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포착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혁신을 실행하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전통적으로 기업가정신은 창업이라는 맥락에서 논의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혁신의 주체가 반드시 조직의 외부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직의 내부에 소속된 구성원 역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사업화하는 기업가적 행동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사내기업가정신의 개념이 출발합니다.
사내기업가정신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인 Gifford Pinchot이 1985년에 발간한 저서에서 처음으로 제안되었습니다. Pinchot은 사내기업가(intrapreneur)를 조직의 내부에서 기업가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며 혁신을 주도하는 구성원으로 정의하였습니다. 이후 이 개념은 경영전략 연구자들에 의해서 기업 기업가정신(corporate entrepreneurship)이라는 학술적인 프레임워크로 정교화되었습니다. Guth & Ginsberg(1990)는 기업 기업가정신을 기존 조직 내에서의 신규 사업 창출과 전략적 혁신을 통한 조직의 재활성화(renewal)로 개념화하였습니다.
- Guth, W. D., & Ginsberg, A. (1990). Guest editors’ introduction: Corporate entrepreneurship.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11, 5-15.
사내기업가정신의 구성 차원을 체계화한 대표적인 학자는 Antoncic과 Hisrich입니다. 이들은 사내기업가정신이 신규 사업의 추진(new business venturing)과 혁신성(innovativeness), 자기혁신(self-renewal), 그리고 진취성(proactiveness)이라는 하위 차원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국가 간 비교 연구를 통하여 검증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내기업가정신이 조직의 성장과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규명하였습니다.
- Antoncic, B., & Hisrich, R. D. (2001). Intrapreneurship: Construct refinement and cross-cultural validation.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16(5), 495-527.
사내기업가정신 연구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흐름은 조직 환경 요인의 규명입니다. Hornsby et al.(2002)은 구성원의 기업가적인 행동을 촉진하는 조직 내부의 환경을 측정하는 도구인 CEAI(Corporate Entrepreneurship Assessment Instrument)를 설계하였습니다. 이 도구는 경영진의 지원(management support)과 업무 재량권(work discretion), 보상과 강화(rewards/reinforcement), 시간적 여유(time availability), 그리고 조직 경계(organizational boundaries)라는 다섯 가지 형태의 요인을 포함합니다. CEAI는 오늘날 사내기업가정신의 선행요인을 다루는 실증 연구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는 측정도구이기도 합니다.
- Hornsby, J. S., Kuratko, D. F., & Zahra, S. A. (2002). Middle managers’ perception of the internal environment for corporate entrepreneurship: Assessing a measurement scale.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17(3), 253-273.
한편, 사내기업가적 의도는 조직의 구성원이 소속 조직 내에서 기업가적인 활동을 수행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준비 상태와 의지를 의미합니다. 의도(intention)는 실제 행동을 예측하는 가장 근접한 선행변수라는 점이 사회심리학의 오랜 연구를 통하여 확립되어 왔습니다. 특히 Krueger et al.(2000)은 기업가적 행동이 계획된 행동(planned behavior)의 전형이며, 따라서 의도 기반의 모델이 기업가적 행동을 예측하는 가장 타당한 접근이라는 점을 실증하였습니다.
- Krueger, N. F., Reilly, M. D., & Carsrud, A. L. (2000). Competing models of entrepreneurial intentions. Journal of Business Venturing, 15(5-6), 411-432.
사내기업가정신은 그동안 제조업과 정보통신 산업을 중심으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의료 서비스 조직으로 연구의 맥락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의료 환경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확장의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과 의료인력의 유출, 그리고 지역 인구의 감소는 중소 규모 지방병원의 경영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중소 지방병원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진료 서비스의 개발과 운영 프로세스의 혁신, 그리고 지역사회 수요에 부합하는 사업 모델의 발굴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혁신의 실질적인 주체는 병원의 현장에서 근무하는 구성원들입니다. 의사와 간호사, 보건행정 인력이 환자와의 접점에서 발견하는 문제와 아이디어는 병원 혁신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소 지방병원 구성원의 사내기업가적 의도가 어떠한 요인에 의해서 형성되는지를 규명하는 연구는 병원경영학과 보건행정학의 관점에서 높은 학술적, 실무적 가치를 가집니다.
중소 지방병원 구성원의 사내기업가적 의도를 연구주제로 삼은 의뢰인의 KCI급 학술지 논문컨설팅 후기에 대해서 간략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프라임 컨설팅을 방문한 의뢰인은 지방 소재 중소병원에서 경영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학과 박사과정 수료생이었습니다. 의뢰인은 병원 구성원의 혁신 행동에 관한 연구를 KCI 학술지에 게재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초기의 연구 설계는 조직문화와 혁신행동이라는 포괄적인 변수만을 다루고 있었으며, 이는 기존의 국내 문헌에서 반복적으로 검증되어 온 구성개념이라는 점에서 연구의 차별성이 부족했습니다.
프라임은 의뢰인의 연구 맥락에 사내기업가적 의도라는 구성개념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사내기업가정신을 중소 지방병원이라는 맥락에서 다룬 연구는 국내 문헌에서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의뢰인은 프라임의 지도에 따라 해외 문헌을 고찰하였으며, CEAI의 조직 환경 요인과 개인 수준의 기업가적 자기효능감을 결합한 연구모형을 설계하였습니다. 그리고 측정도구의 문항을 병원 조직의 맥락에 부합하도록 보완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중소 지방병원에 근무하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였으며, 구조방정식모형(SEM) 분석을 통해 연구가설을 검증하였습니다. 연구의 결과, 다수의 구성개념이 사내기업가적 의도에 통계적 유의수준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보상 요인의 특징을 가지는 구성개념의 영향력이 유의하지 않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이는 자원의 제약이 큰 중소병원의 맥락에서는 금전적인 보상보다 자율성의 부여가 더 실효적인 혁신 촉진의 수단이라는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사내기업가정신은 경영학은 물론이거니와 보건행정학과 간호행정학, 공공조직 연구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연구주제입니다. 단, 이 개념을 학위논문이나 학술지 연구에서 다룰 때에는 연구 대상 조직의 맥락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타당한 선행요인을 발굴하고, 이를 의도 기반의 이론적인 틀과 정교하게 결합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