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회사원으로 일하고 저녁에는 온라인 클래스를 운영하는 사람, 주말마다 창작물을 판매하는 개발자. 하나의 직업으로 자신을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본업과 병행하는 부가적인 일을 의미하는 사이드 허슬(side hustle)과 복수의 직업 정체성에 대해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부업의 경험이 본업에 미치는 영향을 양적 연구로 규명하여 산업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논문컨설팅 후기와 성공사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사이드 허슬: 부업은 본업의 적인가..?”
사이드 허슬은 본업을 유지하면서 수입이나 자기실현을 위해 병행하는 부가적인 일을 의미합니다. 조직의 관점에서 구성원의 부업은 오랫동안 우려의 대상이었습니다. 시간과 에너지가 유한한 자원이라면, 부업에 쓰인 자원만큼 본업의 몰입과 성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가 성립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관련 연구의 결과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Sessions et al.(2021)은 부업을 병행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추적연구를 수행하였는데, 부업에서 경험하는 심리적 임파워먼트가 본업의 수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업에서 얻는 자율과 유능감의 경험이 도리어 자원이 되어 본업으로 전이된다는 것입니다. 부업을 자원의 소모로만 보아 온 전제에 대한 반증이 제시된 것입니다.
- Sessions, H., Nahrgang, J. D., Vaulont, M. J., Williams, R., & Bartels, A. L. (2021). Do the hustle! Empowerment from side-hustles and its effects on full-time work performance.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64(1), 235-264.
“복수의 정체성을 사는 법: 경계와 조화”
사이드 허슬이 제기하는 이론적인 질문은 정체성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회사원이면서 동시에 창작자인 사람은 두 개의 직업 정체성을 함께 살아갑니다. Ashforth et al.(2000)은 사람들이 여러 역할 사이에 경계를 설정하고 그 경계를 넘나드는 전환의 과정을 탐색하였는데, 역할 간의 전환이 개인에게 부담이 되기도 하고 활력이 되기도 함을 제시하였습니다. 복수의 역할을 사는 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역할들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 Ashforth, B. E., Kreiner, G. E., & Fugate, M. (2000). All in a day’s work: Boundaries and micro role transitions. Academy of Management Review, 25(3), 472-491.
복수의 직업 정체성에 대한 연구는 이 관점을 발전시켰습니다. Caza et al.(2018)은 여러 개의 일을 병행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복수 정체성을 진정한 자기로 통합해 가는 과정을 규명하였습니다. 서로 다른 정체성들이 갈등하는 상태에 머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들을 조화시켜 더 풍부한 자기 이해에 도달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입니다. 두 연구를 종합한다면 양적 연구에 의한 검증의 질문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부업의 경험이 본업의 자원이 되는 긍정적 전이는 누구에게서, 어떤 조건에서 나타나는가..? 이 조건의 규명이 사이드 허슬 연구가 답해야 할 과제가 됩니다.
- Caza, B. B., Moss, S., & Vough, H. (2018). From synchronizing to harmonizing: The process of authenticating multiple work identitie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63(4), 703-745.
산업심리학 박사학위 논문컨설팅 후기와 성공사례
프라임 컨설팅을 방문한 의뢰인은 인사 분야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산업심리학 박사과정 학생이었습니다. 의뢰인은 부업을 병행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부업의 동기와 만족, 갈등에 관한 변수를 나열하여 이들 변수들 간의 인과관계를 탐색하기를 원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프라임은 부업에서 경험하는 심리적 임파워먼트를 예측 요인으로, 본업의 직무열의를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두 정체성의 통합 지각을 조절 요인으로 설정하는 모형을 제안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부업을 병행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여 자료를 분석하였습니다. 의뢰인의 연구 결과 일부에 따르면, 부업에서의 임파워먼트 경험 수준이 높은 직장인일수록 본업의 직무열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부업이 자원의 유출이 아니라 확장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 우리나라 직장인 표본에서도 뒷받침하는 결과입니다. 이와 함께, 두 정체성을 대립이 아니라 하나의 자기로 통합하여 지각하는 직장인 그룹에게서 긍정적인 전이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의 결과를 종합한다면, 부업의 효과가 정체성의 관리에 달려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산업심리학은 오랫동안 한 사람이 하나의 조직에서 하나의 직업 정체성을 갖는다는 전제 위에서 직무 몰입과 직무 만족도를 측정해 왔습니다. 그러나 복수의 일을 사는 그룹의 등장은 그 전제를 흔들게 합니다. 당신의 직업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에 하나의 답을 갖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 조직에 대한 몰입과 일에 대한 열의는 무엇을 기준으로 이해되어야 하는가… 이 현상을 규명하는 연구는 결국 일하는 인간을 단수가 아니라 복수의 정체성으로 파악하는 관점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복수의 직업 정체성은 양면의 얼굴을 가집니다. 부업에서 얻는 자율과 유능감이 본업의 활력으로 전이되고, 하나의 일에서 좌절하더라도 다른 일에서 자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복수의 정체성은 확장과 회복의 자원이 됩니다. 그러나 같은 현상의 반대편에는 소모의 위험이 있습니다. 유한한 시간과 에너지가 분산되고, 역할 사이의 전환이 부담이 되며, 어느 쪽에서도 온전하지 못하다는 감각이 자랄 수 있습니다. 고용주와의 긴장이라는 현실의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사이드 허슬을 자기실현의 찬가로 미화하거나 본업 충실성의 훼손으로 비난하는 대신, 확장이 되는 조건과 소모가 되는 조건을 구분하여 규명하는 균형이 이 주제를 다루는 연구에 요구됩니다.
무엇보다 사이드 허슬은 오늘날 현대사회에서의 노동을 이해하는 창이 됩니다. 평생직장의 약속이 사라지고 고용의 불안이 일상이 된 시대에, 부업은 생계의 보완이면서도 동시에 하나의 조직에 자기 전부를 걸지 않으려는 시대적인 대응이기도 합니다. 조직의 관점에서도 이 현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부업을 금지와 통제의 대상으로만 다루는 조직과, 구성원의 복수 정체성을 이해하고 그 에너지를 조직의 자원으로 연결하는 조직 사이의 차이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입니다. 복수의 일을 사는 사람들의 심리를 규명하는 이 연구 영역은, 일의 미래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읽어내는 산업심리학의 핵심적인 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