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볼 수 있는 방송에 사람들은 왜 돈을 보내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미디어 경제의 상식을 뒤집는 새로운 소비, 크리에이터 후원 행동에 대해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무료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역설”
슈퍼챗과 별풍선, 채널 멤버십과 구독형 후원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핵심 수익원이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지불의 성격입니다. 시청자는 돈을 내지 않아도 같은 방송을 볼 수 있습니다. 후원은 접근의 대가가 아니라 자발적인 증여에 가까우며, 때로는 계좌의 잔고가 넉넉하지 않은 시청자들이 기꺼이 참여하는 소비이기도 합니다. 콘텐츠를 상품으로, 시청을 구매로 설명해 온 전통 미디어 경제의 틀로는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입니다. 답은 거래의 논리가 아니라 관계의 논리에서 찾아야 하며, 바로 그 지점에서 수용자 심리의 연구가 시작됩니다.
동기의 관점에서 미디어 이용을 설명하는 전통은 이용과 충족(uses and gratifications) 연구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Katz et al.(1973)에 따르면, 수용자는 콘텐츠에 노출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미디어를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활용하는 존재입니다. 시청자가 무엇을 얻으려고 그 행동을 하는가라는 질문은 후원이라는 새로운 행동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후원자는 무엇을 충족하고 있는가…? 이 물음이 연구의 출발점이 됩니다.
- Katz, E., Blumler, J. G., & Gurevitch, M. (1973). Uses and gratifications research. Public Opinion Quarterly, 37(4), 509-523.
“후원을 움직이는 세 개의 힘: 유대, 공동체, 되갚음”
라이브 스트리밍 연구는 후원의 동기를 밝히는 단서들을 내놓았습니다. Hilvert-Bruce et al.(2018)은 트위치 시청자들의 참여를 다룬 연구에서, 사회적 상호작용과 공동체 소속감과 같은 사회적인 동기가 시청의 몰입과 금전적인 지원을 이끄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청자는 방송을 보는 것이 아니라 방송이 만드는 공동체에 머무는 것이며, 후원은 그 공동체에서 자신의 자리를 표시하는 실천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닉네임이 화면에 읽히고 크리에이터가 답을 돌려주는 순간, 후원은 지출이 아니라 관계의 형성이 됩니다.
- Hilvert-Bruce, Z., Neill, J. T., Sjöblom, M., & Hamari, J. (2018). Social motivations of live-streaming viewer engagement on Twitch. Computers in Human Behavior, 84, 58-67.
후원의 또 다른 뿌리는 되갚음의 규범입니다. Gouldner(1960)가 사회 질서의 보편 원리로 제시한 호혜성의 규범(norm of reciprocity)에 따르면, 인간은 받은 것에 보답해야 한다는 도덕적인 의무감을 공유합니다. 시청자에게 후원은 빚진 즐거움을 갚는 행위가 되며, 이때의 지불은 가격의 계산이 아니라 관계의 윤리를 따릅니다. 여기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는 표출의 동기까지 더하면, 후원은 유대와 공동체, 되갚음과 자기표현이 얽힌 관계적 소비의 구조로 그려집니다. 남은 과제는 어느 힘이 얼마나 크게 작동하는지를 측정의 언어로 가려내는 일이며, 그것이 곧 연구의 기여가 됩니다.
- Gouldner, A. W. (1960). The norm of reciprocity: A preliminary statement.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25(2), 161-178.
프라임 컨설팅을 방문한 의뢰인은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는 박사과정 학생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유투브 내에서의 후원 문화 확산을 연구 주제로 삼기를 원했으나, 후원의 빈도와 금액을 조사하는 실태 파악의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프라임은 후원 동기 구조의 규명으로 연구의 초점을 옮길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의뢰인은 크리에이터와의 유대와 시청자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받은 즐거움에 대한 호혜성의 지각 등의 동기 요인을 선행요인으로 설정하고, 각 동기가 후원의도에 미치는 영향력을 구조방정식모형 분석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연구를 설계하였습니다.
의뢰인은 후원의 경험이 있는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였으며, 자료를 분석하여 연구가설을 검증하였습니다. 통계분석을 수행한 결과, 크리에이터와의 유대와 공동체 소속감, 호혜성의 지각은 후원의도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관계와 공동체에 뿌리를 둔 동기들이 오락적인 만족의 동기보다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뢰인의 연구 결과는 후원이 콘텐츠에 대한 지불이 아니라 관계에 대한 지불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후원의 동기와 함께 그늘을 다루는 연구가 후속 연구에서 필요합니다. 과시적인 경쟁과 인정의 갈망이 이끄는 과도한 후원, 곧 지불의 통제를 잃는 문제적인 후원의 예측 요인을 가리는 연구는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는 데 근거를 제공할 것입니다. 또한, 형태별 동기 구조의 비교를 통해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서, 실시간의 슈퍼챗과 정기적인 멤버십은 충동과 약속이라는 다른 심리적인 경로를 따를 것이기 대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