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컨설팅 후기

컨설팅 성공사례

러닝크루(running crew) 참여와 사회적 연결감, 그리고 체육사회학 KCI급 학술지 논문컨설팅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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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크루(running crew): 혼자 사는 시대의 함께 달리기”

러닝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생활체육입니다. 주요 마라톤 대회의 참가권은 열리는 즉시 마감되고, 한강과 도심의 밤거리는 무리를 지어 달리는 러너들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 열풍의 중심에 러닝크루가 있습니다. 러닝크루는 SNS를 기반으로 모여 정기적으로 함께 달리는 자발적인 모임을 의미합니다. 청년 세대가 주축이 되어 도심의 코스를 함께 달리고, 기록과 사진을 공유하며, 달리기가 끝나면 각자의 일상으로 흩어집니다.

주목할 지점은 러닝크루가 전통적인 체육 동호회와 결이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회칙과 회비, 회장단으로 짜인 위계적 조직 대신, 러닝크루는 수평적이고 느슨한 결속으로 움직입니다.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참여의 의무가 강제되지 않으며, 서로의 직업과 나이를 묻지 않는 문화가 일반적입니다. 원하는 만큼만 연결되고 부담 없이 물러날 수 있는 이 느슨한 연대는, 관계의 깊은 개입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연결 그 자체는 갈망하는 오늘의 청년 세대가 발명한 새로운 사교의 양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러닝크루의 부상은 우리 사회의 관계 지형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1인 가구가 보편적인 삶의 형태가 되고 직장과 학교 바깥의 관계가 얇아지면서, 외로움은 개인의 감정을 지나 사회적인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외로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학계에서도 널리 확립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Holt-Lunstad et al.(2010)은 방대한 연구들을 종합한 메타분석을 수행하였는데, 사회적 관계의 결핍이 흡연과 비만에 견줄 만한 수준으로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규명하였습니다. 함께 달리는 모임의 유행은 이 결핍의 시대가 만들어낸 사회적인 처방인 셈입니다.

  • Holt-Lunstad, J., Smith, T. B., & Layton, J. B. (2010). Social relationships and mortality risk: A meta-analytic review. PLoS Medicine, 7(7), e1000316.

러닝크루 경험의 심리적인 핵심을 포착하는 개념이 사회적 연결감(social connectedness)입니다. Lee & Robbins(1995)는 사회적 연결감을 자신이 타인 및 사회와 이어져 있다는 주관적인 소속의 감각으로 개념화하고 측정의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사회적 연결감은 특정한 관계의 횟수나 만남의 빈도가 아니라,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내면의 확신을 가리킵니다. 회원 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것과 소속되어 있다고 느끼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느슨한 결속의 러닝크루가 과연 진짜 연결의 감각을 제공하는가는 흥미로운 학술적인 질문이 됩니다.

  • Lee, R. M., & Robbins, S. B. (1995). Measuring belongingness: The Social Connectedness and the Social Assurance scales. Journal of Counseling Psychology, 42(2), 232-241.

여가 연구의 전통에서는 Stebbins(1982)의 진지한 여가(serious leisure) 개념이 유용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합니다. 진지한 여가는 지식과 기술의 축적을 요구하고, 인내와 경력의 단계가 존재하며, 참여자들 사이에 고유한 정체성과 문화가 형성되는 여가를 의미합니다. 기록의 단축을 위해 훈련을 쌓고, 대회의 완주를 경력처럼 축적하며, 러너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러닝크루의 활동은 진지한 여가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여줍니다. 가벼운 만남의 형식 안에서 진지한 몰입이 일어난다는 이 역설이 러닝크루 현상의 독특함입니다.

  • Stebbins, R. A. (1982). Serious leisure: A conceptual statement. Pacific Sociological Review, 25(2), 251-272.

느슨한 연대가 만들어내는 연결의 실체는 설문의 척도만으로는 온전하게 포착되지 않습니다. 참여자들이 크루 안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그 연결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며, 왜 깊은 관계 대신 이 느슨함을 선택하는지는 당사자의 언어로 들어야 하는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문화 현상의 내부 논리를 발견하는 작업에는 질적 접근이 타당한 이유입니다.

프라임 컨설팅을 방문한 의뢰인은 생활체육 현장의 경험을 가진 체육사회학 박사학위 과정 수료생이었습니다. 의뢰인은 러닝크루라는 현상의 학술적인 가치는 확신했으나, 참여 동기의 설문조사로 접근할지, 또는 경험의 질적 탐구로 접근할지에 관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프라임은 러닝크루가 아직 개념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신생의 문화 현상이라는 점을 근거로 질적 연구를 제안하였으며, 참여 기간과 역할이 다양한 크루 참여자들을 포함하는 참여자 선정의 기준과 심층인터뷰 질문지의 설계를 지도하였습니다.

의뢰인은 러닝크루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수행하였으며, 주제분석의 절차에 따라 경험의 구조를 범주화하였습니다. 수집한 인터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로의 배경을 묻지 않는 익명성이 주는 안전한 개방감과 기록과 완주의 공유를 통한 인정의 경험, 그리고 의무 없는 관계 속에서 오히려 자발적으로 깊어지는 소속의 감각이 참여 경험을 관통하는 주제가 도출되었습니다. 느슨한 연대가 연결의 결핍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연결로 경험된다는 연구의 결과는, 전통적인 공동체의 틀로 청년의 관계 문화를 재단해 온 시각에 대한 반론을 제공하였습니다.

러닝크루를 포함하는 새로운 형태의 생활체육 문화는 체육사회학과 여가 연구에서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연구 트렌드 내에서 유행하는 현상을 사회적 연결감과 진지한 여가와 같은 이론으로 결부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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