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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통합감(Ego Integrity): 개념의 등장배경, 이론적 정의와 유사한 개념, 측정도구, 키페이퍼

작성자
이두영 박사
등록일

‘자아통합감(ego integrity)’은 자신이 살아온 단 하나뿐인 생애를 필연적인 과정으로 수용하고, 그 안에서 삶의 질서와 의미를 발견하는 심리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자아통합감과의 반대편 극단은 ‘절망(despair)’입니다. Erikson이 개념의 이론적인 정의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속 연구에서 도구마다 측정 대상이 서로 다르게 분화되었으며 연구결과가 일관되지 못하다는 한계가 나타납니다. 이 개념은 노년학과 간호학, 상담심리학 분야의 연구에서 주로 활용합니다.

이 글의 순서 10개 항목
  1. 자아통합감의 등장 배경
  2. 자아통합감의 이론적인 정의와 유사한 개념
  3. 자아통합감 측정 척도
  4. 자아통합감의 선행변수와 결과변수
  5. 자아통합감과 관련한 이론
  6. 키페이퍼(key papers)
  7. 널리 인용되고 있는 측정값의 이면
  8. 측정 도구의 문항을 설계하게 된 경위
  9. 자주 묻는 질문 (FAQ)
  10. 참고문헌

‘자아통합감(ego integrity)’은 자기가 살아온 단 하나의 생애를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질서와 의미를 찾아내는 심리적인 상태를 뜻합니다. Erikson(1950)이 심리사회적 발달의 8번째 단계에서 긍정적인 상태에서의 극단으로 제시한 개념이며, 반대편 극단인 ‘절망(despair)’은 다른 삶을 시작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짧다는 느낌으로 나타납니다.

자아통합감의 등장 배경

1950년 무렵의 정신분석학은 성격의 형성을 유아기 단계에 한정해서 설명하였기 때문에, 사춘기 이후의 발달 과정을 설명하지 못하였습니다. 성격이 5세 무렵에 거의 결정된다고 가정한다면, 노년에 이른 개인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마무리하는가는 발달 이론이 다룰 영역이 아니게 됩니다. 따라서 생애의 마지막 국면에서도 성격의 재구성이 일어나는지의 여부가 당시 학계의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이에 관해서 Erikson은 2가지 점을 제시하였습니다. 발달을 신체 내부의 ‘욕동'(drive;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정신분석학에서 신체적인 자극이 마음의 에너지로 변환되는 선천적인 동기)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제도가 상호작용하면서 형성하는 ‘위기의 연속’으로 새롭게 논의하였고, 그 발달의 연속선을 노년기까지 확장하였습니다. 1950년에 출판한 저서 『Childhood and Society』의 제7장에 8개의 발달 단계가 수록되었으며, 그 가운데 8번째 절의 제목이 ‘자아통합감 대 절망’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 대목에서 Erikson은 정작 개념적인 정의를 직접 내리지는 않았습니다. 원문에서는 “나는 그것을 지칭할 ‘자아통합감’보다 더 나은 단어를 알지 못한다. 명확한 정의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나는 이 마음 상태의 구성요소 몇 가지만을 제시하고자 한다.”로 시작합니다. 이는 더 나은 용어를 찾지 못하였고 명확한 정의도 내리지 못하였으므로, 구성요소 몇 가지만을 가리키겠다는 주장입니다. 이어서 그가 제시한 구성요소는 4가지 이상입니다. 그 가운데 3가지는 첫째, 질서와 의미를 지향하는 개인의 성향에 대해 자아가 축적한 확신, 둘째, 자기가 아닌 인간 자아에 대한 탈자기애적인 사랑, 셋째, 단 하나뿐인 자기 생애를 그럴 수밖에 없었고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었던 필연적인 과정으로 수용하는 태도입니다. 이처럼 저자가 자신의 정의를 내리지 않은 사실이 후속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형태의 조작적 정의를 사용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Erikson의 발달 단계를 측정하는 도구는 1960년대 말에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Constantinople(1969)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전체 8단계 중에서 앞선 6단계만을 측정하는 도구를 개발하였고, 8번째 단계를 포함한 전 생애 측정 도구는 197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야 발표되었습니다. 1980년대부터는 연구의 학문적인 계보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의 측정 도구가 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Ryff & Heincke(1983)는 긍정극 점수에서 부정극 점수를 차감하는 단일 차원의 방식으로 접근하였습니다. Walaskay et al.(1984)은 발달적인 지위를 식별하는 인터뷰 기법을 설계하였습니다. 그리고 Domino & Affonso(1990)는 8개 단계를 각각 15개 문항으로 측정하는 총 120개 문항의 측정 도구를 설계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김정순(1989)이 문헌고찰을 통해서 31개 문항을 설계하고, 200명의 부산 지역에 거주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인터뷰 기반의 척도를 활용한 연구 사례가 있습니다.

자아통합감의 이론적인 정의와 유사한 개념

자아통합감의 이론적인 정의는 크게 3가지 학문적인 계보로 구분됩니다. Erikson(1950)은 생애의 수용과 대체 불가능성의 승인을 제시하였습니다. Hearn et al.(2012)은 인터뷰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통합, 비탐색, 유사통합, 절망이라는 4가지 지위를 부여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아통합감을 연속선의 한쪽 끝으로 이해하지 않고, 개인의 탐색 여부까지 포함하는 상태로 제시하였습니다. Kleijn et al.(2016)은 자아통합감을 부정적인 경험을 체험함에도 불구하고 느끼는 삶의 전체성과 의미로 규정하였고, 절망으로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와 실패감으로 규정하였습니다. Westerhof et al.(2017)은 이 두 개념을 2가지의 서로 독립된 차원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Hearn et al.(2012)과 Kleijn et al.(2016), Westerhof et al.(2017)이 제시한 3가지 형태의 정의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적인 특징인 판단의 대상이 개인이 살아온 생애 전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판단의 성격이 삶의 수용과 의미의 부여에 있다는 점입니다.

자아통합감과 혼동하기 쉬운 개념으로는 다음의 3가지 개념이 대표적입니다.

첫째, ‘생활만족도(life satisfaction)’는 현재의 삶 전반에 대한 인지적인 평가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인 측정 도구인 Diener et al.(1985)의 척도는 현재의 삶이 이상에 가까운지의 여부를 측정합니다. 반면 자아통합감은 과거의 선택과 실패까지 포함하는 생애 서사의 수용을 측정한다는 점에서 생활만족도와는 구분됩니다. 예를 들어서, 과거에 대한 후회가 많더라도 그 후회를 생애의 필연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인다면 자아통합감의 수준은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수집한 분석 자료에서는 생활만족도와의 개념적인 구분이 불투명하게 나타난 것으로 관찰됩니다. 예를 들어서, 김정순(1989)이 제시한 6가지 하위 요인 중에서 첫 번째 요인이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심리적 안녕감(psychological well-being)’은 Ryff(1989)가 설계한 6가지 차원으로 구성된 현재의 심리적인 기능 상태를 의미합니다. 심리적 안녕감의 하위 차원인 ‘자기수용’이 자아통합감과 일부 중복되지만, 심리적 안녕감은 특정한 시점과는 무관한 전반적인 심리적인 기능을 지칭하는 반면, 자아통합감은 생애 전체를 회고한 후의 결산을 뜻합니다.

셋째, ‘죽음불안(death anxiety)’은 자신의 죽음과 죽어가는 과정에 대한 정서적인 반응을 의미합니다. Erikson(1950)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자아통합감의 결핍을 나타내는 지표로 제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 자아통합감과 죽음불안이 원인과 결과에 대응할 뿐, 서로 동일한 개념은 아닙니다.

자아통합감 측정 척도

현재 학계에서 자아통합감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는 3가지로 구분됩니다. ‘노스웨스턴 자아통합감 척도(Northwestern Ego Integrity Scale: NEIS)’는 Janis et al.(2011)이 미간행 원고(unpublished manuscript)로 처음 공개한 도구입니다. 이 측정 도구의 원본 척도는 15개 문항으로 구성되지만, Westerhof et al.(2017)이 218명의 네덜란드 표본에서 확인한 요인 구조는 통합 5개와 절망 4개로 구분되는 9개 문항 2-요인 구조이며, 6점 척도를 기반으로 응답합니다. ‘Inventory of Psychosocial Balance: IPB’는 Domino & Affonso(1990)가 설계한 측정 도구입니다. 사회심리적인 발달의 8개 단계를 각각 15개 문항으로 측정하는 총 120문항의 5점 척도이며, 이 가운데 8번째 하위 척도가 자아통합감의 수준을 측정합니다. ‘Ego Integrity Status Interview’(Walaskay et al., 1984)은 반구조화 인터뷰의 응답 내용을 질적으로 종합해서 구체적인 발달 지위(status)를 평가합니다.

자아통합감의 ‘통합’ 차원을 측정하는 문항 중의 하나는 “나는 내 삶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필연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점에 도달하였다(I have reached a point where I can accept the events in my life as having been necessary)”입니다. 반면 ‘절망’ 차원을 측정하는 예시 문항으로는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시간이 내게 더 주어졌으면 좋겠다(I wish I had more time to take a different path in life)”입니다.

자아통합감의 선행변수와 결과변수

관련 연구에서 투입한 자아통합감의 선행변수는 크게 3가지 범주로 구분됩니다.

첫째, 앞선 발달단계의 성공적인 달성도입니다. 292명의 대만 지역사회 노인을 대상으로 분석한 Chen et al.(2021)은 IPB 도구로 측정한 1단계부터 7단계까지를 예측변수로 투입하고, 8단계를 종속변수로 설정하는 경로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둘째, 정서적 자원과 대처 전략입니다. 401명의 65-95세 스페인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Meléndez et al.(2023)의 연구에서는, 정서지능이 문제중심의 적응적 대처를 증가시키고, 이 대처 방식이 자아통합감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셋째, 사회적 참여입니다. 김정순(1989)의 결과에서는 사회활동의 참여 수준이 자아통합감 전체 변량의 42.55%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과변수 영역에서 흔하게 평가되어 온 변수는 ‘죽음불안’입니다. Fortner & Neimeyer(1999)가 49편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낮은 자아통합감과 높은 수준의 신체적, 심리적 문제는 높은 수준의 죽음불안을 유의하게 예측하였습니다. 정신건강 영역에서는 자아통합감의 하위 차원에 따라 검증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서, 297명의 68-88세 이스라엘 참전 군인을 대상으로 두 시점에 걸쳐 종단 조사를 수행한 Palgi et al.(2025)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전쟁 노출의 경험과 1차 시점의 증상을 통제한 후에도 2차 시점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PTSD)과 임상적 우울 위험을 증가시킨 요인은 ‘절망’ 차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구통계학적 변수인 연령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일관된 패턴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Westerhof et al.(2017)은 50세부터 95세에 이르는 연령 범위에서 연령이 조절변수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따라서 연구자는 노년기 표본만을 대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표본의 연령 범위를 넓게 설정하고 연령을 통제변수로 투입하는 연구 설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자아통합감(Ego Integrity)의 선행변수와 결과변수 개념도. 앞선 발달단계 달성과 적응적 대처, 사회활동 참여, 회고 중재가 자아통합감에 영향을 주고, 자아통합감은 죽음불안의 감소와 정신건강, 삶의 질, 우울로 이어진다

자아통합감과 관련한 이론

자아통합감은 발달심리학, 노년학, 서사심리학, 긍정심리학이라는 학문적인 전통이 기존에 규명하지 못하였던 이론적인 공백을 보완하는 개념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첫째, 발달심리학은 전통적으로 성격의 형성을 유아기 단계에 국한해서 설명하였기 때문에 성인기 이후의 발달 궤적을 설명하지 못하였습니다. 자아통합감은 발달의 종점을 노년기로 연장해서 생애의 마지막 국면에서 나타나는 성격의 재조직을 분석하는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다만, Gilleard(2020)는 Erikson이 발달 단계들의 전 생애에 걸친 상호작용을 강조하였기 때문에 특정한 연령에 얽매이지 않고 전 연령대에서 8개 단계의 점수를 모두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둘째, 노년학에서 제시하는 ‘성공적인 노화(successful aging)’ 모형이 가지는 한계를 보완합니다. Rowe & Kahn(1997)은 질병과 장애의 회피, 높은 수준의 신체적, 인지적 기능 유지, 적극적인 삶의 관여라는 3가지 기준을 통해 성공적인 노화를 정의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정의는 기능이 이미 쇠퇴한 노인의 성공적인 노화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자아통합감은 개인의 신체적인 기능 수준과는 무관하게 당사자의 주관적인 생애 평가를 통해 자신의 노년을 평가합니다. 따라서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접근하는 연구에서도 자아통합감을 결과변수로 투입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Tornstam(1997)이 제안한 ‘노년초월(gerotranscendence)’ 개념은 자아통합감의 개념을 더욱 발전시켜 개인의 세계관 자체가 전환되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셋째, 서사심리학은 자기평가식 척도를 통해 ‘삶이 의미가 있었다’라는 표면적인 동의 여부만을 평가할 뿐, 그 의미가 어떠한 이야기 구조로 짜여져 있는지를 식별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집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Torges et al.(2009)은 개인의 생애 서사 자료를 수집해서 통합과 절망이라는 주제를 질적 코딩하는 접근법을 제안하였습니다. 한편, 개인의 생애를 서사적인 구조로 구성해서 삶의 의미를 해석한 사례는 ‘생애사 연구(life history research)와 상담심리학 KCI 학술지 컨설팅 후기’에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넷째, 긍정심리학 분야에서는 Ryff(1989)가 제안한 심리적 안녕감의 6가지 하위 차원이 Erikson의 자아통합감을 주요한 이론적인 출처 가운데 하나로 활용하였습니다. 그리고 Westerhof et al.(2017)은 이 두 구성개념을 동일한 연구 모형에 투입해서 인과관계를 모형화하였습니다.

키페이퍼(key papers)

  • Erikson(1950), Childhood and society: 자아통합감 개념의 원전 논문입니다. 자아통합감에 관한 이론적인 정의를 내리지 않겠다는 선언이 231-232면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 Boylin, Gordon & Nehrke(1976), The Gerontologist: 과거 회고의 빈도와 자아통합감 점수의 상관관계를 보고한 초창기에 수행한 연구입니다.
  • Domino & Affonso(1990), Journal of Personality Assessment: 발달 이론의 8개 단계를 모두 평가하는 총 120개 문항의 측정 도구를 개발한 연구이며, 동아시아 지역의 연구에서 현재까지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 Fortner & Neimeyer(1999), Death Studies: 노인의 죽음불안을 예측하는 변수를 분석한 49편의 선행연구를 메타분석으로 접근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서 자아통합감은 죽음불안을 예측하는 7개의 변수 중에서 하나로 식별되었습니다.
  • Pinquart & Forstmeier(2012), Aging & Mental Health: 회고 관련 중재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한 128편의 연구를 메타분석을 수행한 연구 논문입니다. 이 연구는 자아통합감 중재의 효과크기를 입증할 때 흔하게 인용하는 문헌입니다.
  • Westerhof, Bohlmeijer & McAdams(2017), The Journals of Gerontology Series B: 자아통합감과 절망을 2가지의 독립된 차원으로 분리해서 모형화한 연구입니다. 또한 NEIS 측정 도구의 9문항 요인 구조를 확인한 연구이기도 합니다.
  • Gilleard(2020), International Journal of Ageing and Later Life: 자아통합감 개념의 역사적인 발달 과정과 측정 도구의 변천 과정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논문입니다.

널리 인용되고 있는 측정값의 이면

첫째, 회고 중재가 자아통합감을 증가시킨다는 근거로서 인용되는 효과크기 g=0.64에서의 한계점입니다. 이 값은 자아통합감의 수준을 측정한 하위 연구 집단에서 사후 시점에서 계산한 값입니다. 이와 함께 자주 인용되는 1.28이라는 측정값 역시 자아통합감이 아니라 우울 증상의 감소에 대한 생애회고의 효과크기를 가리킵니다. 개별 무작위 통제시험(RCT) 연구에서는 그 효과가 더욱 약하게 나타납니다. Kleijn et al.(2018)의 연구에서 자아통합감의 변화 경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 측정 시점에 따른 효과크기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34편의 연구를 분석한 Liu et al.(2023)의 메타분석 결과에서는 자아통합감을 평가한 연구가 포함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자아통합감을 결과변수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둘째, “자아통합감이 높으면 정신건강이 좋다”는 학계의 일반적인 통념에 관한 검증 결과입니다. 164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Kleijn et al.(2016)의 연구에서, ‘통합감’ 하위 척도는 삶의 질(ρ=.11), 불안(ρ=-.005), 우울(ρ=-.14) 변수 중에서 어느 것과도 유의한 순위상관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유의한 상관관계는 오직 ‘절망’ 하위 척도에서만 확인되었습니다(ρ=-.29, .47, .32). 즉, 학계의 통념은 ‘절망’ 차원에서만 안정적으로 재현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셋째, 출판편향(publication bias)이 효과크기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총 3,361명의 표본을 다룬 42편의 선행연구를 대상으로 Lin et al.(2024)이 메타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연구 결과에서는 우울 증상에 미치는 효과크기는 g=1.41로 매우 크게 나타났으나, 출판편향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이후에 추적 시점에서의 효과크기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측정 도구의 문항을 설계하게 된 경위

측정 도구의 문항을 설계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 계보로 구분됩니다. 첫째, Erikson이 각 발달 단계에 부여한 긍정극과 부정극의 서술을 1인칭 진술문으로 치환하는 방식이며, Constantinople(1969) 이후에 등장한 측정 도구 계열이 여기에 속합니다. 둘째, 원문이 제시한 구성요소 자체를 그대로 설문 문항으로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서, 원문에 서술된 “자신이 살아온 단 하나뿐인 생애를 필연적인 것으로 수용함(the acceptance of one’s one and only life cycle as something that had to be)”이라는 구절이 앞서 제시한 ‘통합’ 차원의 예시 문항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초기 문항을 축약하는 구체적인 절차 역시 선행문헌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IPB 측정 도구는 초기에 346개의 예비 문항에서 출발해서, Erikson의 발달 이론에 숙련된 5명의 심리학자가 수행한 내용타당도 평가를 거쳐 208개 문항을 선정하였습니다. 이어서 528명의 응답 자료를 바탕으로 요인분석을 수행하여 각 발달 단계마다 15개씩 총 120개 문항으로 축약하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에서 개발한 측정 도구에서는 연구자의 선택적인 해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김정순(1989)이 식별한 6개의 하위 영역 가운데 ‘죽음에 대한 수용’과 ‘지나온 일생에 대한 수용’은 Erikson의 원문 구절과 일치하지만, ‘현재 생활에 대한 만족’ 영역은 원문과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자아통합감의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노년기 표본만을 대상으로 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Westerhof et al.(2017)의 연구에서 연령에 의한 조절효과는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Gilleard(2020)도 역시 노인의 자아통합감 측정값이 전 연령대에서 항상 더 높게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분석하였습니다.

Q. 국내에서 개발되거나 보고된 측정 도구는 무엇입니까?

A. 국내 연구에서는 김정순(1989)의 31개 문항 6-요인 도구, 장성옥 등(2007)의 17개 문항 3-요인 도구, 그리고 임선영, 장성옥(2020)의 18개 문항 3-요인 도구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가운데 임선영, 장성옥(2020)이 설계한 도구는 노인 본인이 응답하는 자기평가식 측정 도구가 아니라, 요양시설에 근무하는 간호 실무자가 거주 노인을 직접 관찰해서 평가하는 사정 도구(assessment tool)입니다. 3가지 측정 도구 모두 문항의 수와 요인 구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연구자는 동일한 도구를 적용한 연구들과 1:1로 비교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Boylin, W., Gordon, S. K., & Nehrke, M. F. (1976). Reminiscing and ego integrity in institutionalized elderly males. The Gerontologist, 16(2), 118–124. https://doi.org/10.1093/geront/16.2.118

Chen, P.-Y., Ho, W.-C., Lo, C., & Yeh, T.-P. (2021). Predicting ego integrity using prior ego development stages for older adults in the community.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18(18), 9490. https://doi.org/10.3390/ijerph18189490

Constantinople, A. (1969). An Eriksonian measure of personality development in college students. Developmental Psychology, 1(4), 357–372. https://doi.org/10.1037/h0027706

Diener, E., Emmons, R. A., Larsen, R. J., & Griffin, S. (1985). The Satisfaction With Life Scale. Journal of Personality Assessment, 49(1), 71–75. https://doi.org/10.1207/s15327752jpa4901_13

Domino, G., & Affonso, D. D. (1990). A personality measure of Erikson’s life stages: The Inventory of Psychosocial Balance. Journal of Personality Assessment, 54(3–4), 576–588. https://doi.org/10.1080/00223891.1990.9674021

Erikson, E. H. (1950). Childhood and society. W. W. Nor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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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leard, C. (2020). The final stage of human development? Erikson’s view of integrity and old age. International Journal of Ageing and Later Life, 14(2), 139–162. https://doi.org/10.3384/ijal.1652-8670.1471

Hearn, S., Saulnier, G., Strayer, J., Glenham, M., Koopman, R., & Marcia, J. E. (2012). Between integrity and despair: Toward construct validation of Erikson’s eighth stage. Journal of Adult Development, 19(1), 1–20. https://doi.org/10.1007/s10804-011-9126-y

Janis, L. B., Canak, T., Machado, M. A., Green, R. M., & McAdams, D. P. (2011). Development and validation of the Northwestern Ego Integrity Scale [미간행 수고]. Northwestern University.

Kleijn, G., Lissenberg-Witte, B. I., Bohlmeijer, E. T., Steunenberg, B., Knipscheer-Kuijpers, K., Willemsen, V., Becker, A., Smit, E. F., Eeltink, C. M., Bruynzeel, A. M. E., van der Vorst, M., de Bree, R., Leemans, C. R., van den Brekel, M. W. M., Cuijpers, P., & Verdonck-de Leeuw, I. M. (2018). The efficacy of Life Review Therapy combined with Memory Specificity Training (LRT-MST) targeting cancer patients in palliative care: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PLOS ONE, 13(5), e0197277.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197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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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u, M., Wang, Y., Du, Y., & Chi, I. (2023). Life review on psychospiritual outcomes among older adults with life-threatening illness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Frontiers in Psychiatry, 14, 1077665. https://doi.org/10.3389/fpsyt.2023.1077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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