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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인식(situation awareness)과 산업공학 SCI급 해외저널 논문컨설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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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일을 대신할수록 인간의 일은 ‘아는 것’이 됩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고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아는 능력, 인간공학의 중심 개념인 상황인식(situation awareness)에 대해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Endsley의 상황인식: 지각에서 예측까지, 세 개의 층”

상황인식의 개념을 학문의 반열에 올린 인물은 미카 엔즐리(Mica Endsley)입니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같은 계기판을 보고도 다른 판단에 이르는 이유를 파고들던 엔즐리는, 인간의 상황 파악을 체계적인 이론으로 설계하였습니다. Endsley(1995)가 제시한 정의에 따르면, 상황인식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환경의 요소들을 지각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며, 가까운 미래의 상태를 예측하는 것입니다. 이 정의에 담긴 세 개의 수준이 이론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1수준은 지각으로, 계기의 수치와 경고등 같은 요소들을 알아차리는 단계입니다. 2수준은 이해이며, 흩어진 정보들을 종합하여 지금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파악하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3수준은 예측으로, 이 흐름이 이어지면 곧 무엇이 벌어질지 내다보는 단계입니다. 눈에 보인다고 아는 것이 아니며, 안다고 내다보는 것도 아니라는 것. 엔즐리의 구분은 인간의 실수가 어느 단계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진단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였습니다.

  • Endsley, M. R. (1995). Toward a theory of situation awareness in dynamic systems. Human Factors, 37(1), 32-64.

상황인식의 개념이 오늘의 산업공학 영역에서 요구되는 이유는 자동화(automation) 때문입니다. 시스템이 조작을 대신하면 인간은 감시자의 자리로 물러나는데, 바로 그 자리에서 상황인식은 무너지기 쉽습니다. Endsley & Kiris(1995)는 자동화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인간이 시스템의 흐름 바깥으로 밀려나는 문제, 곧 아웃오브더루프(out-of-the-loop)의 위험을 규명하였습니다. 평소에는 기계가 잘 돌아가지만, 이상이 생겨 인간이 개입해야 하는 순간에 정작 인간은 상황을 몰라 대응이 늦어진다는 것입니다. 자율주행의 안전 감시자와 스마트팩토리의 관제사, 발전소의 운전원까지, 자동화 시대의 안전은 결국 감시하는 인간의 상황인식에 달려 있다는 것이 엔즐리가 남긴 경고입니다.

  • Endsley, M. R., & Kiris, E. O. (1995). The out-of-the-loop performance problem and level of automation. Human Factors, 37(2), 381-394.

“SAGAT: 물어보지 않고 확인하는 측정 방법”

상황인식이라는 개념을 설계한 엔즐리는 측정의 문제까지 해결하였습니다. 상황인식을 자기보고로 물으면 함정에 빠집니다. 사람은 자신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놓친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파악 수준을 관대하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Endsley(1995)는 이 함정을 피하는 객관적 측정법으로 SAGAT(Situation Awareness Global Assessment Technique)를 개발하였습니다. 시뮬레이션 과제를 예고 없이 멈추고 화면을 가린 뒤, 방금까지의 상황에 대한 질문에 답하게 하여 실제로 파악하고 있던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느낌이 아니라 기억과 이해의 정답률로 상황인식의 수준을 측정하는 것이며, 3가지 형태의 수준별로 질문을 설계하면 지각과 이해, 그리고 예측 가운데에서 어디가 무너졌는지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후 개념의 확장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도 Endsley(2015)는 흔한 오해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이론과 측정의 토대를 지켜냈고, SAGAT는 항공과 관제, 의료와 국방의 연구에서 상황인식 측정의 국제 표준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 Endsley, M. R. (1995). Measurement of situation awareness in dynamic systems. Human Factors, 37(1), 65-84.
  • Endsley, M. R. (2015). Situation awareness misconceptions and misunderstandings. Journal of Cognitive Engineering and Decision Making, 9(1), 4-32.

프라임 컨설팅을 방문한 의뢰인은 산업공학을 전공한 박사학위 소지자이었습니다. 의뢰인은 감시 업무용 디스플레이의 설계가 운용자의 상황 파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하였으나, 사용 만족도의 설문에만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프라임은 엔즐리가 설계한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연구를 다시 설계하도록 가이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정보를 통합하여 제시하는 디스플레이와 분산하여 제시하는 디스플레이의 두 조건만을 조작하고, 모의 감시 과제에서 SAGAT로 상황인식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며, 이상 상황에 대한 대응 수행을 함께 기록하는 간결한 실험 설계입니다. 이와 함께, 3가지 형태의 수준에 따른 질문의 구성과 과제 동결 시점의 배치까지, 그리고 SAGAT 운용의 세부를 코칭하였습니다.

실험을 수행한 결과, 통합형 디스플레이에 참여한 피실험자들은 분산형에 참여한 피실험자 그룹과 비교하여 상황인식의 점수가 높았으며, 그 차이는 정보의 의미를 종합하는 이해와 다음 상태를 내다보는 예측의 수준에서 특히 뚜렷하였습니다. 상황인식의 수준이 높은 운용자일수록 이상 상황에 대한 대응도 빠르고 정확하다는 해석을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와 함께, 주관적인 평가에서는 조건 간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SAGAT에 의해 측정한 점수는 설계의 효과를 두드러지게 나타내었습니다. 연구의 결과는 무엇을 느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를 타당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산업공학 영역에서는, 동일한 질문이라도 만족도의 설문으로 접근하면 사용성 평가에 머물지만, SAGAT라는 도구를 사용한다면 SCI급 학술지가 원하는 인간공학(human factors) 연구가 됩니다. 또한, 디스플레이의 두 조건과 상황인식, 대응 수행이라는 실험조건을 설계하였기 때문에 비교적 용이하게 연구의 결과를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추후 연구과제로서, 팀 상황인식으로의 확장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서, 관제는 혼자가 아니라 팀으로 이루어지므로, 구성원들이 상황의 그림을 공유하는 정도와 그 공유가 팀 수행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공백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와 함께, 훈련의 효과를 다루는 연구, 곧 상황인식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와 함께 어떤 훈련이 3가지 수준의 어디를 키우는가의 검증은 교육과 자격 제도의 설계에 직접적인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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