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 선별(literature screening)은 수집한 문헌들 중에서 연구 설계를 가장 견고하게 뒷받침할 핵심 문헌군만을 정밀하게 식별하여 한정된 분석 시간과 연구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고도의 전략적 의사결정 과정입니다.
이 글의 순서 8개 항목
눈덩이 표집(snowballing)을 비롯한 다양한 탐색 경로를 거치면서 연구자는 수십 편에서 수백 편에 이르는 방대한 선행연구를 확보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이 흔히 범하는 방법론적인 오류는 수집된 모든 문헌을 순차적으로 전수 정독(intensive reading)하려는 방식입니다.
수집한 모든 선행문헌을 정독하는 것이 곧 효과적인 문헌고찰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모든 논문을 완독하는 데에는 과도한 시간과 연구 자원이 소모되는 반면, 개별 문헌의 내용이 본 연구의 전개에 기여하는 비중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수집된 선행연구 중에서 본 연구의 이론적인 배경과 논의 영역에 최종적으로 인용되는 문헌은 전체의 20-30% 수준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방대한 문헌을 확보한 이후에 연구자가 수행해야 하는 우선적인 조치는 엄격한 문헌 선별(literature screening)입니다. 선행문헌 스크리닝은 연구 주제와의 학술적인 관련성이 확인된 핵심적인 문헌만을 식별하고, 연구자의 한정된 시간과 분석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기 위한 학술적인 여과 절차입니다.
연재글 순서
- 학술 데이터베이스의 지도: 선행연구의 논문은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 검색어 설계의 기술: 학술 문헌 검색을 위한 검색식(search query) 설계와 키워드 조합의 전략
- 검색의 확장: 한 편의 키페이퍼(key paper)에서 수십 편의 선행연구로 시야를 넓히는 추적 기법
- 핵심문헌의 선별 전략: 방대한 선행연구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스크리닝 기법
- 논문을 읽는 순서: 수백 편의 문헌을 읽지 않고 파악하는 발췌독(拔萃讀)의 기술
- 문헌분석 매트릭스: 방대한 선행연구에서 연구 공백(Research Gap)을 찾아내는 분석 도구
- 서지관리 프로그램: 수백 편의 논문을 관리하는 도구
- 참고문헌 목록의 작성과 검증: 서식의 일관성과 본문-목록 1:1 대응 프로토콜
- 문헌고찰의 업데이트: 최신 선행연구의 관리와 심사 대비를 위한 전략
선행문헌을 정독하기 전 스크리닝(Screening)의 필요성
검색어 조합과 문헌 추적을 거쳐 수집한 선행문헌이라 하더라도, 확보한 모든 자료가 본 연구의 목적과 방향성에 부합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집한 문헌군에는 다음과 같이 연구 관련성을 저해하는 부적합한 문헌이 불가피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 핵심어(keyword)의 다의성에 의해서 수집된 이질적인 학문 분야의 문헌: 동음이의어 또는 범용적인 학술 용어의 물리적인 일치로 인해 검색되었으나, 본 연구의 학문적인 맥락과 문제의식과는 전혀 무관한 문헌입니다.
- 동일한 변수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나 서로 다른 연구의 맥락과 이론적 프레임워크로 접근한 문헌: 변수의 이름은 일치하지만 개념의 조작적 정의나 이론적인 접근 방식이 상이하여, 본 연구의 이론적인 근거로 직접 원용하기에 어려운 문헌입니다.
- 연구방법론의 접근 방식이 서로 달라 원용에는 한계가 있는 문헌: 본 연구의 주제와 관련성은 높으나 질적 연구나 델파이 조사 등의 방법론을 활용하였기 때문에, 양적 접근에 의한 연구가설의 검증이나 통계적 준거로서 활용하기에 어려운 문헌입니다.
자신의 연구와 관련성이 적은 문헌을 식별하기 위해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논문 전문을 정독하는 것은 과도한 시간과 연구 자원의 소모를 초래합니다. 학술 논문은 본문의 전체를 정독하지 않고도 연구의 적합성과 활용 가치를 조기에 판별할 수 있도록 고도로 표준화된 요약 구조(논문 제목과 초록)를 전면에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자는 논문에서 드러나는 구조를 확인하고 분석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문헌을 압축해 나가는 ‘3단계 문헌 스크리닝 전략’을 적용해야 합니다.
깔때기형(funnel) 문헌 스크리닝: 제목-초록-본문의 3단계 절차
선행문헌 선별은 투입 시간과 검토 대상의 정보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깔때기(funnel)’ 방식을 적용할 때 가장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제1단계: 제목(title) 기반 스크리닝(1편당 수 초 소요): 수집한 문헌의 리스트 또는 데이터베이스 검색의 히스토리를 바탕으로 논문의 ‘제목’을 먼저 확인합니다.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또는 연구대상이 명시되어 있지 않거나, 연구 분야와 맥락이 본 연구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난 문헌을 우선적으로 배제합니다. 이를 통해 수집이 이루어진 방대한 문헌을 빠른 시간 안에 선별할 수 있습니다.
제2단계: 초록(abstract) 기반 스크리닝(편당 1~3분 소요): 1단계를 거친 문헌에서 기술된 ‘초록’을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초록에는 연구의 목적, 표본의 특징, 방법론, 그리고 연구 결과가 집약되어 있기 때문에 문헌 선별을 위한 준거가 됩니다. 이 단계를 통해 연구가설과의 연계성이 낮은 문헌을 추가로 배제합니다.
제3단계: 본문의 핵심 영역 기반 스크리닝(1편당 5-10분 소요): 본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나타내는 초록이 서술된 문헌만을 중심으로 선별 과정을 거칩니다. 이 단계에서도 전문(full-text)을 완독하기보다는 서론에서 등장하는 연구문제, 연구방법 챕터에서 등장하는 측정도구의 출처와 조작적 정의, 결론 챕터에서 서술된 시사점 등을 포함하여 주요 영역을 선별적으로 검토합니다. 만약 본 연구의 이론적 프레임워크와 연구가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가 확인된 문헌을 발견한다면, 이를 ‘최종 정독 대상의 문헌’으로 확정합니다.
초록(abstract) 분석을 통한 선행연구 적합성 판별의 5대 핵심 준거
일반적으로 초록은 15-20행 내외의 분량으로 압축된 요약의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록에서는 연구의 전반적인 구조와 연구결과가 집약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자는 초록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다음의 다섯 가지 준거를 확인하여 본 연구와의 관련성과 인용 가치를 판별해야 합니다.
표 1. 초록 확인 항목별 스크리닝 판독 기준 및 탈락 또는 수용의 판정
| 초록 확인 항목 | 스크리닝 판독 기준 (무엇을 찾아야 하는가?) | 탈락 또는 수용의 판정 |
|---|---|---|
| ① 연구 대상: 표본의 특성 | 내가 조사하려는 대상(예., 청소년, 간호사)과 동일하거나 통계적으로 대조가 가능한 집단인가? | 대조가 불가능한 특수 집단이라면 탈락 |
| ② 핵심 변수: 조작적 정의 및 관계 | 내 연구모형을 구성하는 주요 변수(예., 독립-종속-매개-조절)들이 명시적으로 투입되었는가? | 변수의 이름이 서로 유사해도 조작적 정의가 다르다면 탈락 |
| ③ 연구 방법론: 분석 설계 및 기법 | 양적 연구(예., 설문조사, 패널데이터) vs. 질적 연구(인터뷰, 관찰)인가? 어떠한 통계적 기법(예., 회귀분석, SEM)을 사용하였는가? | 내 연구에서의 통계분석 접근 방향과 지나치게 다르다면 참고용으로만 분류 |
| ④ 핵심 결과: 연구가설의 지지 여부 | A가 B에 정(+)의 영향을 미쳤는가? 또는 부(-)의 영향을 주었는가, 혹은 기각되었는가? | 내 연구가설을 뒷받침하거나, 내 가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면 정독 1순위 대상 |
| ⑤ 출판 연도: 연구의 시의성 | 해당 연구주제를 가장 선도적으로 이끄는 최신 트렌드에 위치해 있는가? | 최근 5년 이외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연구라면 탈락 (단, 이론적 원전은 예외) |
초록 검토를 완료한 선행문헌은 본 연구와의 관련성과 활용 목적에 따라 다음의 세 등급으로 범주화하여 관리합니다.
- [A등급] 핵심 필독 문헌(전체의 10-20%): 연구모형 및 가설 체계와 직접적으로 부합하여 이론적 배경을 이룰 수 있는 논거와 개념적인 프레임워크를 형성하는 문헌입니다. 전문을 정독해야 하며, 다각적인 비교와 분석이 필수적입니다.
- [B등급] 보조 인용 문헌(전체의 약 30%): 전문에 대한 전수 정독이 필수적이지는 않으나, 서론에서 등장하는 문제 제기나 선행연구의 동향을 기술하는 과정에서 인용하기에 유용한 문헌입니다.
- [C등급] 분석 제외 문헌(전체의 약 50%): 검색어 추정과 제목 검토의 단계에서는 관련성이 추정되었으나, 초록을 검토한 후에는 연구대상, 변수의 조작적 정의, 분석 방법론 등이 본 연구의 목적과 범주에서 벗어난 문헌입니다. 연구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최종 분석의 대상에서 즉시 배제합니다.
문헌 유형(학술지 논문, 학위논문, 연구보고서)에 따른 학위논문 내에서의 학술적 위상과 인용 및 활용 준거
수집한 선행문헌의 출처 유형에 따라 학위논문 내에서 담당하는 역할과 이론적 근거로서의 학술적 권위(authority)는 매우 다릅니다. 문헌의 유형에 따른 고유한 특성과 인용 목적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원용한다면, 연구에서 드러나는 학술적인 엄밀성이 부족하고, 문헌 검토를 위한 역량이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각 문헌의 유형에 따라 위상에 부합하도록 다음과 같이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인용해야 합니다.
표 2. 문헌 유형에 따른 학술적 성격, 신뢰도 및 논문 내 실무적 활용 위치
| 문헌의 유형 | 학술적인 성격과 신뢰도 | 논문 내 올바른 실무적 활용 위치 (용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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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지 논문 (Journal Article) |
익명의 3인 이상 동료 심사(blind peer review)를 거쳐 학계의 공식 승인을 받은 최고 권위의 문헌 | [이론적 배경]과 [연구 가설 설정]에서 등장해야 하는 주력 근거로서 전면 배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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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논문 (Thesis/Dissertation) |
지도교수와 심사위원회의 지도를 받았으나, 보편적인 학계가 요구하는 심사 장벽을 넘지는 않은 예비 학술 데이터의 성격을 가지는 문헌 | [측정도구의 원문 확인], 혹은 해당 주제에 대한 [국내 최신 연구 동향 고찰]용으로만 제한적인 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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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Books / Textbooks) |
해당 학문 분야의 정립된 개념과 이론적 역사를 거시적으로 총망라한 지식의 집약체. 단, 학계의 검증이나 동료심사를 거치지 않고 누구라도 출판할 수 있다는 맹점을 가지고 있음. | 특히 [서론]에서 특정한 개념에 대한 정의를 기술하거나 이론적 틀을 제시할 때 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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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보고서 및 통계청 데이터 |
국가 기관이나 공신력 있는 연구소에서 출판한 거시적 실태와 현황 지표 | [서론] 첫 단락에서 “왜 이 연구가 지금 한국 사회에서 필요한가?”라는 연구의 필요성(motivation)을 환기시킬 때 유용하게 활용 |
학위논문을 참고문헌으로 인용하는 행위 자체가 규정상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론적 배경과 연구가설을 뒷받침하는 핵심 논거의 상당 부분을 학위논문에 의존한다면, 객관적인 검증성이 결여되어 연구 전반의 신뢰도와 타당성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여도가 높은 우수한 학위논문은 학위 취득 이후에 핵심적인 내용을 정제하여 한국연구재단 등재학술지(예., KCI) 등의 공인 학술지에 독립된 연구논문으로 출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따라서 특정한 학위논문이 주장하는 주요 논거를 원용하고자 할 때는 해당 연구자의 인명과 연구주제를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재검색하여, 정식 동료 심사를 거쳐 출판된 ‘학술지 게재 논문’을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인용하는 것이 표준적인 규범입니다.
학술지 등급(KCI)과 피인용 횟수(Citation) 활용의 유의점
유사한 연구주제를 다룬 복수의 선행연구 중에서 본 연구의 핵심 논거로 수용할 우선순위를 결정할 때에는, 학술지 등급과 피인용 횟수(citation count)는 유용한 보조 지표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외형적인 지표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유의점이 수반됩니다.
최우선 준거로서의 연구 적합성(relevance): 어떤 문헌이 인용할 가치가 있는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학술지의 등급이나 피인용 수치가 아닌 ‘본 연구의 연구가설과 분석 모형과의 관련성’입니다. 최근에 출판되어 피인용 실적을 찾을 수 없는 신생 등재후보지 등급의 논문이라고 하더라도, 본 연구의 구조적인 한계를 보완해 주거나 핵심 변수에 대한 가장 최신의 조작적 정의를 제공하고 있다면, 피인용지수가 월등히 높은 고전적인 문헌보다 순위를 높여 분석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학술지 등급 체계에 따른 인용 우선순위: 국내 학술지의 공신력은 한국연구재단(KCI)의 관리 체계에 따라 우수등재학술지, 등재학술지, 등재후보학술지로 구분됩니다. 만약 본 연구와 검토 대상의 문헌 사이에 관련성이 존재한다면, 엄격한 동료 심사 절차를 거친 등재학술지 이상의 논문을 우선적으로 인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다만, 신생 학문 영역이나 특수 전공 분야라면 완성도가 높은 선행연구라도 등재후보학술지에만 게재될 수 있기 때문에, 단지 등재후보지라는 이유로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문헌을 무조건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피인용 횟수의 특성과 상대 비교의 한계: 학술 검색 엔진(예., Google Scholar)이 집계하는 피인용 횟수는 해당 문헌이 학계에 미친 영향력(academic impact)을 나타내는 객관적인 지표입니다. 그러나 피인용 횟수를 연구의 절대적인 질적 우수성과 직접 연관시키는 오류는 지양해야 합니다. 피인용 횟수는 출판 이후의 경과 시간에 비례하여 증가하는 ‘시간 누적형 지표’입니다. 따라서 출판 시기가 오래된 일반 논문이 최근에 출판된 ‘파괴적인(disruptive)’ 논문보다 피인용 횟수가 높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인용 횟수를 기준으로 삼는 비교는 유사한 시기에 출판된 문헌군 내에서 문헌끼리의 상대적인 비교가 필요할 때에만 그 유효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 가상 사례: 3단계 스크리닝을 통한 문헌 검토 시간의 단축 사례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석사과정 학생인 D씨는 키워드 검색과 눈덩이 표집을 통해 총 130편의 논문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D씨는 수집한 모든 문헌을 첫 페이지부터 차근차근 정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여러 일에 걸쳐 22편의 논문을 완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연구에서 쓰임새가 있어 보이는 논문의 수는 그리 많지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D씨는 3단계 스크리닝 과정을 거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D씨는 수집한 130편 논문의 제목을 1차적으로 검토하는 ‘제목 기반의 스크리닝’을 수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다문화 가정’을 다루는 문헌 이외의 다른 문헌들을 분석 범주에서 제외하였습니다. 이번에는 1차 선별에서 통과한 90편의 문헌을 대상으로 제2단계인 ‘초록 기반 스크리닝’ 과정을 거쳤습니다. 양적 분석을 접근으로 하는 D씨의 연구 설계와는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다수의 문헌을 선별한 후에 이들 문헌을 다음과 같이 세 범주로 체계화하였습니다. [핵심 필독 문헌]: D씨가 설계한 연구가설과 분석 모형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31편의 문헌을 선정하고, 이들을 필독 문헌으로 식별 [보조 인용 문헌]: 서론의 연구 배경과 선행연구의 동향을 기술할 때 요긴하게 인용할 만한 25편의 문헌을 식별 [분석 제외 문헌]: 초록을 확인한 결과 D씨의 연구 목적과 관심 변수 사이에 관련성이 낮아 최종 분석에서 제외한 34편의 논문 이를 통해 130편에 달하던 초기 문헌군으로부터 정독이 요구되는 31편의 문헌을 선별할 수 있었습니다. (본 내용은 문헌고찰에 관한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해외 학술지에 출판된 영문 논문의 초록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스크리닝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A. 영문 초록은 국제 학술 기준에 따라 고도로 정형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핵심 영역을 독해하면 단시간 내에 본 연구와의 적합성을 판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학술지의 초록에서는 연구의 목적(objective), 연구 방법(methods) 그리고 연구의 결과(results)를 포함하는 세 가지 영역으로 기술됩니다. 특히, 초록의 중반부 이후에 등장하는 “The results indicated/revealed that…”, “Our findings demonstrate that…” 의 의미를 나타내는 서술 내용을 식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이 논문에서의 결과가 본 연구의 연구가설을 뒷받침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결국 정독을 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헌임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Q. 연구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 문헌을 확보하기 위해, 본문을 확인하지 않고 초록만을 검토한 후에 인용하는 방식은 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A. 학술적 엄밀성의 측면에서 피해야 하는 위험한 접근입니다.
선행연구가 제시하는 통계 수치, 개념에 관한 정의, 또는 인과관계의 메커니즘을 본 연구의 논거로 수용할 때에는 반드시 전문을 직접 확인한 후에 인용해야 합니다. 설령 초록에서는 연구의 결과를 거시적으로 일반화하여 기술하였더라도, 논의와 연구의 한계가 기술된 영역에서는 ‘특정한 조건이나 표본의 특성에 따라 본 연구의 결과가 재현되지 않을 수 있다’라는 제약 요건을 서술하는 사례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맥락적인 단서를 간과하고 초록의 내용만을 원용한다면, 선행연구가 주장하는 연구의 결과를 왜곡해서 인용한 것으로 판정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을 확인하지 않고 초록의 내용만으로 인용을 갈음하는 방식은, 서론에서의 문제 제기나 연구 배경을 기술할 때 “OO 연구주제에 관하여 다수의 연구가 수행된 사례를 관찰할 수 있다(홍길동, 2022; 김철수, 2024)”와 같이 학술적인 동향을 제시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관행입니다. 따라서 연구의 논리적인 프레임을 구성하는 논거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을 읽고 확인한 후에 인용해야 합니다.
Q. 문헌 스크리닝 과정에서 제외 대상으로 분류한 선행연구 원문 파일을 영구적으로 삭제한다면, 앞으로의 연구 진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까요?
A. 연구 수행에서의 연속성과 효율의 측면을 고려한다면 예상하지 못한 시간적인 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합니다.
학위논문을 집필하는 과정에서는 지도교수의 의견에 따라 연구모형이나 변수의 선택, 연구가설의 체계가 여러차례에 걸쳐서 수정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에 따라 초기 스크리닝 단계에서 배제한 문헌이라도, 그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검색 절차를 거쳐 확보한 원문 파일을 영구적으로 삭제하기보다는, 별도의 ‘제외 문헌(보관용)’ 폴더를 구성하고 격리/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이미 공개된 학위논문에서 인용된 원문을 확인하지 않고 본문에 서술하면서, 제 논문에서의 참고문헌에는 1차 문헌만을 단독으로 명기하는 행위(재인용 표기 누락)는 연구윤리 위반이나 표절에 해당하나요?
A. 명백한 연구윤리 위반에 해당하며, 부적절한 출처 표시와 왜곡 인용에 따른 ‘2차 문헌 표절(secondary source plagiarism)’로 규정됩니다.
1차 문헌을 육안으로 확인하지 않고 다른 논문이 인용한 내용을 그대로 차용한다면, 선행 연구자가 범한 오역이나 편향된 요약, 맥락의 왜곡 등이 본 연구에 여과 없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아가, 연구자가 직접 독해하지 않은 원문을 직접 열람하여 분석한 것처럼 가장하는 행위는 학문적인 진실성(academic integrity)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방법론적인 결함입니다.
따라서 1차 문헌(원서 또는 원본 논문)을 직접 열람하여 저자의 원의(原意)를 확인한 후에에 인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합니다.
결론
키워드 검색과 인용 추적을 거처 수집한 문헌들 중에서 전수 정독이 필요한 문헌은 전체의 3분의 1 미만입니다. 논문 1편을 정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한다면, 모든 문헌을 정독하는 방식은 연구의 비효율성을 가져옵니다. 학위논문에서 최종 인용되는 문헌의 수가 50-100편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본격적인 정독에 앞서 본 연구와 관련성이 높은 문헌을 선별하는 과정은 필수적입니다.
문헌 선별은 제목 검토를 통한 부적합한 문헌의 선제적 배제, 초록 분석을 통한 핵심 변수와 연구결과의 확인, 그리고 본문 발췌독을 통해 최종 문헌을 확정하는 ‘3단계 깔때기형 절차’로 이루어집니다.
선별한 문헌은 본 연구의 (예상) 기여도에 따라 전문을 정독하는 A등급(핵심 필독), 서론에서 병렬적으로 인용하는 B등급(단순 인용), 그리고 추후를 대비해서 별도로 보관하는 C등급(분석 제외)으로 범주화합니다. 아울러, 문헌의 출처에 따라 그 쓰임새를 달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학술지 논문은 이론과 연구가설의 핵심 근거로, 학위논문은 보조적인 준거로, 그리고 연구보고서와 공공 통계 자료는 연구배경에서 등장하는 현실을 묘사하고 관찰되고 있는 현상을 입증하기 위한 논거로서 구분해야 합니다.
다만, 학술지 등급이나 피인용 횟수는 문헌 검토 과정에서 참고해야 하는 보조 지표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최종 문헌을 선택하기 위한 최상위 준거는 외형적인 값이 아니라, 본 연구에서의 연구모형 및 연구가설과 직접 관련성을 맺고 있는지의 여부에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