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디자인(participatory design)은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스칸디나비아에서 직장 민주주의 운동 속에서 등장했습니다. 이 운동은 컴퓨터 시스템이 직장에 도입되는 방식과 그 영향에 대해 직원들이 영향을 미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이 운동의 기초는 기술 사용, 새로운 기술 및 작업 방식 개발, 새로운 설계 방법 개발에서 직원들의 영향을 확대하여 더 민주적인 근무 조건을 요구하는 프로젝트들을 통해 확립되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Computers and Democracy: A Scandinavian Challenge’라는 책에 소개가 되어 있으며, 이는 참여형 디자인 커뮤니티의 확장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참여디자인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social trust)’를 중심으로 하는 등장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성공적으로 도입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수용(social adoption)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신뢰가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신뢰의 중요성은 5G 네트워크의 도입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5G 네트워크는 음모론과 공격의 대상이 되었으며, 한 번 신뢰를 잃은 기술은 회복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리고 1950~1960년대에는 원자력에 대한 대중의 태도가 거의 전적으로 긍정적이었지만, 반복된 스캔들과 사고 및 오류로 인해 깊은 불신이 형성되었습니다. 현재 많은 국가와 사회는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일 가능성을 제공하는 원자력의 가치를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전자 변형 생물(GMO)의 도입 사례는 대중적인 신뢰의 실패가 기술의 대중적인 거부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들 사례는 혁신과 새로운 기술이 민간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비롯되더라도 대중적인 사회적 수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사회적 반발이나 거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과학 혁신과 사회 간의 관계를 손상시키고, 단지 기술 자체에 대한 의문뿐만 아니라 과학계 전반에 대한 사회적 의문을 제기하게 만듭니다. 이는 기술에 대한 신뢰와 수용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이를 창출하거나 홍보하는 과학 및 혁신 생태계와 사회 간의 지속적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신뢰 관계의 중요성과 과학적 발전을 사회적 가치에 맞추는 ‘필요성’은 정책 수준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으며, 이는 EU의 ‘사회와 함께 하고 사회를 위한 과학’(SWAFS) 테마의 핵심이었습니다. 영국에서는 이러한 논리가 Science and Society 보고서에서 강조되었으며, 이는 과학과 사회 간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도의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참여형 디자인은 바로 책임있는 연구 및 혁신(responsible research and innovation; RRI)의 일환으로, 과학-사회 관계를 개선하려는 시도 중의 일부에 속하며, 특히 포괄성(inclusivity)을 통해 이를 이루려고 하는 디자인 패러다임입니다. 참여형 접근 방식은 혁신가와 대중 간의 다리를 놓는 데 중점을 두며, 이는 기술이 사회적인 맥락에 적합하게 디자인되고 개발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과정은 두 가지 상호 연결된 목표를 통해 달성됩니다. 첫째, 가능한 부정적인 영향을 예측하고 이를 완화하며, 둘째, 혁신에 민주적인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민주적인 정당성과 부정적 영향의 최소화는 디자이너와 개발자, 기업, 정부 모두에게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며, 이는 혁신이 사회적 요구와 잘 일치할 때만 신뢰와 수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디자인 과정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얻는 것이 포함됩니다.
참여형 디자인의 본질은 ‘진정한 참여’라는 개념에 있습니다. 이는 디자인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디자인 결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반영합니다. 예를 들어서, ‘Routledge International Handbook of Participatory Design’에서는 ‘진정한 참여(genuine participation)’를 ‘사용자의 역할을 단순한 정보 제공자에서 설계 과정에서 합법적이고 인정받는 참여자로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이는 참여자들이 그들의 관점을 표현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거나 스케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을 통해 실현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참여디자인이 참여자들에게 대안적 선택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시키고, 그 선택에 대해 협상하며, 선택을 어떻게 추구할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진정한 참여’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독립적인 위치를 보장하며, 디자인과 관련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를 부여하는 동시에, 이를 가능하게 할 적절한 디자인 방법과 충분한 조직적인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참여를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참여자들이 디자인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더라도, 실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참여자들이 디자인 업무 회의에 참석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 필요한 개념이나 언어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진정한 참여’의 개념은 참여디자인 연구자들에게 참여자가 디자인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을 식별하고 정의하게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 연구자는 어린이가 디자인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을 분석하여 사용자, 테스터, 정보 제공자, 디자인 파트너의 네 가지 역할로 구분된 프레임워크를 제안했습니다. 이후 이 프레임워크는 공동 연구자와 주도자(protagonist)라는 두 가지 역할로 확장되었습니다. 공동 연구자는 연구자들과 함께 사용 맥락을 조사하고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며, 주도자는 설계 프로젝트의 소유권을 확립하고 프로젝트를 지속할 책임을 집니다.
최근의 참여디자인 관련 문헌은 객체 디자인에서 커뮤니티 구축으로 초점이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의 커뮤니티는 기술적, 사회적, 조직적 측면을 연결하는 사회-물질적 집합체로 이해되며, 사람과 기술, 표준, 절차, 관행을 포함합니다. 이 관점에서 참여디자인은 지속 가능한 결과를 위해 필요한 구조와 네트워크, 그리고 합의를 생성하는 데 참여자들을 포함시킵니다.
오늘날 참여디자인 연구자들과 실무자들은 다학제적이고 확립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민주적인 의사결정과 소외된 사람들의 역량 강화와 같은 주제는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있습니다. 이러한 논쟁은 참여디자인의 현대적 특성이 무엇인지와 어떤 연구가 ‘진정한’ 참여디자인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참여디자인 접근방법을 활용하여 공공디자인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연구 사례들은 현대 디자인 연구와 실무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소개해 드리는 공공디자인 SSCI 해외저널 논문컨설팅 후기에서는 참여디자인 패러다임이 시민 참여를 통해 사회적, 문화적, 그리고 기능적 요구를 해결하는 도구로서의 잠재력을 강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 연구는 참여디자인의 본질인 ‘진정한 참여’를 강조하며, 이해관계자들이 디자인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의 사례라는 점에서 높은 학술적 가치를 가집니다.
해외 모 대학교에서 도시계획 디자인 영역에 종사하는 연구자는 도심 공간의 리디자인(re-design)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얻어진 결과물을 해외저널에 게재하기를 원했습니다. 도심 공간의 디자인 과정에서 연구자는 지역 주민과 행정기관, 그리고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참여디자인 프로세스를 구체화하였습니다. 디자인의 초기 단계에서는 지역의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요구를 심층 분석하기 위해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전문가를 중심으로 하는 포커스 그룹 인터뷰, 그리고 현장 워크숍을 운영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는 공공디자인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스케치를 통해 자신들의 시각을 표현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특히, 주민들이 기존의 공공 공간에서 느끼는 불편함과 개선점을 시각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작업은 프로젝트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디자인 프로젝트의 중간 단계에서는 디지털 프로토타이핑과 함께 현장 기반의 참여디자인 워크숍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워크숍에서는 참여자들이 새로운 공공 공간의 구조와 기능을 디지털 모델로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참여자들이 디자인 과정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역 주민들이 공원에 새로운 조경 요소를 추가하거나, 특정 공간을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직접 구상하고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관하여, 참여 주민들은 공공디자인의 결과물이 자신들의 의견과 요구를 충실히 반영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소개해 드린 연구의 사례는 참여디자인을 통해 이해관계자의 ‘진정한 참여’가 디자인의 수용성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공공디자인 개선이 측면에서 시사점과 가치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전통적인 디자인 접근법에서는 디자이너가 주도권을 가지고 디자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연구자의 사례는 주민과 상인, 공공기관 관계자들이 디자인 과정에 깊이 참여함으로써 그들이 디자인 결과물에 대해 정서적 소속감을 가지게 하며,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연구는 공공디자인 분야에서 참여디자인의 중요성을 학문적 및 실무적으로 부각시키는 데 기여했습니다. ‘참여디자인’, ‘공공디자인 프로세스’, ‘지역 사회 활성화’, ‘지속 가능한 디자인’과 같은 키워드로 대표되는 이 연구는 공공디자인의 실무자와 정책 입안자, 그리고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