두려움이 아니라 권위의 정당성에 있다면, 치안의 자원은 장비와 인력만이 아니라 시민의 마음에 있는 것입니다. 정당성은 측정하고 관리해야 할 치안의 자본이라는 인식의 전환입니다.
공정한 절차는 적은 비용으로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민주적인 치안의 토대가 됩니다. 그러나 절차의 공정함이 결과의 불공정함을 가리는 장치가 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중한 태도의 단속이 특정한 집단에 집중된다면, 절차의 세련됨은 차별의 구조를 정당화하는 수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절차를 만능의 해법으로 미화하는 대신에 절차의 공정성과 분배의 공정성이 함께 작동하는지를 규명하는 균형이 요구됩니다.
오늘날에는 경찰의 법 집행 장면이 실시간으로 촬영되고 공유되며, 한 번의 접촉이 제도 전체의 평가로 확산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집니다. 강제력의 행사만으로는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사회는 없으며, 시민의 자발적인 협력 없이 작동하는 치안도 없습니다. 시민이 언제 경찰의 권위에 동의하는지를 규명하는 연구는 민주사회의 치안이 무엇으로 지탱되는지를 밝히는 노력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