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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료(retail therapy)와 경영학 석사학위 논문컨설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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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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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날의 쇼핑은 정말 마음을 치유하는가? 대중의 농담에서 출발하여 소비자행동 연구를 위한 개념이 된 소매치료(retail therapy)에 대해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소매치료: 농담이 과학이 되기까지”

소매치료는 부정적인 기분을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행되는 쇼핑을 의미합니다. 이 용어는 본래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푸는 세태를 꼬집는 대중문화의 표현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학계는 기분을 달래는 쇼핑을 자기통제의 실패나 충동구매의 한 형태로 간주해 왔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 이 통념을 뒤집는 실증 연구들이 등장하면서, 소매치료는 소비자심리학의 연구주제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전환점을 만든 연구는 Atalay & Meloy(2011)의 연구 결과입니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나쁜 기분을 회복하기 위하여 계획에 없던 자기선물(self-gift)을 전략적으로 구매한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주목할 발견은 그 이후인데, 소매치료로 구매한 물건에 대하여 소비자들은 후회를 거의 보고하지 않았으며, 기분 개선의 효과는 일시적인 착각이 아니라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분 전환의 쇼핑이 비합리의 상징이 아니라, 자신의 정서를 관리하는 전략적인 행동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입니다.

  • Atalay, A. S., & Meloy, M. G. (2011). Retail therapy: A strategic effort to improve mood. Psychology & Marketing, 28(6), 638-659.

소매치료가 작동하는 심리적인 기제를 밝힌 연구도 이어졌습니다. Rick et al.(2014)은 일련의 실험을 통하여, 쇼핑에서의 구매 결정이 슬픔을 감소시키는 이유가 통제감의 회복에 있다는 점을 규명하였습니다. 슬픔은 상황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통제감의 상실과 결부된 정서입니다. 무엇을 구매할지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행위는 환경에 대한 개인의 통제감을 복원하며, 바로 이 통제감의 회복이 잔여 슬픔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쇼핑몰을 둘러보아도 구매 결정 없이 구경만 한 조건에서는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이 설명을 뒷받침합니다.

  • Rick, S. I., Pereira, B., & Burson, K. A. (2014). The benefits of retail therapy: Making purchase decisions reduces residual sadness.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24(3), 373-380.

측정의 토대도 마련되었는데, 예를 들어서 Kang & Johnson(2011)은 소매치료의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구성개념을 정교화하고 척도를 개발하였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소매치료는 부정적인 기분에서 벗어나려는 동기와 쇼핑 과정 자체에서 얻는 긍정적인 자극, 그리고 사회적인 연결의 추구를 포함하는 복합적인 행동입니다. 이 척도의 개발은 소매치료 연구가 실험실을 지나 설문 기반의 실증 연구로 확장되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 Kang, M., & Johnson, K. K. P. (2011). Retail therapy: Scale development. Clothing and Textiles Research Journal, 29(1), 3-19.

소매치료를 포괄하는 상위의 이론적인 틀은 보상소비(compensatory consumption)입니다. Mandel et al.(2017)은 자기 개념의 결핍을 소비로 메우려는 행동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보상소비자행동 모델을 제시하였습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심리적인 결핍을 경험한 소비자는 결핍을 직접 해소하는 소비, 결핍으로부터 주의를 돌리는 소비, 상징적으로 자기를 복원하는 소비 등의 다양한 경로로 반응합니다. 소매치료는 정서적인 결핍에 대응하는 보상소비의 한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이 이론적인 위치의 설정이 연구의 학술적인 깊이를 결정하게 됩니다.

  • Mandel, N., Rucker, D. D., Levav, J., & Galinsky, A. D. (2017). The compensatory consumer behavior model: How self-discrepancies drive consumer behavior.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27(1), 133-146.

소매치료 연구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은 유사 개념과의 경계 설정입니다. 소매치료는 충동구매나 강박구매와 겉모습이 닮았지만 본질이 다릅니다. 충동구매가 자극에 대한 무계획적인 반응이고 강박구매가 통제를 상실한 병리적 행동이라면, 소매치료는 기분의 회복이라는 목적을 가진 의도적인 정서조절의 행동입니다. 후회의 부재와 효과의 지속이라는 발견이 이 구별을 뒷받침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논문 심사과정에서 개념의 혼동을 지적받지 않기 위해서는 세 개념의 차이를 동기와 통제, 결과의 차원에서 명확하게 논증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소매치료는 우리나라의 소비문화와도 결을 같이 하는 주제입니다. 스트레스로 인한 홧김의 지출을 뜻하는 ‘XX비용’과 소소한 낭비의 즐거움을 뜻하는 ‘탕진잼’ 같은 신조어들은, 정서 관리의 수단이 된 소비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새벽배송과 모바일 쇼핑의 확산으로 기분 전환의 쇼핑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소매치료의 심리적인 기제와 그 경계 조건을 규명하는 연구는 소비자행동 연구의 학술적 가치와 마케팅 실무의 시사점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주제입니다.

프라임 컨설팅을 방문한 의뢰인은 유통업계에서 근무하는 경영학 석사과정생이었습니다. 의뢰인은 스트레스 해소형 소비의 증가를 실무에서 체감하며 연구주제를 구상하였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의 초기 구상은 스트레스와 쇼핑 지출액의 관계만을 다루는 구조여서 소매치료라는 개념의 고유성이 드러나지 않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프라임은 소매치료를 정서조절 목적의 전략적인 소비로 개념화하고 충동구매와의 차별성을 나타내는 이론적인 틀의 수립을 지도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최근에 기분 전환을 목적으로 쇼핑을 한 경험이 있는 성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였으며, 위계적 회귀분석을 수행하여 연구가설을 검증하였습니다. 분석의 결과, 스트레스와 통제감 회복 특징을 가지는 2개의 독립변수는 소매치료 소비행동에 통계적인 유의수준에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인구통계 변수를 통제한(controlled) 위계적 회귀의 단계에서 통제감 회복 동기의 설명력(explanative power)이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는 소매치료의 핵심 동력이 스트레스의 수준과 비교하여 통제감을 되찾으려는 심리적인 욕구에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소매치료는 대중적인 친숙함과 학술적인 반전을 함께 갖춘 매력적인 연구주제입니다. 그러나 앞서 서술하였다시피, 유사 개념들과의 경계를 이론과 실증의 양면에서 명확하게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일상의 언어에서 출발한 개념일수록, 그 개념을 학문의 언어로 정련하는 작업이 논문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친숙한 주제가 엄밀한 개념화와 만날 때, 심사위원의 흥미는 신뢰로 바뀌게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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