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학의 가장 견고한 이론적 자산 가운데 하나인 공직봉사동기(public service motivation)에 대해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공무원은 왜 공직을 선택하는가? 그리고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는가? 민간 부문의 동기 이론은 금전적인 보상과 승진을 동기의 중심에 놓아 왔습니다. 그러나 공공 부문의 구성원에게는 그 설명이 온전하게 들어맞지 않습니다. 보수의 수준이 민간에 미치지 못함에도 공직을 택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Perry & Wise(1990)는 1990년에 이 물음에 대한 학술적인 답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들은 공직봉사동기를 공공의 제도와 조직에 뿌리를 둔 동기에 반응하려는 개인의 성향으로 정의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동기의 기반을 합리적 차원과 규범적 차원, 정서적 차원으로 구분하였습니다.
- Perry, J. L., & Wise, L. R. (1990). The motivational bases of public service. Public Administration Review, 50(3), 367-373.
공직봉사동기에 관한 개념적인 정의 단계에 머무르는 단계에서 실증 연구의 폭발로 이어진 결정적인 계기는 측정도구의 개발이었습니다. Perry(1996)는 공직봉사동기를 측정하는 척도를 설계하고 타당화하였습니다. 이 척도는 정책 결정에 대한 호감과 공익에 대한 몰입, 동정심, 그리고 자기희생이라는 네 가지 하위차원으로 구성됩니다. Perry(1996)의 척도는 이후 전 세계의 공직봉사동기 연구에서 표준적인 측정도구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 Perry, J. L. (1996). Measuring public service motivation: An assessment of construct reliability and validity. Journal of Public Administration Research and Theory, 6(1), 5-22.
이후의 연구는 개념의 이론적인 토대를 정교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였습니다. Vandenabeele(2007)는 공직봉사동기를 제도의 가치가 개인에게 내면화되는 과정으로 해석하였는데, 자기결정성 이론과 제도이론을 접목한 통합적인 설명을 제시하였습니다. 공직봉사동기가 타고나는 기질이 아니라 조직과 제도의 사회화를 통하여 길러지고 유지되는 동기라는 점을 이론화한 것입니다.
- Vandenabeele, W. (2007). Toward a public administration theory of public service motivation: An institutional approach. Public Management Review, 9(4), 545-556.
공직봉사동기는 지난 삼십여 년 동안 행정학에서 가장 왕성하게 연구된 구성개념입니다. Ritz et al.(2016) 은 수백 편의 실증 연구를 체계적으로 고찰하며 축적된 발견을 종합하였습니다. 공직봉사동기가 높은 구성원은 직무만족과 조직몰입의 수준이 높고, 성과와 친사회적 행동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나타냅니다. 아울러 개인의 가치와 조직의 사명이 부합할 때 공직봉사동기의 긍정적인 효과가 증폭된다는 점도 반복적으로 확인되어 왔습니다.
- Ritz, A., Brewer, G. A., & Neumann, O. (2016). Public service motivation: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and outlook. Public Administration Review, 76(3), 414-426.
우리나라의 행정 현실은 이 주제에 새로운 긴장을 더하고 있습니다. 낮은 보수와 경직된 조직문화, 악성 민원에 대한 부담이 겹치면서 젊은 공무원의 조기 퇴직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공직의 매력이 흔들리는 시대에 구성원의 공직봉사동기를 어떻게 지키고 성과로 연결할 것인가는 인사행정의 절박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공직봉사동기가 조직의 성과 변수로 이어지는 경로와 그 경로를 강화하는 조건을 규명하는 연구가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공직봉사동기를 연구주제로 삼은 의뢰인의 박사학위 논문컨설팅 후기에 대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프라임을 방문한 의뢰인은 공공기관의 인사 업무 경력을 가진 행정학 박사과정 수료생이었습니다. 의뢰인은 공직봉사동기와 성과의 관계를 다루고자 하였으나, 의뢰인의 설계는 두 변수의 인과관계만을 검증하는 매우 단순한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공직봉사동기의 직접효과는 이미 방대한 문헌에서 검증되어 왔기 때문에, 박사학위 논문이 가지는 기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동기가 성과로 전환되는 심리적인 경로의 규명이 필요했습니다. 프라임은 다수의 매개변수에 의해서 작동하는 이중매개 구조모형의 설계를 지도하였으며, 혁신행동을 독립변수로 설정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였으며, 구조방정식모형(SEM) 분석을 통해 연구가설을 검증하였습니다. 측정모형의 검증 단계에서는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하여 Perry 척도의 4차원 구조가 우리나라 공무원 표본에서 타당하게 재현되는지를 확인하였습니다. 수집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공직봉사동기는 두 매개변수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두 변수는 다시 공직봉사동기와 혁신행동의 관계를 순차적으로 매개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연구의 결과는, 공직봉사동기가 혁신행동에 미치는 직접효과보다 매개를 경유하는 간접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동기 그 자체가 아니라, 동기가 만들어내는 직무에 대한 만족과 조직에 대한 애착이 혁신의 실질적인 동력이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연구의 결과를 기반으로 의뢰인은 공직봉사동기의 채용 단계 활용과 함께, 동기를 만족과 몰입으로 전환시키는 조직 환경의 설계가 인사행정의 과제라는 시사점을 논의에서 풀어 내었습니다.
공직봉사동기는 행정학과 인사조직 연구에서 이론과 측정, 그리고 연구결과의 축적이 두터운 주제 중의 하나입니다. 문헌이 방대한 주제일수록 직접효과의 반복적인 검증만으로는 학위논문의 기여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매개와 조절의 구조를 입혀서 동기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의 규명으로 연구 질문을 심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