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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방법 1단계. 연구문제가 방법을 정한다: 연구방법 선택의 판단을 위한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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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방법은 연구자의 선호나 일시적인 유행에 의해서가 아니리, 연구문제가 묻는 '답의 형태'가 결정합니다. 연구문제의 성격과 학문적인 성숙도에 따라 최적의 설계를 완성하고, 그 선택에 관한 논리적인 정당성을 학위논문 제3장에서 입증해야 합니다.

연구방법 1단계. 연구문제가 방법을 정한다
이 글의 순서 7개 항목
  1. 연구방법론을 관행이나 선례에 의존하여 답습할 때 발생하는 실패의 원인
  2. 연구문제의 구조적인 분류와 요구 데이터의 본질적인 특성
  3. 최적 설계로 좁혀가는 3+1 단계 의사결정 트리
  4. 의사결정 결과와 세부 연구설계의 1:1 매칭
  5. 제3장 ‘연구의 방법’에서 연구설계의 선정 근거를 기술하는 3단계 논증 체계
  6. 자주 묻는 질문 (FAQ)
  7. 결론

연구방법론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선행 연구자의 선례를 맹목적으로 답습하거나 연구실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측정도구를 아무런 비판도 없이 차용한다면, 연구 설계의 초기 단계부터 중대한 구조적인 결함을 야기합니다. 기존에 전수된 조사 도구가 연구자의 고유한 연구문제와 우연히 합치한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지만 연구문제의 본질과 측정 도구에서 괴리가 있다면, 수백 명에 달하는 표본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을 끝내더라도 본래 탐색하려고 했던 연구문제에 유효한 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실패에 직면하게 됩니다.

타당한 연구방법론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연구문제가 학문적으로 제기하는 탐구의 형식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그 물음에 응답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경험적인 자료의 속성을 체계적으로 역산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최적의 연구 체계를 도출해 내는 연역적인 추론의 과정이어야 합니다.

연구방법론을 관행이나 선례에 의존하여 답습할 때 발생하는 실패의 원인

선행 연구자의 분석 모형이나 연구실 내에서 이루어져 오는 관행을 비판하지 않고 그대로 따를 때 발생하는 위험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 연구문제와의 불일치: 선행 연구자가 ‘변수 A가 변수 B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변인 간의 인과관계를 탐색했더라도, 연구자 본인이 가지는 탐구 목적은 ‘특정 사건을 경험한 당사자의 심리적인 적응 과정’과 같은 심층적인 질적인 맥락에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행 연구에서 사용되었던 5점 리커트 척도 설문지를 그대로 사용한다면, 연구 대상자가 가지는 고유한 맥락과 질적 경험의 본질이 수량화된 수치에 가려져 규명될 수가 없습니다.
  • 표본의 접근성과 연구 인프라의 격차: 선행 연구자가 활용하였던 연계망을 구비하지 못한 후속 연구자가 조사 방법을 무리하게 답습한다면 자료 수집의 단계에서 오랫동안 난항을 겪을 수 있습니다.
  • 학문 분야별 지식 성숙도의 차이: 이미 수 년동안의 선행 연구를 통하여 측정하려는 개념의 정의와 측정도구가 체계화된 학문 영역에서는 양적연구로 접근하는 가설 검증의 절차가 적합합니다. 반면, ‘생성형 인공지능의 도입에 따라 발생하는 조직내에서의 갈등’과 같이 최근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현상은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개념의 정의조차 아직까지 학문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론적인 개념과 조작적 정의(operationalization)가 확립되지 않은 초기 연구 영역에서 정형화된 설문 조사를 성급하게 사용하려고 한다면, 심각한 측정 오차를 유발하여 연구의 타당도를 저해하게 됩니다.

논문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이 “어떠한 이유로 그 연구방법론을 채택하였습니까?”라는 질의에 대하여, “선행 연구의 선례를 따랐다”거나 “소속 연구실의 기존 관행을 준용하였다”라고 답변하는 것은 연구자로서 갖추어야 할 방법론적인 자립성과 주체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스스로 시인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연구자가 선택한 연구방법은 오직 ‘연구문제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성격과 연구방법론 간의 엄밀한 1:1 대응 논리’를 통해서만 학술적으로 정당화되고 방어될 수 있습니다.

연구문제의 구조적인 분류와 요구 데이터의 본질적인 특성

연구문제를 소리 내어 읽고 문장의 종결 표현이 지향하는 학문적인 탐구의 방향을 분석하면, 연구자가 다루어야 할 자료(데이터)의 본질적인 성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구문제가 ‘어떠한 수준인가(현상 기술)’,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집단 비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인과 설명)’, 혹은 ‘어떠한 과정과 경험인가(맥락 탐구)’와 같이 어떠한 어미 형식을 취하느냐에 따라, 분석에 필요한 자료가 정량화된 값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인지, 또는 맥락을 내포한 질적인 서사인지가 명확하게 판별되기 때문입니다.

표 1.   연구문제의 유형에 따른 질문의 형태와 데이터 접근법

연구문제의 유형 질문의 전형적인 형태 확인하려는 핵심 데이터 형태 및 접근법
① 현황/분포 “현재 실태와 수준은 어떠한 상태인가?” 빈도, 백분율, 수준 기술통계 중심의 양적 서술 (Survey)
② 차이 비교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하는가?” 성별, 연령, 조직별 격차 t-검정, 분산분석(ANOVA)
③ 상호 관계 “변수 A와 변수 B가 함께 움직이는가?” 변수 간의 연관성 및 예측력 상관관계분석, 다중회귀분석
④ 인과 추론 “처치 A가 결과 B를 직접 유발하는가?” 순수한 원인과 결과 메커니즘 통제 집단이 있는 실험 또는 유사실험
⑤ 경험과 과정 “참여자는 그 사건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심층적인 의미, 맥락, 생애 경로 심층 인터뷰 중심의 질적 연구

①-④번 유형은 대상을 수량화하여 보편적인 규칙성을 증명하는 ‘양적 접근(quantitative)’이 요구되는 물음입니다. 반면, ⑤번 유형은 숫자로 환원할 수 없는 인간의 주관적인 맥락과 심층적인 구조를 언어로 풀어내는 ‘질적 접근(qualitative)’이 필요한 물음입니다.

만약 두 가지 물음이 복합되어 있다면(예., 현황과 영향력을 먼저 양적연구로 확인한 후에, 영향력이 발휘되는 과정을 심층적으로 면담하고 싶다면), 두 물음 중에서 논문이 제기하는 핵심 질문이 무엇인지를 먼저 확인하고, 나머지 하나는 부차적인 연구문제로 배치하거나 혼합연구방법(mixed methods)으로의 접근을 검토해야 합니다.

최적 설계로 좁혀가는 3+1 단계 의사결정 트리

연구문제를 구체적인 연구설계로 치환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4단계 질문을 순차적으로 통과해야 합니다.

연구방법 1단계. 3플러스 1 의사결정트리
  • 제1단계: 지식의 성숙도(Maturity of Knowledge) 연구하고자 하는 대상의 주요 개념과 변수가 학계에서 이미 충분히 정의되어 있는가를 살펴 보아야 합니다. 학술적인 정의와 측정도구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면 정량적 측정과 가설 검증을 지향하는 양적연구의 단계로 이행해야 합니다. 반면에, 변수의 개념 자체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미개척 영역이라면 그 개념을 귀납적으로 발굴하는 질적인 탐색 연구를 선택해야 합니다.
  • 제2단계: 해답의 형태(Nature of Answers) 논문심사 위원이 확인하려는 학술적인 결론이 “빈도와 비율이 어떠하며 가설이 통계적으로 채택되었는가”의 여부인지, 또는 “그 경험이 연구 대상자에게 어떠한 본질적인 의미를 부여하는가(서사 텍스트)”인지를 정확하게 식별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해답의 지향점에 따라 연구방법론은 양적연구 vs. 질적연구라는 두 가지 접근으로 나누어집니다.
  • 제3단계: 인과 검증의 엄밀성(Need for Causality) 변수 간의 공변(covariation) 관계나 상관관계만을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외생변수를 엄격하게 통제한 환경에서 특정한 개입 프로그램의 ‘순수한 처치 효과(treatment effect)’를 증명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만약 후자의 목적을 충족하기 위해서라면 일반적인 설문조사가 아니라 통제집단 사전사후 실험설계(pretest-posttest control group design)로 접근해야 합니다.
  • 부가 단계: 학위과정 내에서의 실현 가능성(Feasibility Filter) — [가장 현실적인 제약] 앞선 3단계를 거쳐 도출된 이상적인 연구 설계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3년 종단 패널 추적 조사’, 또는 ‘전국 단위 1,000명 방문 심층 면담’과 같은 방대한 조사방식을 요구한다면 학위논문을 위한 설계로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학위 심사 일정 내에서 연구자가 가지고 있는 자원과 물리적인 접근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연구모형과 조사의 규모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의사결정 결과와 세부 연구설계의 1:1 매칭

의사결정 트리를 통과한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5가지 종류의 설계 중에서 하나를 선택합니다.

표 2.   연구설계의 종류에 따른 매칭 설계와 특징 및 장단점의 비교

분류 매칭되는 연구설계 설계의 특징 및 적용 상황 장점 및 한계
양적설계 A 조사연구 (Survey) 횡단적 설문지를 통해 다수의 표본으로부터 상관관계, 영향력을 평가 일반화 가능성이 높으나, 엄밀한 인과관계 추론에는 한계가 있음
양적설계 B 실험 / 유사실험 독립변수를 연구자가 직접 처치(프로그램 투입)한 후에 사전 vs. 사후 변화를 측정 인과적인 메커니즘 평가에 최적이나, 외부 타당도의 확보가 어려움
양적설계 C 2차 자료 / 패널 분석 한국복지패널, 아동청소년패널 등 공공 데이터를 정제하여 분석 대규모 표본을 확보할 수 있으나, 기존의 설계문항이 가지는 한계에 종속
질적설계 현상학 / 근거이론 심층 인터뷰를 통해 소수 참여자의 생생한 경험 구조와 과정을 범주화 계량화할 수 없는 의미를 포착할 수 있으나, 연구자의 주관성 통제가 관건
통합설계 혼합연구 양적설계 + 질적설계 연구의 완결성이 극대화되나, 두 배의 시간과 분석 역량이 소요

특정한 형태의 연구설계가 다른 설계와 비교해서 우월하거나 높은 학술적인 가치를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구조방정식 모형(SEM) 분석으로 접근하는 것이 근거이론을 기반으로 하는 질적연구 설계보다 학문적으로 더욱 우수하게 평가받는 것은 아닙니다. 심사위원이 방법론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유일한 판정 기준은 오직 “연구가 요구하는 경험적인 증거(empirical evidence)를 가장 논리적이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게 하는 설계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제3장 ‘연구의 방법’에서 연구설계의 선정 근거를 기술하는 3단계 논증 체계

연구설계를 확정한 후에는 논문의 제3장(연구의 방법)의 서두에 연구설계 선정에 관한 정당한 이유를 서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3단계 진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1단계 (연구의 본질적인 성격을 명시): 본 연구가 학문적으로 탐색하고자 하는 연구의 목적과 성격을 명확하게 서술합니다.
  • 제2단계 (연구설계의 방법론적인 타당성을 논증): 이 연구방법이 왜 타당한 방법인지를 정당화할 수 있는 이론적, 방법론적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 제3단계 (인접 방법론의 배제 이유를 적시): 연구설계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인접한 방법론을 선택하지 않고 배제한 학술적인 이유와 만약의 현실적인 제약 요건을 밝혀야 합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연구 대상자가 인식하는 직무스트레스의 수준이 이직의도의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고, 더불어 조직차원에서 제공하는 지원의 수준에 의한 조절효과를 검증하는 데 있다(제1단계: 연구의 본질적인 성격을 명시). 본 연구가 탐색하려는 변인들 간의 구조적인 관계와 조절 메커니즘을 통계적으로 일반화하여 검증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표본을 대상으로 계량화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횡단적 조사연구(cross-sectional survey) 설계가 적합한 것으로 본 연구는 판단하였다(제2단계: 연구설계의 방법론적 타당성을 논증). 반면, 소수의 대상과 이루어지는 질적 인터뷰 방식은 통계적인 대표성과 일반화 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엄격한 인위적인 처치를 수반하는 실험설계는 기업의 조직 내에서 관찰되는 외생변수를 통제하는 데 현실적인 제약이 따를 것으로 판단하였다. (제3단계: 인접 방법론의 배제 이유를 적시).”

“시간에 따라 발전 또는 후퇴하는 인과관계를 추적하기 위해서는 시계열 기반의 실험설계나 종단추적조사가 이상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현업에 종사하는 조사 대상자의 직무환경을 인위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한계를 고려하여 본 연구는 횡단적 설계를 선택하였다(3단계: 인접 방법론의 배제 이유를 적시).”

가상 사례: 청소년학 석사과정생의 질적연구 방법론으로의 선회

청소년학 석사학위 과정에 재학 중인 연구자 A씨는 ‘학교 밖 청소년의 진로 장벽 극복’을 학위논문 연구주제로 설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소속 연구실의 선행 연구자들이 모두 5점 리커트(Likert) 척도로 구성된 설문지를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통계분석 기법으로 회귀분석을 활용해 왔다는 이유만으로, 연구자 A 역시도 관성적으로 양적 설문조사로 접근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연구계획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방법론적인 모순이 드러났습니다. 연구자 A가 궁극적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연구문제는 “정규 교육과정을 이탈한 학교 밖 청소년이 사회적 낙인을 극복하고 주도적으로 진로를 개척해 나가는 심리적인 적응 과정과 그 의미는 무엇인가?”이었습니다. 즉, 이는 변인 간의 계량적인 상관관계를 검증하려는 물음이 아니라 대상자의 동태적인 ‘적응 과정’과 심층적인 ‘질적 경험’을 탐색하려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에 더하여, 선행 연구를 면밀히 고찰한 결과, 학교 밖 청소년의 진로 탐색과 관련된 국내의 연구사례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구조화된 설문 문항으로 조작화할 수 있는 측정도구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연구자 A씨는 방법론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근거로 삼아 중대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소속 연구실의 관행적인 양적 설문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여덟 명의 학교 밖 청소년을 연구 참여자로 섭외하여 심층 면담을 수행하는 ‘근거이론(grounded theory) 기반의 질적연구’로 연구설계를 전면 수정하였습니다. 그리고 연구자는 “관련 주제에 대한 국내 학계의 이론적인 성숙도가 미비한 현 단계에서 조작적 변인을 성급하게 수량화하기보다는, 당사자의 생생한 경험 세계로부터 주요한 개념을 귀납적으로 발굴하는 탐색적인 질적 접근이 필수적이다”라는 당위성을 3단계 논증 체계에 맞추어 연구계획서에 서술하였습니다.

(※ 본 사례는 연구방법론 컨설팅 사례를 기반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학위논문 심사에서 양적연구 vs. 질적연구 중에서 어느 방법론을 선택하는 것이 논문심사의 통과 확률을 높이고 심사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유리하나요?

A. 특정한 연구 방법론이 다른 방법론에 비하여 심사 통과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거나 그 자체로 난이도의 우위를 지닌다는 인식은 학술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중대한 오해입니다. 각각의 연구방법론은 고유한 분석적인 효용과 방법론적 난제를 동시에 수반합니다.

Q. 양적 설문조사를 수행하면서 소수의 연구 참여자를 대상으로 수행한 면담 내용을 부록 등에 첨부하고, 이를 혼합연구방법론(Mixed Methods Research)으로 제시해도 무방한가요?

A.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논문 구술심사 과정에서 중대한 방법론적인 결함으로 판정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혼합연구방법론은 양적 자료와 질적 자료를 기계적으로 병치하거나 사후적으로 덧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두 방법론의 결합 목적과 통합(integration) 기제가 연구 설계의 초기부터 정밀하게 수립되어야 하는 그 자체가 독립적인 연구 패러다임입니다.

Q. 공공기관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패널 데이터(2차 자료)를 사용한다면 논문의 독창성이 떨어지지 않을까요?

A. 공공기관이 구축하여 배포하는 공공 패널 데이터(2차 자료)를 활용한다고 해서 학위논문의 학술적인 독창성(originality)이 저하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학술 연구에서 독창성의 본질은 자료를 연구자가 직접 수집하였는가에 있지 않으며, 기존의 연구가 밝혀내지 못한 학술적 공백(research gap)을 어떠한 문제의식과 분석적인 틀로 규명하였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결론

연구방법론은 선행 연구의 선례나 연구실의 관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방법론은 반드시 연구문제 그 자체가 가지는 본질적인 성격에 의해 연역적으로 도출되어야 합니다. 기성의 분석 설계를 무비판적으로 차용할 때 발생하는 구조적인 한계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나타납니다. 첫째, 탐구하고자 하는 연구문제의 성격이 서로 다른 경우, 둘째, 조사 대상에 대한 접근성과 연구 환경의 제반 조건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 셋째, 해당 학문 분야에서 축적된 선행 지식의 성숙도가 서로 다른 경우입니다. 학위논문의 심사 과정에서 심사위원이 제기하는 “연구방법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타당성”에 관한 질의에 대하여, 선행 연구자의 관례를 따랐다고 답변하는 것은 학술적인 근거로서는 절대로 성립할 수가 없습니다.

연구문제는 탐구의 지향점에 따라 현상 기술, 집단 비교, 상관관계 및 인과관계의 설명, 구조적인 인과 규명, 그리고 탐색적인 경험 맥락에서의 탐구라는 다섯 가지 형태로 분류됩니다. 이 가운데 처음의 네 가지 범주는 계량화된 측정 값을 바탕으로 통계적 검증을 수행하는 수량화된 데이터의 형태를 요구하는 반면, 마지막 범주는 연구 참여자의 심층적인 구술과 맥락을 질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서사적 데이터의 형태를 필요로 합니다. 연구자가 설정한 질문의 범주를 판단하기가 곤란하다면, 최종 분석의 결과물이 도출되었을 때의 학술적인 형태를 역산해 보아야 합니다. 즉, 최종 해답이 수량화된 통계 테이블과 계량적 지표로 제시되는가, 아니면 연구 대상자의 질적인 언어 진술과 의미 해석으로 구성되는가에 따라 수집해야 할 자료의 본질이 명확하게 구별됩니다.

연구 방법론을 결정하는 최적화된 과정은 세 가지 형태의 논리적인 단계를 거치며 완결됩니다. 제1단계는 대상으로 삼으려는 현상에 관한 선행 지식의 성숙도를 확인하는 것으로, 이론적인 개념과 조작적 변인이 학술적으로 정립되어 있다면 양적연구로 이행해야 합니다. 반면에, 개념 자체가 모호한 미개척의 영역이라면 현상으로부터 핵심 범주를 귀납적으로 발굴하는 탐색적인 설계로 전환하는 것이 옳습니다. 제2단계는 요구되는 학술적인 해답의 형태를 판별하는 단계로, 계량적 지표인가 또는 심층적으로 묘사되는 서사인가에 따라 양적연구와 질적연구으로 나뉘어지게 됩니다. 제3단계는 인과관계 규명의 엄밀성을 평가하는 단계이며, 외생변수를 통제한 처치 효과의 입증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실험 또는 유사실험 설계를 선택합니다.

연구방법론의 선택을 위한 의사결정의 귀결은 조사연구(서베이), 실험 및 유사실험 연구, 2차 자료 패널 분석, 질적 연구, 혼합연구방법론 가운데 연구문제의 해답을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타당한 단 하나의 설계로 수렴됩니다. 연구방법론 자체에 선험적인 우열이나 학술적인 난이도의 격차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논문심사 위원이 평가하는 판단 기준은 오직 연구문제와 선택한 방법론에 단절이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선택한 연구 설계는 논문의 제3장(연구방법) 서두에서 ‘연구과제의 본질적인 성격 명시’, ‘선택한 설계의 방법론적인 타당성 논증’, 그리고 ‘대안적 연구방법론의 합리적 배제 사유 적시’라는 3단계 논증 체계에 입각하여 논리적으로 서술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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