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기술수용이론은 사용자가 새로운 정보기술을 수용하는 과정을 성과기대, 노력기대, 사회적 영향, 촉진조건이라는 4개의 선행요인으로 설명하는 대표적인 이론입니다. 사용자 수용에 관한 기존 8개의 모형을 기반으로 구축한 모델입니다. 사용자의 성별, 연령, 경험, 자발성을 조절변수로 투입하는 모형입니다. 최근에는 경영정보시스템(MIS) 영역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 교육공학의 디지털 교과서, 사회복지학 및 보건학의 돌봄로봇의 사용자 수용에 관한 메커니즘을 평가하는 연구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글의 순서 8개 항목
‘통합기술수용이론(Unified Theory of Acceptance and Use of Technology; UTAUT)’은 사용자들이 새로운 정보기술을 받아들이고(accept) 이를 실제 행동으로 사용하는(actual use)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입니다(Venkatesh et al., 2003). UTAUT에 따르면, 새로운 기술을 활용했을 때 업무의 성과를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는 기대(성과기대)와 그 기술을 사용하는 데 많은 노력이 들지 않고 다루기 쉽다는 기대(노력기대), 사용자 주변의 중요한 사람들이 그 기술의 사용을 권유하거나 뒷받침한다고 지각하는 정도(사회적 영향), 그리고 기술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조직적, 기술적인 지원 환경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는 인식(촉진조건)이 기술에 대한 사용의도를 형성하며, 결국 사용의도가 최종적으로 실제 사용행동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통합기술수용이론의 등장 배경과 학술적인 의의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경영정보시스템(MIS) 분야에서는 정보기술의 수용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다양한 이론적인 모형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연구자마다 서로 다른 학문적인 관점에서 독자적인 모형을 제안하였고,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현상에 대해서도 학자마다 서로 다른 명칭의 연구 변수를 사용하여 설명하였습니다. 이러한 확장은 이론적인 논의를 풍부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기도 하였으나, 서로 다른 설명 방식들 가운데 어떠한 모형이 현실을 더 정확하게 설명하는지를 객관적으로 판정할 수 있는 통합된 기준은 부족한 상태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Davis(1989)의 기술수용모델(TAM)에서는 기술이 유용하다고 느끼는 정도를 ‘지각된 유용성(perceived usefulness)’이라는 개념으로 지칭하는 반면에, Rogers(1995)의 혁신확산이론(IDT)에서는 이를 ‘상대적 이점(relative advantage)’이라는 용어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변수가 설문 문항을 통해 측정하려는 구성개념(construct)은 동일하거나 유사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후속 연구자들은 새로운 기술의 수용에 관한 과정을 분석하고자 할 때 어떠한 모형을 우선적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변수를 핵심 요인으로 선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기준을 세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Venkatesh와 세 명의 공동 연구자들은 기존의 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또 다른 독립된 모형을 하나 더 추가하는 방식을 피하고, 당시 학계에서 각자 경쟁하던 기존의 이론들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접근을 시도하였습니다. 이들은 당대 기술 수용 분야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던 8개의 주요 모형을 모두 근거로 삼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Fishbein & Ajzen(1975)의 합리적 행동이론(TRA), Davis(1989)의 기술수용모델(TAM), Davis et al.(1992)의 동기 모형(MM), Ajzen(1991)의 계획된 행동이론(TPB), Taylor & Todd(1995)의 C-TAM-TPB 결합 모형, Thompson et al.(1991)의 PC 활용 모형(MPCU), Moore & Benbasat(1991)의 혁신확산이론(IDT), 그리고 Compeau & Higgins(1995)의 사회인지이론(SCT)이 그 대상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이들 8개 모형의 타당성을 동일한 데이터셋에 적용해서 검증하였습니다. 이는 서로 다른 표본과 수집한 데이터로부터 나타난 결과값을 비교한다면, 통계적인 차이가 모형 자체의 우수성 때문인지 아니면 표본 특성의 차이 때문인지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하여 연구진은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는 4개의 기업 조직에서 총 215명의 시스템 사용자를대상으로 6개월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종단 조사를 수행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조사 시점은 새로운 정보기술 시스템을 조직에 도입한 직후, 실무에서 실제로 사용한 지 1개월이 경과한 시점, 그리고 3개월이 경과한 후에 실제 사용이 일상화된 시점에 각각 이루어졌습니다. 동일한 대상자를 시점에 따라 반복적으로 추적한 이유는, 시스템의 사용 경험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축적되면서 기술을 수용하는 동기와 판단 기준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규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아울러 표집된 4개 조직 중에서 2곳은 구성원이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기술을 선택할 수 있는 자발적인 환경(연예 산업 제품개발 부서, 통신 서비스 기업)이었으며, 나머지 2곳은 업무 수행을 위해 조직 차원에서 기술 도입을 의무적으로 지시한 비자발적인 환경(은행 기업계좌 관리 부서, 공공행정 회계 부서)으로 설계하여 연구의 외적 타당도를 한층 강화하였습니다.
동일한 데이터에 8개 모형을 각각 적용하여 분석한 결과, 기존 모형들이 정보기술 사용의도를 설명하는 비율은 17%에서 53%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의 설명 비율은 통계학에서 다중회귀분석이나 구조방정식 모형의 ‘설명력(R²)(explanative power)’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의도라는 종속변수의 총변동(total variation) 중에서 그 모형이 통계적으로 설명해 낸 몫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력이 17%에 그쳤다는 것은, 사용자들이 기술을 사용하고자 결심하는 전체 이유 중에서 단 17%만을 설명하고 나머지 83%에 달하는 차이는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연구진은 8개 모형에 흩어져 있던 유사 개념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중복된 변수들을 하나로 결합하여, 기술 수용을 결정하는 4가지 핵심 요인으로 정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4가지 결정 요인과 조절변수로 구성된 통합 모형을 적용한 결과, 사용자들의 사용의도를 무려 69%까지 설명해 내는 우수한 분석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러한 높은 설명력이 특정 표본에서 우연히 발생한 결과가 아님을 입증하기 위하여, 새로운 2개의 기업 조직을 추가로 섭외하여 교차 검증을 수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새로운 데이터에서도 사용의도에 대한 설명력이 70%로 일관되게 높게 나타났습니다. 기존 8개 모형 중에서 가장 높은 설명력을 기록했던 모형이 53% 수준이었음을 고려할 때, 새롭게 구축된 통합 모형은 기존 모형들보다 약 17%포인트가량 더 높은 설명력을 달성한 것입니다. 이러한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수록한 논문이 2003년 경영정보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MIS Quarterly에 게재되면서, ‘통합기술수용이론’이라는 공식 명칭이 학계의 확고한 표준 이론으로 정립되었습니다.
통합기술수용이론의 모형 구조와 구성 요인
UTAUT는 정보기술의 수용과 사용을 결정하는 4가지 선행요인과, 이들의 영향력을 조건에 따라 변화시키는 4가지 조절변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Venkatesh et al., 2003).
- 성과기대(Performance Expectancy): 개인이 새로운 정보기술을 업무에 활용함으로써 자신의 성과나 업무의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믿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이는 TAM이 다루는 지각된 유용성, 혁신확산이론에서의 상대적 이점, 동기 모형의 외재적 동기 개념을 포괄하는 변수입니다.
- 노력기대(Effort Expectancy): 새로운 정보기술을 학습하고 조작하는 과정이 얼마나 쉽고 편리하다고 느끼는지의 정도를 뜻합니다. 이는 TAM에서의 지각된 용이성, 그리고 혁신확산이론의 복잡성 개념을 통합한 요인입니다.
- 사회적 영향(Social Influence): 개인에게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동료나 상사, 또는 주변의 타인들이 자신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기대하고 믿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이는 합리적 행동이론과 계획된 행동이론에서의 주관적 규범, 그리고 PC 활용 모형의 사회적 요인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 촉진조건(Facilitating Conditions): 개인이 새로운 기술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조직의 지원 체계와 기술적인 인프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설비가 구축되어 있다고 인식하는 정도를 말합니다. 이는 계획된 행동이론의 지각된 행동통제, PC 활용 모형의 촉진조건 개념을 통합한 개념입니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이들 4가지 요인이 시스템의 사양이나 상사의 지시 내용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판단에 의한 주관적인 인식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4개의 구성개념 값을 측정할 때에는 장비나 기술, 서비스, 시스템이 출력하는 측정값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평가하는 자기보고식 설문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한편, 4개의 요인은 UTAUT 모형 내에서 서로 구분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성과기대, 노력기대, 사회적 영향은 ‘행동의도(Behavioral Intention)’의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형성된 행동의도가 매개변수 역할을 하여 최종적인 ‘사용행동(Use Behavior)’으로 연결됩니다. 행동의도란 그 기술을 앞으로 사용하겠다는 개인의 내적 결심이자 심리적 준비 상태를 의미합니다. 반면에 UTAUT에 따르면, 촉진조건은 행동의도를 거치지 않고 실제 ‘사용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는 사용자가 기술을 사용하기를 원하더라도, 이에 필요한 하드웨어나 전산 인프라, 매뉴얼과 같은 지원이 부족하다고 인식한다면 실제의 사용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현실적인 제약 조건을 모형에 반영한 것입니다.
아울러 UTAUT는 주효과의 경로들이 모든 사람과 상황에서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여 성별(Gender), 연령(Age), 경험(Experience), 자발성(Voluntariness)이라는 4가지 조절변수를 포함합니다.
- 성별(Gender):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과기대가 행동의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여성 사용자보다 남성 사용자에게서 상대적으로 더 강하게 관찰되는 반면, 노력기대와 사회적 영향의 영향력은 여성 사용자에게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 연령(Age): 성과기대의 영향력은 젊은 연령층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 반면, 시스템 사용의 용이성을 평가하는 노력기대와 동료의 의견을 의식하는 사회적 영향은 연령대가 높은 사용자 집단에서 행동의도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경험(Experience): 새로운 정보기술을 실제로 사용한 기간과 숙련도를 뜻합니다.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초기 시점에는 조작의 편리함을 뜻하는 노력기대가 사용의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사용 경험이 점차 누적되고 기술에 익숙해진 이후의 시점에는 노력기대의 영향력이 유의하게 상쇄되거나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이미 조작법을 학습한 상태에서는 더 이상 사용의 용이성이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자발성(Voluntariness of Use): 새로운 기술을 업무에 적용할 것인지 여부를 사용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재량의 정도를 의미합니다. 상사의 지시나 조직 규정에 의해 기술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비자발적인(mandatory/compulsory) 환경에서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사회적 영향이 사용의도에 매우 강력한 영향을 미치지만, 완전한 자율성이 보장된 자발적인 환경에서는 사회적 영향의 직접적인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키 페이퍼(Key Papers)
- Venkatesh et al.(2003), MIS Quarterly: 기존 8개의 사용자 수용 모형을 통합하여 UTAUT 모형을 최초로 제안한 논문입니다. UTAUT를 이론적 배경으로 활용하는 모든 논문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인용해야 하는 문헌입니다.
- Venkatesh et al.(2012), MIS Quarterly: 일반 소비자의 자율적인 소비 맥락으로 UTAUT의 외연을 확장한 ‘UTAUT2’ 모형을 발표한 연구입니다. 일반 대중이나 소비자를 표본으로 삼는 연구라면 반드시 이 논문을 이론적인 근거로 인용해야 합니다.
- Williams et al.(2015), Journal of Enterprise Information Management: UTAUT 이론을 적용한 총 174편의 주요 선행연구들을 분석한 대표적인 문헌고찰 연구입니다. UTAUT의 발전 흐름을 논증할 때 문헌적인 근거로 활용합니다.
- Dwivedi et al.(2019), Information Systems Frontiers: 162편의 연구에 대해 메타분석을 수행하고 이론의 수정 모형을 제안한 연구입니다. 학위논문에서 현실적인 이유로 조절변수를 제외하거나 ‘태도’를 매개변수로 투입하는 설계로 접근할 때 인용해야 하는 문헌입니다.
- Venkatesh et al.(2016), Journal of the Association for Information Systems: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발표된 UTAUT 응용 연구들을 분석해서 UTAUT의 한계와 방향을 제시한 고찰 논문입니다. 연구의 독창성과 학술적 공백을 서술하는 논문의 서론 챕터에서 유용하게 인용할 수 있는 논문입니다.
UTAUT와 TAM, UTAUT2 모형의 차이점과 선정 기준
이들 3가지 모형은 기술 수용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다루고 있어 모형의 이름이 서로 유사하지만, 각 모형이 삼는 대상과 분석의 맥락에서는 여러가지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Davis(1989)의 TAM은 지각된 유용성과 지각된 용이성이라는 2개의 변수만으로 수용 과정을 간명하게 설명하는 모형입니다. 모형의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고 투입 변수의 수가 적기 때문에, 어떠한 정보기술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의 맥락에 맞는 새로운 외부 변수를 투입할수 있는 확장성이 넓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한 기술이나 시스템의 특성, 또는 사용자의 개인적인 성향을 외부변수로 투입해서 탐색적 연구를 수행할 때에는 TAM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에 반해 UTAUT는 TAM의 변수(예., 지각된 유용성, 지각된 용이성)와 조직 환경을 나타내는 변수인 ‘사회적 영향’과 ‘촉진조건’을 통합하였습니다. 즉, 상사나 동료의 사회적 기대감과 조직의 지원 인프라까지를 함께 고려하도록 설계한 모형입니다. 따라서 UTAUT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조직 내부에서 구성원들이 시스템을 수용하려는 또는 수용하지 않으려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적합한 모형입니다.
한편, ‘UTAUT2’는 이론의 연구 대상을 직장의 ‘조직 구성원’으로부터 ‘일반 소비자’ 맥락으로 전환한 확장 모형입니다(Venkatesh et al., 2012). 일반 소비자는 상사의 업무 지시를 따르는 직장인과는 달리, 자신의 사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자율적인 기호에 따라 기술의 수용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에 기술의 수용을 위해 고려하는 동기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Venkatesh et al.(2012)은 조직 구성원 vs. 일반 소비자의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기존의 UTAUT 모형에 새로운 3개의 요인을 추가하였습니다.
- 쾌락적 동기(Hedonic Motivation): 기술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내재적인(intrinsic) 즐거움, 흥미, 오락적 재미의 정도를 뜻합니다.
- 가격 가치(Price Value): 기술 서비스를 이용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용과 편익을, 이에 수반되는 금전적 구매 비용이나 구독료와 주관적으로 비교하여 균형을 판단한 결과입니다.
- 습관(Habit): 과거의 반복적인 학습과 사용 경험이 누적되어 의식적인 심사숙고 없이도 특정한 기술을 자동으로 활용하게 된 행동적인 성향을 의미합니다.
또한 UTAUT2 모형에서는 UTAUT가 포함하는 기존의 조절변수 4개 중에서 ‘자발성’이 제외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소비 환경에서는 어느 누구도 기술 사용을 강제하지 않으므로 모든 응답자의 자발성 측정값이 동일하게 나타나게 되며, 이에 따라 집단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홍콩의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 1,512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조사를 수행한 결과, UTAUT2 모형은 행동의도의 74%, 실제 사용행동의 52%를 설명함으로써 모형의 높은 적합도가 나타났습니다. 동일한 데이터에 기존의 UTAUT 모형을 적용했을 때 설명력이 각각 56%와 40% 수준에 머물렀던 점과 비교한다면, 소비자 연구 맥락에서는 이 쾌락적 동기와 가격가치, 그리고 습관을 추가한 UTAUT2 모형이 훨씬 더 우수한 설명력을 가진다는 점이 입증되었습니다.
따라서 연구자는 3개의 모형 중에서 하나를 임의로 선택해서는 안됩니다. 자신의 연구 대상이 직장 내에서의 ‘조직 구성원’인지, 아니면 시장의 ‘일반 소비자’인지를 선택한 후에 연구 맥락에 부합하는 이론 모형을 선정해야 합니다.
조절변수를 제외하는 연구의 관행과 설명력 변화의 해석
UTAUT를 이론적 배경으로 접근하는 국내외 다수의 학위논문들은 Venkatesh et al.(2003)의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사용의도의 69%를 설명하는 이론’이라는 통계적 지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자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실은, 이 69%라는 높은 설명력 값이 성별, 연령, 경험, 자발성이라는 4가지 조절변수를 모두 모형에 투입한 후에 비로소 달성된 값이라는 점입니다.
만약 4개의 조절변수를 4개의 독립변수 경로에 투입한다면, 구조방정식 모형이나 다중회귀분석에서 검증해야 하는 상호작용항(interaction term)의 개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상호작용항이란 두 개 이상의 독립적인 변수들을 곱해서 생성한 변수를 의미하는데, 한 변수의 효과가 다른 변수의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조절효과를 통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모형에 투입합니다. Venkatesh et al.(2003)이 접근한 설계에서와 같이 모든 조절효과가 관여하는 경로들을 모두 검증하기 위해서는 분석해야 하는 상호작용항이 최소 10개 이상으로 급증하게 됩니다. 이에 비례하여 통계적 검정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 표본의 크기 역시 수백 명 이상으로 크게 늘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샘플링의 현실적인 제약과 분석의 복잡성을 고려한다면, 학위논문이나 학술지 논문에서는 4개의 조절변수를 생략하고 4개의 결정 요인만을 주효과 경로로 단순화시켜 모형을 설계하는 관행이 매우 흔하게 나타납니다.
이처럼 조절변수를 제외했을 때 모형의 설명력이 얼마나 감소하는지를 Dwivedi et al.(2019)이 메타분석을 통한 통계값으로 규명하였습니다. 연구진은 162편의 선행연구로부터 나타난 총 1,600개의 관측값을 수집하여 메타분석 모형에 투입하였습니다. 분석을 수행한 결과, 조절변수를 완전히 제외한 UTAUT 주효과 모형의 설명력은 사용의도에 대해 38%, 사용행동에 대해 21% 수준으로 대폭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Venkatesh et al.(2003)이 보고한 69%라는 설명력 값과는 큰 차이를 나타냅니다.
아울러, Dwivedi et al.(2019)은 4개의 조절변수를 제외하는 대신, 성과기대와 노력기대 등이 사용의도로 이어지는 경로 사이에 개인의 호의적인 평가를 나타내는 ‘태도(attitude)’ 변수를 매개 요인으로 도입하는 수정 모형을 제안하였습니다. 이 수정된 모형은 사용의도에 대해 45%, 사용행동에 대해 27%의 설명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효과 모형보다 향상된 예측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따라서 학위논문이나 학술 논문을 준비하면서 샘플링과 분석의 편의를 고려해서 4개의 조절변수를 모형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였다면, 연구자는 Venkatesh et al.(2003)에서의 69%라는 설명력 값을 인용해서는 안됩니다. 대신, Dwivedi et al.(2019)의 메타분석 연구를 이론적인 근거로 인용하면서, 조절변수를 배제한 모형의 현실적인 기대 설명력 수준이 약 38%에서 45% 선으로 조정된다는 통계적 사실을 연구방법론 챕터에 기술해야 합니다.
반대로, 조절변수를 모형에 투입하기로 결정하였다면 상호작용항을 통계적으로 어떻게 구성하고 그 분석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관한 방안을 사전에 바련해야 합니다.
통합기술수용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주요 연구 분야
통합기술수용이론은 다양한 응용 학문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의 도입 성공 요인을 규명하는 프레임워크로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 경영정보시스템(MIS) 및 경영학 분야: 기업이 업무 혁신을 위해 도입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사내 협업 도구, 그리고 최신 인공지능(AI) 기반 가상비서 서비스를 조직 구성원들이 어떠한 심리적인 메커니즘을 통해 수용하고 저항하는지를 분석하는 연구에서 표준적인 모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기반 가상비서의 수용 과정을 UTAUT로 접근해 석사학위를 취득한 사례는 ‘경영학 석사논문컨설팅 인공지능 가상비서 수용과 UTAUT 통합기술수용모형‘에서 다루고지고 있습니다.
- 교육공학 및 교육학 분야: 초중고 및 대학 교육 현장에 도입되는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LMS), AI 디지털 교과서, 스마트 교육 기기, 그리고 Chat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 학습 도구를 교사와 학생들이 거부감 없이 학습에 수용하는 과정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연구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사회복지학 및 보건학 분야: 독거노인과 장애인을 보조하는 인공지능 돌봄로봇, 비대면 원격의료 모니터링 시스템, 모바일 건강관리(m-Health) 애플리케이션을 취약계층 이용자나 전문 복지 인력이 수용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촉진 요인과 심리적 저해 요인을 검증하는 연구에 폭넓게 적용됩니다. 고령층의 돌봄로봇 수용 과정을 촉진요인과 저해요인으로 구분하여 검증한 사례는 ‘노인 돌봄로봇 수용의 촉진요인과 저해요인: 사회복지학 SSCI급 해외저널 논문컨설팅 후기‘ 글에서 자세하게 다루었습니다.
이들의 연구 분야에 공통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중요한 방법론적인 조건이 하나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조사 시점에서의 기술 도입 여부’입니다. 연구자가 분석 모형을 설계할 때에는, 연구 대상이 되는 정보기술이 이미 표본 집단에 실제로 보급되어 응답자들이 조작 경험을 체험한 상태인지를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연구 대상의 기술이나 서비스가 아직 현장에 상용화되거나 도입되지 않은 미래 기술이라면, 응답자가 실제로 기술을 조작한 시간을 뜻하는 ‘사용행동’을 측정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도입 전 단계의 혁신 기술을 다루는 연구 설계라면 종속변수를 실제 사용행동으로 무리하게 확장하지 말고, 향후 기술이 출시되었을 때 이를 수용할 것인지를 묻는 ‘행동의도’ 수준까지만 모형의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 학술적으로 타당한 접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FAQ)
Q. 기술수용모델(TAM) 대신에 통합기술수용이론(UTAUT)을 적용해야 하는 구체적인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요?
A. 연구가 주목하는 대상 집단의 성격과 구체적인 분석 맥락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과 같이 위계적인 조직 환경 내에서 구성원들이 업무용 시스템을 도입하는 과정을 다룬다면, 동료의 압력과 조직의 인프라 지원을 의미하는 ‘사회적 영향’과 ‘촉진조건’을 다루는 UTAUT로 접근하는 것이 높은 설명력을 제공합니다. 반면에 연구자가 새로운 외부 변수를 투입하고 특정한 기술의 특징을 탐색하거나, 또는 모형의 간명성을 최우선으로 추구한다면 구조가 비교적 간명한 TAM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즉, 두 모형 중에서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한가를 따지기보다는, 자신이 설정한 연구가설이 조직 내에서의 수용 메커니즘을 다루고 있는지, 아니면 개인의 인지적인 평가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모형을 선정해야 합니다.
Q. 학위논문에서 UTAUT로 접근할 때 4개의 조절변수(성별, 연령, 경험, 자발성)를 반드시 모두 모형에 포함해야 하나요?
A. 반드시 모든 조절변수를 의무적으로 투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조절변수를 모형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였다면 그에 관한 방법론적인 정당성을 연구방법론 챕터에 서술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연구 표본이 특정한 연령대(예., 20대 대학생 집단)로만 한정되어 있어 연령에 따른 집단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거나, 전사적으로 도입된 사내 시스템을 조사하여 자발성의 분산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구체적인 제외 이유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조절변수를 제외할 때에는 모형의 기대 설명력의 수준 역시 Venkatesh et al.(2003)이 보고한 69%가 아니라, Dwivedi et al.(2019)의 메타분석 연구가 제시한 38%-45% 수준으로 낮추어 서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접근할 때 UTAUT2에서의 3가지 변수(쾌락적 동기, 가격 가치, 습관)를 전부 투입해야 하나요?
A. 3개의 변수를 모두 투입할 필요는 없으며, 분석하고자 하는 기술이나 서비스의 소비 특성에 맞추어 선별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UTAUT2에 추가된 요인들은 소비자가 자신의 금전적인 비용을 직접 지불하고 자율적으로 기술을 이용한다는 시장 환경을 전제로 설계된 변수들입니다. 따라서 이용자에게 전면 무료로 개방되어 운영되는 공공 앱이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면서 ‘가격 가치’ 변수를 투입하는 것은 이론적으로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Davis, F. D. (1989). Perceived usefulness, perceived ease of use, and user acceptance of information technology. MIS Quarterly, 13(3), 319–340. https://doi.org/10.2307/249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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