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박사과정 중에 경험하였던 일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논문작성을 시작할 무렵에는 어떠한 연구주제를 가지고 학위논문을 쓰겠습니다라는 research proposal을 지도교수님에게 보여드리며 함께 토의를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proposal 을 만들어서 지도교수님과 함께 논의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elaborate 하기 위해서 weekly meeting을 1학기 정도 진행을 하였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proposal을 저의 지도교수님에게 보여드리면, 저에게 매번 하시던 말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Ok, looks good. Now, what is your theory?“
위의 말을 맨 처음 들었을 때에는 사실 무슨 뜻인지 잘 몰랐습니다.
거의 한 학기 내내 반복되는 같은 질문을 들으면서 고민과 생각을 거듭한 끝에, “나의 연구주제 안에서 다룰려고 하는 변수들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 변수들 간에는 왜 (why) 특수한 관계가 성립하는 지를 설명할 수 있는 그 무엇”, 즉 ‘이론'(theory) 이 저의 proposal에는 없었구나라는 점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예전의 게시글에서 ‘valid’하지 않은 연구방법론을 사용해서 작성한 논문은 저널로부터 reject판정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Theory’와 ‘valid’는 서로 별개의 이슈가 아닙니다, 어떠한 연구방법론이 valid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적절한 theory를 기초로 해야 합니다. 내 연구방법론이 valid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옳다는 식의 나의 주장만으로는 뒷받침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논문을 작성할 때에 문헌연구를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연구주제에 적절한 theory를 탐색하고, 그 theory는 내가 다루고자 하는 변수들 간의 관계를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는가’, 즉 논문의 validity 완성도를 높이기 위함입니다.
Reviewer로서 논문을 심사하다 보면 의외로 theory가 없는 논문들을 상당히 자주 볼 수 있습니다. Theory가 없다는 말은 자기 주장 만을 내세운다는 말과 같습니다. 거의 예외없이 completely reject 판정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