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컨설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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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문화예술 활동 참여와 Borich 요구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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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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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창작하는 활동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하는 보편적인 권리입니다. UN 장애인권리협약(CRPD) 제30조는 장애인이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문화생활에 참여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2020년에 세계 최초로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습니다. 제도적인 변화는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가 권리의 문제로 전환되었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는 크게 두 가지 형태의 차원으로 구분됩니다. 첫째는 공연 관람과 전시 감상 등을 포함하는 향유자로서의 참여입니다. 둘째는 스스로 작품을 만들어내는 창작 주체로서의 참여입니다. 관련 문헌에서는 두 차원의 참여 모두가 장애인의 자기표현과 자아존중감, 사회적 관계의 확장, 그리고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일관되게 보고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예술 활동을 바라보는 학술적인 관점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중요한 전환을 경험하였습니다. 초기의 연구들은 예술을 재활과 치료의 도구로 이해하는 치료적 관점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Ineland(2005)는 장애예술의 조직 내에서 치료의 논리와 예술의 논리가 서로 경합하고 있다는 점을 분석하였습니다. 그리고 이후의 연구들은 장애인을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고유한 미학과 전문성을 지닌 예술의 주체로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 Ineland, J. (2005). Logics and discourses in disability arts in Sweden: A neo-institutional perspective. Disability & Society, 20(7), 749-762.

예를 들어서, Hall(2013)은 창작 활동이 발달장애인에게 소속감을 형성하고 사회적 포용을 실현하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점을 규명하였습니다. 또한 Boeltzig et al.(2009)은 장애 예술가들의 경력 개발 과정을 분석하며 전문 예술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지원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더 나아가서 Darcy et al.(2022)은 장애인의 예술 활동이 여가적인 참여에서 출발하여 진지한 여가를 거쳐 전문적인 예술 경력으로 발전하는 경로를 이론화하였습니다.

  • Hall, E. (2013). Making and gifting belonging: Creative arts and people with learning disabilities. Environment and Planning A, 45(2), 244-262.
  • Boeltzig, H., Sulewski, J. S., & Hasnain, R. (2009). Career development among young disabled artists. Disability & Society, 24(6), 753-769.
  • Darcy, S., Maxwell, H., Grabowski, S., & Onyx, J. (2022). Artistic impact: From casual and serious leisure to professional career development in disability arts. Leisure Sciences, 44(4), 514-533.

그러나 제도적인 기반의 확충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율은 비장애인에 비해 여전히 현저하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물리적인 접근성의 제약과 정보의 부족, 경제적인 부담, 전문 교육 기회의 결핍, 그리고 매개 인력의 부재 등이 참여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벽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장애인 당사자가 무엇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하는지를 규명하는 연구가 요구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요구도 분석(needs assessment)이 타당한 연구방법론으로 부각됩니다.

요구(need)란 ‘현재의 상태(what is)’와 ‘바람직한 상태(what should be)’ 간의 격차(gap)로 정의됩니다. 요구도 분석은 이 격차를 측정하고 항목 간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체계적인 과정입니다.

가장 단순한 요구도 분석의 방법은 바람직한 수준과 현재 수준의 차이에 대하여 대응표본 t-검정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격차의 통계적 유의성만을 알려줄 뿐, 다수의 항목 간에 서열화된 우선순위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집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항목에서 격차가 유의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떤 항목이 더 시급한지를 변별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 대학교의 Gary D. Borich 교수는 1980년에 새로운 요구도 산출 공식을 제안하였습니다. 본래 이 모델은 교사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한 졸업생들을 추적 조사하여 교육 프로그램의 개선 우선순위를 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Borich 요구도 분석은 교육학을 포함하여 사회복지학과 행정학, 보건학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학문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 Borich, G. D. (1980). A needs assessment model for conducting follow-up studies. Journal of Teacher Education, 31(3), 39-42.

Borich 요구도는 각 항목에 대하여 바람직한 수준(required competence level; RCL)과 현재 수준(present competence level; PCL)의 차이를 구한 후, 여기에 바람직한 수준의 평균값을 가중치로 곱하여 산출됩니다. 이 공식이 가지는 핵심적인 장점은 해당 항목이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되는지를 함께 반영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항목 간 우선순위의 변별력이 크게 향상되며, 모든 항목을 서열화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Borich 요구도 분석은 항목들의 순위를 제공할 뿐, 어느 순위까지를 최우선 요구로 판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의 학위논문에서는 ‘The Locus for Focus 모델’을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모델은 바람직한 수준을 가로축으로, 격차의 크기를 세로축으로 하는 좌표평면을 4개의 사분면으로 구획합니다. 그리고 두 축의 값이 모두 평균 이상인 1사분면(HH 분면)에 위치한 항목을 최우선 요구 후보로 결정합니다.

종합한다면, Borich 요구도의 상위 순위와 The Locus for Focus 모델의 1사분면에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항목을 최우선순위 요구로 확정하는 것이 방법론적으로 가장 엄밀한 접근입니다.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를 연구주제로 삼은 박사과정 의뢰인의 논문컨설팅 후기에 대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프라임 컨설팅을 방문한 의뢰인은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기관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사과정 수료생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장애인의 문화예술 활동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 요구의 우선순위를 도출하는 것을 박사학위 논문의 목적으로 삼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초기의 연구 설계는 지원 요구 항목들에 대한 중요도 인식만을 측정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요구도 분석의 본질인 격차의 측정이 불가능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프라임은 국내외 문헌 고찰을 통하여 접근성과 정보 제공, 창작 공간, 전문 예술교육, 경제적 지원, 매개 인력 등을 포괄하는 지원 요구 항목의 도출을 지도하였습니다. 그리고 각 항목을 중요도와 현재 수준의 쌍으로 측정하는 설문 문항을 재설계하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문화예술 활동 경험이 있는 장애인 당사자를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대응표본 t-검정과 Borich 요구도 분석, 그리고 The Locus for Focus 모델을 순차적으로 적용하였습니다.

분석의 결과, 두 기법에서 공통적으로 상위에 위치한 두 개의 영역을 최우선순위 요구로 확정되었습니다. 의뢰인은 결과를 기반으로 장애인 문화예술 정책의 단계적인 추진 전략을 논의에서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요구도 분석은 정책의 개발과 프로그램의 개선을 지향하는 학위논문에 특히 적합한 연구방법론입니다. 단, Borich 요구도 분석을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t-검정과 The Locus for Focus 모델을 함께 적용하여 우선순위 결정의 논리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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