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정정(correction) 또는 철회(retraction)하는 것은 이미 게재된 논문의 오류를 학술적으로 바로잡는 공식적인 방법입니다. 논문의 일부분만이 잘못되었고 연구의 결론을 여전히 신뢰할 수 있다면 정정을 해야 합니다. 반면에 결론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면 철회를 선택합니다. 연구자의 오류를 스스로 공개하고 논문을 자진 철회한 연구자는 이전에 발표한 다른 논문의 피인용 측면에서 손실을 겪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글의 순서 6개 항목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2년이 경과한 어느 신진 연구자가 후속 연구를 준비하던 중, 1년 전에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의 원시자료와 분석 코드를 다시 오픈할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의 분석을 처음부터 다시 수행해 본 결과, 설문 문항 중에서 역코딩(reverse coding)으로 처리해야 하는 3개의 문항 값을 자신의 실수로 원래 방향 그대로 합산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구자가 곧바로 문항을 정확하게 고쳐서 통계 분석을 다시 수행하였는데, 통계적 유의수준에서 채택(accept)이 된 6개의 연구가설 중에서 1개의 가설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자는 학자적인 양심상 이미 게재한 논문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었지만, 학술지 편집위원회에 이 사실을 솔직하게 알렸을 때 논문이 곧바로 철회되고 자신의 커리어에 치명적인 흠이 남을까 두려워한 나머지 연락을 취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글은 이미 게재된 논문에서 오류를 발견하였을 때 연구자가 선택할 수 있는 조치인 정정과 철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학계에서는 논문이 실제로 어떠한 이유로 철회되는지, 그리고 오류를 스스로 밝힌 자진 철회 연구자에게 어떠한 결과가 뒤따랐는지를 여러 선행연구를 근거로 설명해 드립니다.
게재된 논문의 정정과 철회는 어떻게 구분하는가?
학술지가 이미 게재된 논문에서 중대한 문제를 발견하였을 때 이를 처리하는 공식적인 방법에는 정정(correction), 우려 표명(expression of concern), 그리고 철회(retraction)라는 세 가지 조치가 있습니다. 국제 출판윤리위원회(Committee on Publication Ethics, 이하 COPE)는 학술지 에디터들이 실무적으로 따르는 공식적인 철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고, Wager et al.(2009)은 이 지침을 동료심사(peer review)를 거친 학술지 논문으로 널리 공개하였습니다.
COPE 지침에 따르면, ‘정정(correction)’은 논문 전체적으로는 연구 결과를 신뢰할 수 있지만 특정한 일부분이 독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때, 특히 그 오류의 원인이 연구부정이 아닌 정직한 실수(honest error)일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아울러 저자 목록에 공저자의 이름이 실수로 빠졌거나 잘못 들어간 경우에도 철회가 아닌 정정으로 처리합니다.
반면에 ‘철회(retraction)’는 데이터 날조와 같은 연구부정행위이든 또는 정직한 실수이든 그 발생 원인과는 관계없이, 연구의 주요 결과와 결론 자체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있을 때 강력하게 사용하는 조치입니다. 저작권을 침해한 중복 게재, 타인의 문장을 훔친 표절, 그리고 연구 윤리 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지 않은 비윤리적인 연구 역시 예외 없이 철회의 대상이 됩니다.
‘우려 표명(expression of concern)’은 정정과 철회의 중간 단계에 놓인 조치입니다. 문제에 대한 증거가 아직 결정적이지 않거나, 연구자의 소속 기관이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거나, 자체 진상 조사가 지나치게 오래 걸리는 경우에 에디터는 논문을 섣불리 철회하지 않고, 학술지 독자들에게 그 논문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공지하여 주의를 환기합니다.
COPE 지침은 논문의 일부 데이터만 문제가 있다고 해서 ‘부분 철회’ 조치를 내리는 것은 독자에게 혼란을 주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철회 결정이 내려진 논문이라 할지라도 데이터베이스에서 파일을 삭제하지 않고, 논문 첫 페이지에 철회되었다는 워터마크나 표시를 분명하게 붙여서 학술 기록으로 그대로 남겨 두도록 강력히 권고하였습니다.
하지만 철회 표시를 붙여도 그 논문이 후속 연구자들에 의해 계속 인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Hsiao & Schneider(2021)의 연구가 잘 보여줍니다. 연구진이 생명과학 데이터베이스인 PubMed에 수록된 7,813편의 철회된 논문을 추적해서 분석하였는데, 철회 조치 이후에 작성된 다른 학자들의 인용 문장 13,252건 가운데 인용한 논문이 이미 철회되었다는 사실을 알고서 밝힌 경우는 단 5.4%에 불과하였습니다.
- Wager, E., Barbour, V., Yentis, S., & Kleinert, S. (2009). Retractions: Guidance from the Committee on Publication Ethics (COPE). Croatian Medical Journal, 50(6), 532–535. https://doi.org/10.3325/cmj.2009.50.532
- Hsiao, T.-K., & Schneider, J. (2021). Continued use of retracted papers: Temporal trends in citations and (lack of) awareness of retractions shown in citation contexts in biomedicine. Quantitative Science Studies, 2(4), 1144–1169. https://doi.org/10.1162/qss_a_00155
논문 철회는 어떤 이유로 일어나는가?
많은 연구자들은 논문 철회가 주로 통계 분석 과정에서 발생한 ‘정직한 실수’ 때문에 일어날 것으로 짐작하지만, 실제로 철회된 논문의 절대다수는 의도적인 연구부정행위와 깊이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Fang et al.(2012)은 2012년 5월까지 PubMed에 공식적으로 ‘철회 논문’으로 표시된 생의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논문 2,047편을 전수 조사 대상으로 삼아, 학술지에 실린 짧은 철회 공지문 이외의 추가적인 언론 보도와 조사 기관 자료까지 함께 교차 확인해서 각각의 논문이 철회된 진짜 이유를 꼼꼼하게 다시 분류하였습니다.
그 결과, 계산 착오나 데이터 누락 등의 ‘정직한 실수’ 때문에 철회된 논문은 21.3%에 불과하였고, 무려 67.4%의 논문이 의도적인 연구부정행위 때문에 철회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연구부정행위로 철회된 논문들을 구체적으로 다시 나누어 살펴보면, 데이터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날조와 변조(또는 그 의심) 때문에 철회된 경우가 43.4%로 가장 많았고, 동일한 데이터를 여러 곳에 낸 중복 게재가 14.2%, 타인의 글을 베낀 표절이 9.8%를 차지하였습니다. 특히 연구진은 출판된 논문 가운데 날조와 변조라는 심각한 부정행위 때문에 철회되는 논문의 발생 비율이 1975년 이후 약 10배나 급증하였다고 경고하였습니다.
아울러 Fang et al.(2012)은 상당수의 학술지가 발표하는 철회 공지의 문장이 지나치게 모호하게 작성되어 있거나 실제 일어난 부정행위 사실과는 다르게 순화되어 작성된 경우가 많아서, 그동안 학계 전체에서 연구부정행위가 차지하는 비중이 실제보다 훨씬 적게 평가되어 왔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이 분석 결과는 학술지가 발표하는 철회 공지에 적힌 ‘철회의 이유’가, 독자나 평가자들이 그 논문과 그 저자의 학자적인 윤리성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따라서 ‘정직한 실수’ 때문에 불가피하게 철회를 에디터에게 요청하는 연구자라면, 학술지가 최종적으로 띄우는 철회 공지에 오류의 원인이 의도적인 조작이 아니라 ‘정직한 실수였다’는 사실이 정확하게 명시되도록 끝까지 챙기는 과정이 대단히 중요해집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학계의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특별호(Special Issue)’에 실린 논문이 대량으로 철회된 사례는 ‘약탈적 학술지와 특별호의 함정: 초대 메일 한 통이 커리어에 남기는 흔적‘ 글에서 경각심을 다루었습니다.
- Fang, F. C., Steen, R. G., & Casadevall, A. (2012). Misconduct accounts for the majority of retracted scientific publication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09(42), 17028–17033. https://doi.org/10.1073/pnas.1212247109
자진 철회를 신청한 연구자는 불이익을 받는가?
Lu et al.(2013)은 국제 학술 데이터베이스인 Web of Science에 수록된 철회 논문을 보존하고 있는 데이터를 분석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논문이 철회된 뒤에 그 저자가 이전에 발표해 두었던 다른 정상적인 논문들의 피인용 횟수가 통계적으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평가하였습니다.
분석 결과, 저자가 스스로 오류를 밝히지 않고 외부의 고발이나 조사로 인해 적발된 철회 사건에서는, 그 저자의 이전 논문들이 받는 피인용 횟수가 매년 평균 6.9%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철회 시점으로부터 5년 이상이 지나자 그 하락 폭이 무려 12.5%에 이르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반면에 저자가 자신의 분석 오류를 학술지에 스스로 보고하여 ‘자진 철회(self-retraction)’를 이끌어낸 경우에는 이전 논문들의 피인용 횟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손실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진 철회를 발표한 직후에 학자적인 양심을 인정받아 이전 논문들의 피인용이 단기적으로 증가하는 긍정적인 경향성까지 관찰되었습니다. 다만 원인과는 무관하게, 철회 판정을 받은 당해년도에 논문이 받는 피인용 횟수는 두 가지 경우에서 모두 80% 이상 급감하여 학술적인 수명을 다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Hosseini et al.(2018)은 ‘정직한 실수’를 이유로 2010년부터 2015년 사이에 논문을 자진 철회한 전 세계 연구자 가운데 14명을 심층 인터뷰하였습니다. 면담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모두 초기 단계에서 에디터에게 철회를 스스로 결정하고 알릴 때, 자신의 학자적인 평판과 향후 커리어가 완전히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겪었다고 답변하였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 14명 전원은 그 자진 철회 조치가 실제로 자신의 학술적 평판을 손상시키지 않았으며, 그중에서 일부 연구자는 오류를 덮지 않고 정직하게 밝힌 용기 덕분에 오히려 동료들로부터 평판이 좋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연구진은 인터뷰에 참여한 대부분의 연구자가 처음에는 철회가 아닌 논문 정정을 학술지에 요청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철회를 결정하고 설득한 주체는 학술지 에디터였다는 사실도 함께 보고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학술지 편집위원회와 연락을 취하고 논의를 이어가는 절차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고, 학술지 내부의 복잡한 행정적인 절차 문제 때문에 자진 철회 공지가 외부로 등장하기 까지 불필요하게 긴 시간이 지연되었다고 토로하였습니다.
- Lu, S. F., Jin, G. Z., Uzzi, B., & Jones, B. (2013). The retraction penalty: Evidence from the Web of Science. Scientific Reports, 3, Article 3146. https://doi.org/10.1038/srep03146
- Hosseini, M., Hilhorst, M., de Beaufort, I., & Fanelli, D. (2018). Doing the right thing: A qualitative investigation of retractions due to unintentional error. Science and Engineering Ethics, 24(1), 189–206. https://doi.org/10.1007/s11948-017-9894-2
오류를 발견하였을 때 정정과 철회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이미 게재가 완료된 논문에서 치명적인 오류를 뒤늦게 발견한 연구자는, 그 오류가 논문의 전체 결론에 미치는 파급력을 가장 먼저 평가한 뒤에 학술지에 정정과 철회 가운데 무엇을 요청할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 대응 과정은 아래의 5단계 절차로 구성됩니다.
- 연구자는 기존 논문에 사용한 원시자료 데이터셋과 분석 코드를 다시 열어서 통계적인 오류가 발생한 구체적인 범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오류를 올바르게 수정한 상태로 전체 분석을 처음부터 다시 수행해서 테이블과 결과값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최종 결론이 달라지는지의 여부를 확인합니다.
- 분석을 다시 수행한 결과를 통해 기존의 주요 결론이 여전히 유지되고 세부적인 결과값 중에서 일부만이 바뀌었다면 연구자는 학술지에 ‘논문 정정’을 요청합니다. 반면에, 데이터 전체가 틀어지거나 연구 가설의 기각 여부가 뒤집혀 결론 자체를 더 이상 방어할 수 없게 되었다면 ‘논문 철회’를 요청해야 합니다(Wager et al., 2009).
- 연구자는 공동저자 전원에게 이메일과 미팅을 통해 오류의 상세 내용과 재분석 결과를 공유하고 대응 방안에 대한 만장일치 동의를 구한 뒤에, 교신저자가 학술지 에디터에게 연락을 취합니다.
- 교신저자는 에디터에게 보내는 공식 메일에 오류의 정확한 내용, 뒤늦게 발견하게 된 경위, 수정된 재분석 결과 표, 그리고 저자 측이 요청하는 조치(정정 또는 철회)를 일목요연하게 적고, 무엇보다 이 오류의 원인이 의도적인 조작이 아니라 ‘정직한 실수’라는 사실을 정중하고 분명하게 밝힙니다.
- 이후 학술지 웹사이트에 정정 공지나 철회 공지가 공식적으로 게재되면, 연구자는 이 공지 페이지가 기존의 원래 논문 페이지와 링크로 정확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공지문에 적힌 사유가 저자들이 설명한 ‘정직한 실수’ 사실과 왜곡 없이 일치하는지를 끝까지 확인합니다.
| 가상 시나리오 경영학을 전공한 부교수 J씨는 약 2년 전에 해외 저명 SSCI 등재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의 데이터를 후속 연구에 활용하던 중, 기존 논문의 매개효과 분석 결과를 기술한 테이블에서 간접효과의 신뢰구간 값 2개가 서로 뒤바뀌어 입력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J씨는 즉시 원시자료를 오픈하고 구조방정식모형 분석을 다시 수행하였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테이블에 기술된 통계량만이 바뀌었을 뿐 모든 가설의 기각 여부와 논문의 최종 결론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도하며 확인하였습니다. 그 뒤 J씨는 3명의 공동저자에게 연락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은 후, 테이블에 담긴 오류 내역과 올바른 재분석 결과 테이블을 정리한 메일을 학술지 에디터에게 발송하여 논문 정정(correction)을 정중하게 요청하였습니다. 에디터 역시 저자의 소명 자료를 검토한 후에 이 오류가 논문의 학술적인 결론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정직한 실수’라고 판별하였습니다. 6주 뒤에 올바르게 수정된 테이블을 담은 공식 정정 공지가 원본 논문과 링크로 연결되어 게재되었습니다. J씨는 이후 자신의 후속 논문에서 과거 연구를 인용할 때, 원본 논문과 함께 이 정정 공지도 함께 인용하였습니다. 이 가상 시나리오는 프라임 컨설팅이 실제 연구 현장에서 연구자들에게 자문하고 조치한 대응 사례를 참고하여 재구성한 가상의 에피소드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FAQ)
Q. 학계에서 일어나는 논문 철회는 대부분 의도적인 연구부정행위 때문이라고 보아도 무방합니까?
A. 그렇습니다. Fang et al.(2012)이 생명과학 분야에서 철회된 2,047편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철회 논문의 67.4%는 의도적인 연구부정행위 때문에 발생하였고, 순수한 ‘정직한 실수’ 때문에 철회된 비율은 21.3%에 불과하였습니다. 여기서 연구부정행위에는 데이터를 가짜로 만들어내는 날조와 변조(또는 그 의심), 다른 학술지에 투고한 논문을 재탕하는 중복 게재, 그리고 타인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표절이 모두 포함되었습니다.
Q. 게재된 논문에서 심각한 오류가 발견되었을 때, 정정 vs. 철회에 관한 최종 결정은 누가 내립니까?
A. COPE의 출판윤리 지침에 따르면, 논문 처리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전적으로 학술지의 편집장(에디터)에게 있습니다. 만약 저자가 철회 조치에 동의하지 않고 거부하더라도 에디터는 독자의 보호를 위해 강제로 논문을 철회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Wager et al., 2009). 실제로 Hosseini et al.(2018)의 인터뷰 연구에서도 연구자 본인은 처음에 논문 정정을 요청하였으나, 논문의 결론을 지킬 수 없다고 판단한 에디터의 직권 결정으로 철회가 이루어진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하였습니다.
Q. 오류를 스스로 인정하고 자진 철회를 하면 연구자의 향후 커리어에 치명적인 불이익이 주어지나요?
A. 관련한 연구는 오히려 그 반대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Lu et al.(2013)의 연구에서 자진 철회를 선택해서 학자적 양심을 지킨 저자의 이전 논문들은 피인용 횟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손실을 겪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스스로 오류를 밝히지 않다가 외부 조사로 적발된 철회 사건에서는, 해당 저자의 이전 논문들이 얻는 피인용 횟수가 매년 평균 6.9%씩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평판에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Q. 철회 결정이 확정된 논문은 학술지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또는 데이터베이스에서 완전히 삭제됩니까?
A. 철회된 논문이라도 파일을 웹사이트에서 완전히 삭제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표준인 COPE 지침은 철회된 논문을 종이 인쇄본은 물론 전자 저널 웹사이트와 데이터베이스에 원문 그대로 남겨 두되, 각 페이지마다 ‘철회됨(Retracted)’이라는 붉은색 워터마크나 표시를 아주 분명하게 덧씌워 독자들이 즉시 알 수 있게 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Wager et al., 2009). 이는 학술 기록의 투명성을 보존하기 위한 필수 조치입니다.
Q. 학술지에 철회 공지가 공식적으로 게재되면, 그 논문은 학계에서 더 이상 인용되지 않고 수명을 다합니까?
A. 놀랍게도 철회 공지가 게재된 이후에도 그 논문은 후속 연구자들에 의해 꽤 오랫동안 계속 인용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Hsiao & Schneider(2021)가 생명의학 분야에서 철회 공지 이후에 생성된 인용 문장 13,252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인용 논문이 철회되었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인용한 경우는 5.4%에 불과하였습니다. 이는 많은 연구자들이 참고문헌을 기계적으로 복사하거나 철회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과거 논문을 인용하는 학계의 잘못된 관행을 보여줍니다.
Q. 저자 목록의 소속 기관이나 이름 순서에 단순표기상의 오류가 있을 때에도 에디터에게 논문 철회를 요청해야 합니까?
A. COPE 지침에 따르면 저자 목록이 실수로 잘못 표기되거나 누락된 경우는 철회가 아니라 단순 ‘정정’으로 처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논문에 담긴 연구 결과와 결론을 학술적으로 완전히 신뢰할 수 있다면, 저자들 사이의 기여도 분쟁이나 소속 기관 표기 문제만으로는 이 논문의 학술적인 가치가 부정되지 않으므로 철회를 진행하지 않습니다(Wager et al., 2009).
결론
정정과 철회는 이미 게재가 완료된 논문에서 뒤늦게 심각한 오류가 드러났을 때 이를 학술적으로 바로잡기 위해 동원되는 공식적인 조치이며, 오류를 수정한 후 논문의 최종 ‘결론’을 계속 믿을 수 있는지가 이 두 가지 조치를 나누는 가장 결정적인 기준이 됩니다. 실제로 논문이 철회된 2,047편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정직한 실수’ 때문에 철회된 논문은 21.3%에 불과하였고, 나머지 3분의 2 이상은 데이터 조작이나 표절 같은 의도적인 연구부정행위 때문에 철회 철퇴를 맞았습니다. 자신의 오류를 스스로 인정하고 자진 철회를 결행한 저자들의 이전 논문들은 동료 학자들의 피인용에서 유의미한 손실을 겪지 않고 신뢰를 방어하였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오류를 고백하지 않은 후에 적발된 철회 사건에서는 저자의 이전 논문들이 받는 피인용 횟수가 매년 평균 6.9%씩 깎여 나가며 커리어에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학술지가 발표하는 철회 공지에 적힌 ‘이유’는 독자들과 학계가 그 논문의 가치와 저자의 윤리성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판단 근거가 됩니다. 한 번 철회된 논문은 기록에서 삭제되지 않고 철회 표시가 붙은 채로 영구히 남아 훗날의 연구자들에게도 계속 인용됩니다. 관련한 연구 결과들은 연구자가 평생 동안 발표해 온 그리고 앞으로 발표할 모든 연구 성과물이 학계로부터 받는 신뢰의 무게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