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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팁과 전략

우울(Depression): 개념의 등장배경, 4개의 유사개념과 측정도구의 특징, 키페이퍼

작성자
이두영 박사
등록일

우울은 가라앉은 기분이나 흥미의 상실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기간과 증상의 수를 기준으로 일시적인 정서 반응과 구분하는 구성개념입니다. 측정 도구에 따라 측정할 수 있는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우울점수가 같더라도 서로 다른 심리적인 상태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간호학, 교육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분야에서 널리 다루어져 온 개념입니다.

이 글의 순서 10개 항목
  1. 학술적 등장 배경
  2. 우울의 이론적인 정의와 유사 개념의 구분
  3. 우울 측정 도구의 계열별 특징
  4. 우울의 선행 조건과 이후의 결과
  5. 관련 이론의 적용 방식
  6. 키페이퍼(Key Papers)
  7. 우울 측정값에서 나타나는 이면
  8. 두 대상자의 우울 평가점수가 서로 같더라도 서로 다른 양상을 나타내는 원인
  9. 자주 묻는 질문(FAQ)
  10. 참고문헌

‘우울(Depression)’은 가라앉은 기분이나 흥미의 상실을 비롯한 여러 증상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우울을 진단하기 위한 주요 체계는 9가지 증상 가운데 5개 이상의 증상이 2주 동안 관찰되어야 한다는 점을 필수 요건으로 규정합니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22; Fried & Nesse, 2015a). 일시적인 기분 저하와 우울을 구분하는 기준이 증상의 수와 지속 기간이라는 점에서, 우울은 특정한 증상들의 조합 여부로 정의되는 구성개념(construct)입니다.

학술적 등장 배경

1950년대 말 정신의학 영역에서는 환자들에서 관찰되는 우울 증상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측정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진단 체계는 우울 증상을 개인의 무의식적인 기저 역동이 드러난 결과로 파악하였기 때문에, 각 개인의 생활사를 분석해야만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입니다(Worboys, 2013). Hargreaves와 Hamilton을 비롯한 연구진은 1957년의 연구에서, 환자 상태에 대한 주관적인 진단만으로는 특정한 처치가 환자에게 미친 치료 효과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하였습니다(Worboys, 2013). 동일한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임상적인 변화를 어떠한 계량적인 기준을 통해 비교할 것인지가 당시 학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였습니다.

Hamilton(1960)은 우울을 평가하기 위한 척도를 최초로 개발하였습니다. 그는 49명의 남성 환자 자료로부터 17개의 평가 항목을 선별하여 각 항목을 4점 척도나 2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설계하였습니다. 그리고 정신과 전문의 2명이 독립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후 평가 점수를 합산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Worboys, 2013). 사실 이 척도는 우울증을 진단하는 도구가 아니라, 이미 우울 상태로 진단된 환자의 증상 변화를 추적하는 측정 도구였습니다.

환자가 직접 응답하는 자기평가식 척도는 Beck et al.(1961)이 처음으로 제안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우울 증상을 보이는 정신과 환자에게 주로 관찰되고 우울하지 않은 환자에게는 드물게 나타나는 태도와 증상을 임상 관찰을 통해 수집하여 21개 문항으로 구성하고, 각 문항에 0점에서 3점까지 점수를 부여하였습니다(Jackson-Koku, 2016). 이어서 Radloff(1977)는 임상 환자가 아닌 일반 인구를 조사 대상으로 설정하고, 기존 척도들에서 핵심 문항을 식별해서 CES-D를 개발하였습니다.

생물정신의학 분야에서는 Schildkraut(1965)가 카테콜아민 가설을 제안하였으나, 우울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을 밝히기 위한 연구가 동물 약리실험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에 임상 연구를 통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였다고 서술하였습니다.

우울 연구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킨 결정적인 계기는 1980년에 출간된 DSM-III입니다. 이를 통해 관찰이 가능한 증상을 진단 기준으로 접근함에 따라 서로 다른 연구자들이 동일한 조작적인 규칙을 바탕으로 표본을 모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Worboys, 2013). Kroenke et al.(2001)이 발표한 PHQ-9은 이 9가지 진단 기준을 설문 문항으로 전환한 도구입니다.

우울의 이론적인 정의와 유사 개념의 구분

우울의 정의는 크게 2가지 관점에서 전개되어 왔습니다. 정신의학 진단 체계에서 우울에 관한 조작적 정의는 2주일 동안 5개 이상의 증상이 지속되어야 하며, 그 중에서 최소 하나는 우울한 기분이나 흥미의 상실이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22; Fried & Nesse, 2015a). 반면 인지 모형에 따르면, 우울을 초기 생애의 외상 경험과 그로 인해 형성된 역기능적 신념을 취약성의 소인으로 정의하는데, 이후 발생하는 스트레스 사건을 촉발 요인으로 설명합니다(Beck, 2008). 두 접근 방식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은 우울이 일시적인 기분 저하가 아니라 복합적인 증상이라는 점입니다.

‘슬픔(sadness)’은 특정한 상황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정상적인 정서 반응입니다. Clark & Watson(1991)의 삼원모형(tripartite model)에서 우울의 고유한 특성으로 규명된 요소는 무쾌감증과 낮은 긍정적인 정서였습니다.

우울과 ‘애도(grief)’와의 경계는 진단 기준의 개정에 따라 수차례 조정되었습니다. DSM-III는 정상적인 사별 반응이 주요우울장애로 오진되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사별을 배제 조항으로 두었으나, DSM-5에서는 이 배제 조항을 삭제하였습니다(Phillips, 2024). 이후 DSM-5-TR이 추가한 ‘지속성 비탄장애(prolonged grief disorder)’는 고인을 향한 지속적인 갈망과 정체성의 혼란을 변별 증상으로 삼고 있으며, 주요우울장애와의 상관은 phi=0.25 수준으로 보고되었습니다(Prigerson et al., 2021).

‘소진(burnout)’과의 변별성은 학계에서 지속적인 논쟁 대상입니다. 92편의 관련 문헌을 분석한 Bianchi et al.(2015)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진과 우울의 차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일관되지 않습니다.

표 1. 우울과 유사한 개념의 차이 분석
개념 평가 및 판단 기준 우울과의 개념적인 차이
슬픔 현재 시점에서 기분이 가라앉아 있는가 우울은 일정 기간 지속성과 충족되는 증상의 수를 기준으로 진단한다
애도 상실한 대상을 향한 지속적인 갈망이 존재하는가 우울은 특정한 애착 대상의 상실이 존재하지 않아도 발현된다
소진 직무 환경에서 겪는 정서적 고갈과 냉소가 존재하는가 두 구성개념의 변별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다
불안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협에 대해 생리적으로 반응하는가 우울은 무쾌감증과 낮은 긍정 정서 측면에서 불안과 구분된다

우울 측정 도구의 계열별 특징

우울 평가 도구는 자기평가식 척도와 임상전문가가 직접 평정하는 도구를 포함해서 크게 4가지 계열이 활용됩니다. BDI-II는 21개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지난 2주 동안의 상태를 0점에서 3점까지 측정하며, 총점 범위는 0점에서 63점입니다(Beck et al., 1996). CES-D는 20개 문항을 통해 지난 1주간에 나타난 증상의 빈도를 4점 척도로 평가하며, 임상 환자가 아닌 일반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설계되었습니다(Radloff, 1977). PHQ-9은 DSM을 진단 기준으로 삼은 9개 항목을 문항으로 전환한 도구입니다. 총점 범위는 0점에서 27점이며, 절단점 10점 이상에서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88%로 보고되었습니다(Kroenke et al., 2001). HRSD는 임상전문가가 직접 대상자를 관찰하고 평정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자기평가식 척도와는 평가 목적이 다릅니다. HRSD로 접근한다면 평가자 간 일치도(inter-rater reliability)를 보고해야 합니다(Hamilton, 1960).

표 2. 주요 우울 측정 도구의 비교
측정 도구 관련 문헌 문항의 수 응답 형식과 측정 대상
BDI-II Beck et al.(1996) 21문항 0-3점 척도, 총점 0-63점, 지난 2주간 증상, 자기평가식
CES-D Radloff(1977) 20문항 4점 척도, 총점 0-60점, 지난 1주간 증상, 일반 인구 대상
PHQ-9 Kroenke et al.(2001) 9문항 0-3점 척도, 총점 0-27점, 절단점 10점 기준
HRSD Hamilton(1960) 17문항 임상가 평정 척도, 문항 수가 상이한 여러 버전 존재

우울의 선행 조건과 이후의 결과

취약성 소인의 측면에서 널리 인용되는 추정값은 유전율입니다. 5편의 쌍둥이 연구를 분석한 결과에서 주요우울장애의 유전율은 37%(95% 신뢰구간: 31–42%)로 나타났으며, 공유 환경에 의한 설명력은 0%로 나타났습니다(Sullivan et al., 2000). 아동기 학대 경험은 회상 편향을 배제하고자 8편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만을 분석한 결과에서 성인기 우울 발병과 오즈비(Odds Ratio: OR) 2.03의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습니다(Li et al., 2016).

촉발 요인의 영역에서는 생활사건의 영향력이 주로 다루어집니다. Stroud et al.(2008)의 연구 결과에서는 우울의 최초 발병 시점이 재발 시점보다 심각한 부정적인 생활사건이 선행되었을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회적 지지에 의한 보호 효과를 검증한 100편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코호트 설계에서 도출된 효과크기가 횡단적 연구 설계보다 작고 유의성도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연구설계의 방식에 따라 효과크기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Gariépy et al., 2016).

우울 증상의 유지와 재발 기전에서도 다양한 연구가 수행되어 왔습니다. 정서조절 전략을 다룬 114편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에서 ‘반추(rumination)’는 여러 정신병리 지표와 가장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Aldao et al., 2010). 한편 재발률은 표본 추출의 환경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전문 진료 기관에서 표본의 재발률은 5년 시점에 60%, 10년 시점에 67%, 15년 시점에 85%로 나타난 반면, 일반 인구 표본에서는 15년 시점의 재발률이 35%에 머물렀습니다(Hardeveld et al., 2010). 따라서 어떠한 환경에서 표본을 모집하였는지가 우울 재발에 관한 연구 결과를 좌우합니다.

결과변수의 측면에서 우울이 미치는 영향력은 작지만 지속적인 양상을 보입니다. 아동 및 청소년기 우울과 이후의 학업 성취도를 분석한 Wickersham et al.(2021)이 계산한 통합 효과크기는 r=-.19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30편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 총 893,850명의 표본을 분석한 연구에서 우울은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을 상대위험도(Relative Risk: RR)를 1.30 수준으로 증가시켰으나, 추적 관찰 기간이 15년 이상인 연구들에서는 유의성이 소멸하였습니다(Gan et al., 2014). Jeronimus et al.(2016)의 연구에서는 신경증 성향과 이후 정신장애 발병 간의 관계는 공변량을 보정하기 전의 효과크기가 d=0.50-0.70이었으나, 기저 증상과 정신과 병력을 보정한 후에는 d=0.10-0.40 수준으로 급감하였습니다. 이처럼 우울의 소인으로 추정되던 변수의 효과크기는 통제변수의 보정 여부에 따라 크게 감소합니다.

우울(Depression)이 무엇에서 비롯되고 무엇으로 이어지는지를 그린 개념도. 유전적 소인과 아동기 학대, 스트레스 생활사건, 반추가 우울에 영향을 주고, 우울은 학업성취 저하와 기능 손상, 관상동맥질환 위험, 재발로 이어진다

관련 이론의 적용 방식

우울에 관한 이론적 논의는 인지심리학의 정보처리 연구와 생물정신의학의 신경전달 연구가 교차하는 영역에 위치합니다. Beck(2008)의 인지 모형은 자동적 사고, 인지적 오류, 역기능적 인지 도식, 정보처리 편향을 통합적으로 수용하면서 확장되었습니다. Abramson et al.(1978)은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통해 학습된 무기력 이론을 인간의 귀인 양식 문제로 구성하였고, Abramson et al.(1989)은 무망감(hopelessness)을 주요 병인으로 하는 ‘무망감 우울증’을 독립된 하위 유형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생물학적인 접근에서는 Schildkraut(1965)의 모노아민 가설이 오랜 기간동안 인용되어 왔습니다.

다만, 인지적 측면과 생물학적 측면이 설명하지 못한 연구의 공백은 동일한 수준의 우울증 진단을 받은 환자 집단 내에서 우을 증상의 프로파일이 서로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 한계점은 증상의 수준(symptom-level)에 따른 네트워크 분석을 촉발하였습니다.

연구자가 우울 변수를 측정하고 결과를 해석할 때 구분해야 할 점은 ‘일시적인 상태’와 ‘안정된 성향’입니다. 대부분의 자기평가식 척도가 지난 1주 또는 2주 동안 경험한 증상을 질문합니다. 만약 우울 측정값을 개인의 안정된 특성으로 가정하고 분석 모형에 투입한다면 측정 시점이 서로 다른 변수의 값이 하나의 모형에서 혼재되는 오류가 발생합니다.

키페이퍼(Key Papers)

  • Hamilton(1960), 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 Psychiatry: 우울 증상의 변화를 계량적 점수로 추적한 최초의 임상전문가 평정 척도를 제시한 문헌입니다.
  • Beck et al.(1961), 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21개 문항의 질문지를 발표하였습니다. 자기평가식 우울 측정의 출발점입니다.
  • Radloff(1977), Applied Psychological Measurement: 대규모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우울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CES-D 척도를 개발한 연구입니다. 역학 조사 데이터를 활용하는 연구에서 반드시 인용해야 합니다.
  • Clark & Watson(1991), 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불안과 우울의 공통적인 정서 성분과 고유한 특이 성분을 체계화한 연구입니다. 두 변수를 하나의 모형에 동시에 투입할 때 이론적인 근거로 인용합니다.
  • Kroenke et al.(2001), 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PHQ-9 척도의 개발과 타당화 과정을 보고한 연구입니다.
  • Fried & Nesse(2015a),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동일한 우울증 진단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실제 환자들 간에 프로파일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데이터로 입증한 연구입니다.

우울 측정값에서 나타나는 이면

세로토닌 결핍 가설을 둘러싼 한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Moncrieff et al.(2023)이 17편의 문헌을 분석하고 6개의 연구 영역을 확인한 결과,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과 우울증 발병 간의 유의한 연관성을 일관되게 지지하는 생물학적인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115,257명을 대상으로 수행한 대규모 유전 연관 연구와 43,165명이 참여한 국제 협력 메타분석의 연구결과에서도 세로토닌 운반체 유전자와 우울증 간의 연관성 및 유전형과 스트레스 사건 간의 상호작용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 역시 존재합니다. Jauhar et al.(2023)은 우산형 고찰 연구가 분석 단위를 혼용하였으며, 뇌 내에서의 세로토닌 기능을 직접 조작한 트립토판 고갈(tryptophan depletion) 실험 연구의 결과들을 분석에서 누락하였다고 비판하였습니다.

항우울제의 효과크기 역시 평가 지표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됩니다. 522개의 무작위 임상시험과 116,477명의 표본을 분석한 Cipriani et al.(2018)의 연구에서는 21개 약물이 모두 위약(placebo)보다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으며, 치료 반응률에 대한 오즈비(OR)는 1.37-2.13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반면 718명의 환자 데이터를 메타분석한 Fournier et al.(2010)의 연구에서는 경도 및 중등도 우울증 환자군에서 위약 대비 약물 효과크기가 d=0.11에 불과하였으며, 매우 심각한 중증 환자군에서만 d=0.47로 증가하였습니다. 전자는 반응률이라는 이분법적인 반응 여부를 기준으로 삼았고 후자는 우울 점수의 연속적인 변화량과 임상적 유의성을 기준으로 평가하였습니다.

심리치료 분야에서의 메타분석 결과에서도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성인 우울증 심리치료를 다룬 117개 임상시험의 평균 효과크기는 d=0.67로 보고되었으나, 출판 편향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후의 효과크기는 d=0.42로 하락하였습니다(Cuijpers, Smit, et al., 2010). 나아가 엄격성 기준을 충족한 11편의 연구만을 대상으로 분석하였을 때 나타난 효과크기는 d=0.22로 감소하였습니다(Cuijpers, van Straten, et al., 2010).

임상적인 절단점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실무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PHQ-9의 절단점 10점 기준은 우울증 초기연구에서 580명의 표본 중에서 주요우울장애로 판정받은 41명의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정한 값입니다(Levis et al., 2019). Levis et al.(2019) 연구진이 58편의 연구, 총 17,35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구조화 인터뷰를 준거로 삼은 29편(6,725명)에서 절단점 10점의 민감도는 0.88, 특이도는 0.85로 나타났습니다. 만약 이 값을 적용한다면 유병률이 5%인 일반 표본 집단에서 양성예측도(PPV)는 24%에 불과하며, 유병률이 20%인 고위험 표본에서도 양성예측도는 약 60% 수준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즉, 선별 검사에서 양성으로 분류된 인원 중에서 많은 수가 실제로는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위양성(false positive)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두 대상자의 우울 평가점수가 서로 같더라도 서로 다른 양상을 나타내는 원인

우울 평가의 총점이 같더라도 세부적인 우울 증상의 구성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Fried & Nesse(2015a)는 3,703명의 우울증 외래환자 표본으로부터 12가지 종류의 증상을 분석한 결과, 총 1,030개의 고유한 증상 프로파일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흔하게 관찰된 프로파일조차도 전체 표본의 1.8%에 불과하였고, 501개의 프로파일은 단 한 명의 환자에게서만 나타났습니다. 증상의 수를 6개로 통제한 후에 569명의 환자만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증상 프로파일은 188개로 다양하게 분화되었습니다.

또한 개별적인 증상마다 결과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다릅니다. 우울 증상은 환자의 일상 기능 손상 변량의 20.9%를 설명한 반면, 과다수면 증상에 의한 설명력은 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Fried & Nesse, 2015b). 척도의 차이에 따라서도 우울이 종속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Fried(2017)의 연구에 따르면, 7개의 주요 우울 척도가 포함하고 있는 서로 다른 증상은 52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우울 증상의 중첩률은 0.36에 불과하고, 전체 증상의 40%는 단 하나의 척도로만 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Fried, 2017).

자주 묻는 질문(FAQ)

Q. 연구 목적에 따라 어떠한 우울 측정 도구를 선정해야 합니까?

A. 표본이 임상 환자군 vs. 일반 인구 집단 vs. 중재에 따른 증상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 vs. 단일 시점에서의 우울 수준을 평가하는 연구인지에 따라 측정 도구를 선택해야 합니다. 만약 선행연구에서의 연구결과를 서로 비교해야 한다면 선행연구가 사용한 도구를 사용해야 합니다.

Q. 설문지 절단점을 기준으로 표본을 ‘우울군’과 ‘정상군’으로 이분화해도 되나요?

A. 자기평가식 도구의 절단점은 의학적인 판정 기준이 아니기 때문에 ‘우울 증상 고위험군’ 또는 ‘우울 증상 수준이 높은 집단’으로 표기해야 합니다. 표본의 실제 유병률이 낮은 환경일수록 도구에서 양성으로 분류된 대상자가 실제 임상 기준을 충족하는 비율도 함께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Q. 우울 척도의 총점을 사용하지 않고 개별적인 증상 점수를 분리한 후에 분석 모형에 투입해도 되나요?

A. 개별 증상마다 선행 요인과 결과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인 증상을 중심으로 하는 분석은 타당합니다. 다만 검증해야 할 연구가설과 통계적 검정 횟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연구자는 다중비교에 따른 1종 오류(Type 1 error)를 통계적으로 보정해야 합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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