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노인이 늘어나게 되면서 외로움은 이제 사회가 관리해야 할 건강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 프로그램이 노인의 외로움을 낮출 수 있는가…? 이 질문을 프로그램 효과검증 연구로 규명하여 음악치료학 분야의 SCOPUS급 해외저널에 게재한 논문컨설팅 후기와 성공사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외로움: 개인의 감정에서 공중보건의 의제로”
외로움은 원하는 관계와 실제 관계 사이의 간극에서 발생하는 주관적인 결핍의 경험입니다. 곁에 사람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사회적 고립과는 달리, 외로움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도 겪을 수 있는 마음의 상태입니다. Hawkley & Cacioppo(2010)는 외로움이 스트레스 반응과 수면, 건강 행동의 경로를 거쳐 심혈관 질환과 인지 저하의 위험을 높이는 기제를 탐색하였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외로움이 신체의 건강을 잠식하는 조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Hawkley, L. C., & Cacioppo, J. T. (2010). Loneliness matters: A theoretical and empirical review of consequences and mechanisms. Annals of Behavioral Medicine, 40(2), 218-227.
외로움의 위험을 사망률의 규모로 보여준 연구도 있습니다. Holt-Lunstad et al.(2010)은 수십만 명을 포괄하는 메타분석을 수행하였는데, 사회적 관계의 결핍이 사망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흡연이나 비만 같은 위험 요인과 비견되는 수준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의 연구 이후에 외로움은 국제 보건 정책의 의제로 부상하였으며, 외로움을 낮추는 중재의 개발과 검증이 노년 연구의 과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문제는 무엇이 효과가 있는가라는 점입니다. 대인 관계는 약으로 처방할 수 없으므로,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활동의 근거를 만드는 일이 연구의 몫이 됩니다.
- Holt-Lunstad, J., Smith, T. B., & Layton, J. B. (2010). Social relationships and mortality risk: A meta-analytic review. PLoS Medicine, 7(7), e1000316.
“왜 노래인가? 함께 부르는 행위의 사회적 효과”
함께 부르기는 외로움에 도움을 주는 중재의 후보로서 고유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함께 노래하는 사람들은 같은 순간에 같은 호흡과 박자를 공유하며, 이 동시성의 경험이 참여자들 사이의 유대감을 촉진합니다. 악기 연주와는 달리 기술의 문턱이 낮아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세대가 공유하는 노래는 대화의 소재와 추억의 통로가 되어 프로그램 밖의 교류로 이어집니다. 학술적인 근거도 이미 마련되었는데, 예를 들어서 지역사회의 노인들을 무작위로 배정한 통제 실험을 수행한 Coulton et al.(2015)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함께 부르기 프로그램이 노인의 정신건강과 관련한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함께 부르는 노래가 검증이 가능한 건강 중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 다만, 종속변수를 외로움으로 셋팅하여 외로움 수준의 감소를 직접 검증한 연구는 드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Coulton, S., Clift, S., Skingley, A., & Rodriguez, J. (2015). Effectiveness and cost-effectiveness of community singing on mental health-related quality of life of older people: Randomised controlled trial. British Journal of Psychiatry, 207(3), 250-255.
“음악치료학 SCOPUS급 해외저널 논문컨설팅 후기와 성공사례”
이 연구의 출발점은 복지관의 풍경이었습니다. 프라임 컨설팅을 방문한 의뢰인은 노인복지관에서 여러 해 동안 노래 교실을 운영해 온 음악치료사였습니다. 의뢰인이 오랫동안 관찰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수업이 끝난 뒤에도 어르신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서로의 안부를 묻다가, 어느 순간부터 프로그램 밖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관계로 이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노래 실력의 향상은 부수적인 것이고, 이 프로그램의 실체는 관계의 형성이 아닌가. 의뢰인은 현장에서 체득한 이 확신을 학술의 근거로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며, 국내 학술지가 아니라 해외저널의 게재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컨설팅의 첫 번째 갈림길은 종속변수의 선택이었습니다. 의뢰인은 노래 프로그램의 우울 감소 효과를 검증하기를 원했으나, 노인 음악 프로그램과 우울의 조합은 국내외에 선행 연구가 이미 다수 관찰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국제 학술지의 심사에서는 새로운 기여를 주장하기 어려운 구도였습니다. 프라임은 종속변수를 우울에서 외로움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외로움은 국제 보건학의 의제로 부상한 개념이면서 동시에 음악 중재와의 조합은 근거가 적은 공백 지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뢰인이 현장에서 목격한 변화의 실체, 곧 관계의 형성과 정확히 부합하는 개념이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갈림길에서도 적지 않은 고민을 함께 하였는데, 의뢰인은 프로그램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사전과 사후를 비교하는 단일집단 설계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설계로는 외로움의 감소가 프로그램의 효과인지 또는 계절과 시간의 변화 또는 관심을 받는 경험 자체의 효과인지 구분할 수 없습니다. 해외저널 심사가 가장 먼저 지적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프라임은 대기자 통제집단 설계를 제안하였습니다. 프로그램 신청자를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은 먼저 참여하고 다른 집단은 종료 후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비교의 엄밀성을 확보하면서도 모든 신청자가 결국 프로그램을 제공받아 윤리의 문제까지 해결되는 설계입니다. 아울러 회기별 참석률을 기록하여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할수록 효과가 커지는지를 함께 확인하도록 하였습니다.
의뢰인은 주 1회의 함께 부르기 프로그램을 수 개월에 걸쳐 운영하며 두 집단의 자료를 수집하였고, 사전 점수를 통제하는 공분산분석으로 효과를 검증하였습니다. 분석을 수행한 결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집단의 외로움은 유의하게 감소한 반면 대기 집단에서는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사회적 연결감은 참여 집단에서만 상승하였습니다. 참석률이 높은 참여자일수록 외로움의 감소 폭이 큰 경향도 확인되었는데, 이는 함께 부르기 프로그램 효과가 프로그램 참여의 정도와 함께 움직인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관문은 해외저널 심사 과정이었습니다. 영문 원고의 작성 과정에서 프라임은 해외 심사가 요구하는 재현(replication) 가능성을 강조하였습니다. 프로그램의 회기 구성과 선곡의 원리, 그리고 진행자의 역할을 다른 연구자가 반복적으로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상세히 기술하도록 지도하였습니다. 심사 과정에서는 효과의 지속성을 확인하지 않은 한계를 명확히 하라는 수정 요구가 있었고, 추적 측정의 부재를 한계로 명시하고 후속 연구의 과제로 제시하는 방향으로 대응하였습니다. 수정을 거친 원고는 음악치료학 분야의 SCOPUS급 국제학술지에 게재 승인을 받았습니다. 복지관의 오후에서 시작된 관찰이 국제 학술지의 근거로 완성된 사례입니다.
노인 정신건강의 연구와 실천은 오랫동안 우울을 중심에 두고, 증상을 낮추는 개입을 설계해 왔습니다. 그러나 외로움이라는 개념은 시선을 증상에서 관계로 옮깁니다. 문제가 마음 안의 병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결핍이라면, 처방 또한 치료실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함께 부르기 프로그램이라는 처방은 양면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함께 부르는 노래는 관계를 만드는 낮은 문턱의 장이 되지만, 모임에 나올 힘조차 없는 가장 외로운 노인은 바로 그 문턱 앞에서 멈춥니다. 프로그램이 만든 연결이 프로그램의 종료와 함께 끊긴다면, 참여자는 관계의 상실을 한 번 더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이라는 이름표가 참여자에게 낙인이 되지 않도록 다루는 섬세함도 요구됩니다. 그룹 중재를 만능의 해법으로 미화하는 대신, 누구에게 닿고 누구를 놓치는지, 효과가 프로그램 이후까지 이어지는지를 함께 규명하는 균형이 이 영역의 연구에 필요합니다.
1인 가구가 표준이 되어가고 초고령사회가 현실이 된 오늘날, 외로움은 인구 구조가 만들어내는 시대의 조건입니다. 여러 나라가 외로움을 정부의 소관 업무로 지정하고 관계를 처방하는 사회적 처방의 제도를 실험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함께 노래하는 한 시간이 외로움을 낮춘다는 검증된 근거는 복지관과 지역사회의 프로그램이 정부의 예산과 제도의 지원을 받는 토대가 됩니다. 연결이 귀해진 시대에서 연결을 만드는 활동의 근거를 세우는 연구, 음악치료학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