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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 논문심사 40분의 해부: 심사위원 질문의 여섯 가지 유형과 답변의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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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 논문심사의 질문은 무작위가 아니라 여섯 가지 유형으로 수렴하며, 관련 문헌은 질문의 상당수가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질문의 유형별 의도를 예상하고 네 단계의 답변 구조를 익혀야 합니다. 40분의 심사장은 시험장이 아니라 논문을 완성하는 마지막 대화의 자리입니다.

이 글의 순서 7개 항목
  1. 구술 논문심사의 40분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2. 심사위원의 질문은 정말 예측이 가능한가?
  3. 논문심사 질문의 여섯 가지 유형은 무엇인가?
  4. 심사위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구조는 어떻게 만드는가?
  5. 논문 심사장에서의 대화는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가?
  6. 구술 논문심사 준비는 어떤 절차로 해야 하는가?
  7. 결론

발표 슬라이드의 마지막 장이 끝나고, 논문 심사위원장이 첫 질문자를 지명합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약 25분입니다. 많은 대학원생은 이 시간을 나를 공격하는 시간으로만 상상합니다. 그러나 연구문헌과 심사 현장의 기록은 이와는 정반대의 사실을 보여줍니다. 논문 구술심사의 질문은 몇 개의 유형으로 수렴하며, 발표자의 답변에는 몇 가지 정답의 구조가 있습니다. 이 글은 논문 디펜스의 40분을 시간-질문-답변이라는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합니다.

구술 논문심사의 40분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구술 논문심사는 일반적으로 발표, 질의응답, 그리고 발표자 퇴장과 심사위원 협의(현실적으로 협상도 존재)라는 세 가지 구간으로 이루어 집니다. 소요 시간과 구술심사의 형식은 대학과 학과마다 다르지만, 시간의 구조는 거의 유사합니다. 아래의 표 1은 40분을 기준으로 구간을 나눈 것입니다.

표 1. 구술 논문심사 40분의 시간 구조

구간통상 소요 시간이 구간에서 일어나는 일
발표10분에서 15분연구 문제, 연구의 방법, 핵심적인 연구 결과를 압축하여 발표하며, 심사위원은 질문 목록을 확정
질의응답20분에서 25분심사위원별 Q&A가 이어지며, 심사의 판정이 결정되는 구간
퇴장과 협의5분 내외발표자가 퇴장한 뒤에 심사위원이 판정의 종류와(예., 합격, 조건부 합격, 불합격) 수정 요구 사항을 협의

위의 표에서 발표는 서론이고 질의응답이 본론입니다. 발표를 길게 준비하는 연구자가 많으나, 심사위원이 자신의 판단을 근거로 삼는 자료는 발표자의 유창함이 아니라 질문에 대한 응답입니다. 따라서 시간의 배분도 그 비중을 고려하여 배분해야 합니다.

심사위원의 질문은 정말 예측이 가능한가?

네, 물론 예측할 수 있습니다. Trafford & Leshem(2002)은 25건의 박사학위논문 구술심사에서 심사위원이 실제로 던진 질문을 수집하여 텍스트 분석을 수행하였습니다. 질문의 유형은 다른 심사에서도 바뀌지 않고 계속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심사위원의 질문들은 몇 개의 주제군으로 수렴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질문의 주제군마다 핵심 질문을 추출하였는데, 예측이 가능한 질문의 목록이야말로 디펜스를 위한 최선의 전략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 Trafford, V., & Leshem, S. (2002). Starting at the end to undertake doctoral research: Predictable questions as stepping stones. Higher Education Review, 34(1), 31–49. URL LINK

심사위원이 왜 그 질문을 던지는지에 대한 근거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Tan(2023)은 12명의 박사학위논문 심사위원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수행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구술심사의 목적을 분석하였습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의 질문은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수렴하는데, 이는 (1) 연구자 논문의 질(quality)을 지키는 문지기 역할, (2) 연구자가 자신의 역량을 드러낼 수 있도록 자신에게 권한을 부여, (3) 연구자와 연구 내용에 대해 나누는 대화의 개시, 그리고 (4) 학술 공동체 내에서의 사회화(socialization)입니다. 종합한다면, 심사위원의 질문은 학위취득을 방해하거나 탈락시키기 위한 ‘덫’이 아니라 학문적인 대화(scholarly conversation)를 곁들이는 ‘초대’라는 것입니다.

물론 구술 논문심사는 꽤 오랫동안 예측이 어려운 시험으로만 묘사되어 왔습니다. 흥미롭게도, Watts(2012)는 구술심사가 신비스럽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두려운 시험으로까지 그려져 온 연구문헌의 흐름을 정리하였습니다. 그리고 체계적인 심사 준비가 그 불안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예측의 가능성은 저절로 얻어지지 않으며, 질문의 유형을 미리 알고 있는 연구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인 셈입니다.

논문심사 질문의 여섯 가지 유형은 무엇인가?

심사위원의 질문은 연구의 포지션과 이론, 연구의 방법, 연구자의 예측과는 다르게 나타난 연구결과, 경계, 그리고 전망이라는 6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표 2는 관련 문헌에서 나타나고 있는 질문의 주제군과 심사 현장에서 던져지는 통상적인 질문을 재구성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표 2. 심사위원의 질문 유형 여섯 가지와 답변의 초점

유형대표 질문질문의 의도답변의 초점
포지션 질문“이 연구는 무엇이 새로운가”기여와 독창성을 확인선행연구와의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는 한 문장으로 답변
이론 질문“왜 이 이론인가”이론 선택의 논리 및 근거를 확인경쟁 이론을 채택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
방법 질문“표본의 크기가 충분한가”연구의 설계와 방법론의 타당성을 확인산출 근거와 사전 검토의 사실을 내세움
반사실 질문“결과가 반대로 나왔다면”연구결과를 해석하는 논리의 일관성을 시험연구가설과 해석에 사용된 이론적 프레임워크의 대칭성을 설명
경계 질문“이 결론은 어디까지 유효한가”일반화할 수 있는 범위를 확인연구의 한계점을 인정하고 경계선을 미리 설정
전망 질문“이 연구의 다음은 무엇인가”독립적인 연구자로서의 시야를 확인후속 연구를 위한 연구의 방향을 제시하고 실행 방법을 제안

위의 표가 나타내는 질문의 여섯 가지 유형은 논문의 챕터 구성과 서로 짝을 이룹니다. 연구의 포지션에 관한 질문은 서론에서, 이론에 관한 질문은 제2장에, 연구의 방법에 대한 질문은 제3장, 반사실과 경계를 중심으로 묻는 질문은 제4장과 제5장에 각각 대응이 됩니다. 심사를 받는 논문의 각 챕터에서 유형에 해당하는 2-3개의 예상 질문을 만든다면 예상 질문표가 완성됩니다. 연구문헌이 지적한 예측 가능성은 바로 예상 질문표를 만드는, 그리고 만들 수 있는 연구자의 것입니다.

심사위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구조는 어떻게 만드는가?

질문에 대한 답변은 유형 파악, 직접 답변, 근거 지목, 경계 인정을 포함하는 네 가지 단계로 구성합니다. 이 구조는 어떤 유형의 질문에도 같은 순서로 작동합니다.

  1. 질문 유형의 파악: 질문을 여섯 가지 유형 가운데 하나로 식별하고, 한 문장으로 답변을 합니다. “표본의 대표성에 관한 질문으로 이해하였습니다.”
  2. 직접 답변: 결론을 첫 문장에 위치시킵니다. “표본은 층화 샘플링으로 수집하였고, 본 연구의 표본 크기에서 사후 검정력은 기준을 충족합니다.”
  3. 근거 지목: 논문에서 근거가 등장하는 위치를 가리킵니다. “계산 근거는 제3장 제2절의 표 5가 제시하고 있습니다.”
  4. 경계 인정: 답의 한계를 스스로 긋습니다. “다만 본 연구는 단일 지역으로부터 추출한 표본만을 활용하였으며, 따라서 일반화를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논의에 명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세 가지 금기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첫째, 논문 원고에도 등장하지 않는 새로운 주장을 심사 현장에서 내세우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주장은 다음 질문의 표적거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심사위원과 승부를 겨루지 말아야 합니다. 만약 심사위원의 질문에 대해 반박이 필요하다면, 근거가 등장하는 곳을 가리키는 방식으로 대신해야 합니다. 셋째, 침묵을 메우려는 장광설을 피합니다. 차라리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답변하고, 하지만 수정 단계에서 충실하게 보완하겠다고 답변하는 것이 발표자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습니다.

논문 심사장에서의 대화는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가?

아래의 대화는 연구 방법론에 대한 질문과 반사실 질문이 이어지는 장면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연구자 답변의 네 단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상의 구술 논문심사 현장에서의 대화 (경영학 박사학위 구술심사 중 질의응답 구간)
위원 C: 이 연구에서는 응답자가 285명입니다. 구조방정식을 쓰기에 이 표본의 크기가 충분합니까? 연구자: 심사위원님의 질문을 표본 크기의 적정성에 관한 질문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전에 정한 기준을 충족합니다. 추정 모수 대비 표본의 비율과 사전 검정력 분석의 결과는 제3장 제3절 표 7에서 제시하였습니다. 다만 단일한 산업 영역 내에서 종사하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표본을 구성하였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업종에 따른 일반화의 한계는 제5장에서 명시하였습니다. 위원 C: 좋습니다. 그러면 만약 조절효과가 반대 방향으로 나왔다면, 같은 이론으로 설명하실 수 있었겠습니까? 연구자: 연구결과에 대한 해석 틀의 대칭성에 관한 질문으로 이해하였습니다. 만약 저의 연구가설과는 정 반대의 방향으로 결과가 나타났다면 자원보존이론이 주장하는 손실 회피라는 메커니즘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그 결과를 자원보존이론을 반증할 수 있는 사례라는 점을 부각시켰을 것입니다. 그 판단 기준은 연구가설의 설계에서 이미 예측을 하였었고, 이에 관한 내용은 제3장 4절에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위원 C: 연구자에게는 사전에 이미 정해 둔 기준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였습니다. 다음 질문을 이어가겠습니다.

이 대화는 프라임 컨설팅이 경험한 실제의 논문심사 결과를 참고하여 재구성한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두 답변의 공통점에 주목할 만 합니다. 연구자는 심사위원의 질문을 분류하고, 결론을 먼저 말하고, 논문에서의 위치를 가리키고, 경계를 스스로 그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이 확인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바로 연구자의 판단에 이르는 (과학적인) 절차였습니다.

구술 논문심사 준비는 어떤 절차로 해야 하는가?

구술 논문심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논문을 다시 읽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말하기 훈련이 필요합니다. 논문 심사가 진행되기 최소한 일주일 전부터 다음의 절차를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1. 각 챕터별로 예상되는 질문 2개씩, 총 12개의 예상 질문표를 만듭니다.
  2. 각 질문마다 네 단계 구조의 답변을 큰 소리를 내며 연습하고,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논문의 페이지 번호를 답변에 포함시키는 훈련을 합니다.
  3. 최소 2명의 지인과 리허설을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서, 한 명은 연구 방법론에 관한 질문을, 그리고 다른 한 명은 반사실 질문을 맡아 심사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4. 리허설 과정의 녹음본을 들으면서, 결론이 첫 문장에 등장하는지, 그리고 장광설이 없는지를 체크합니다.
  5. 논문심사 전날에는 새로운 연습을 하지 말고, 발표 분량이 배정된 시간의 90% 부근에서 종료가 되는지를 확인합니다.

결론

구술 논문심사를 면밀하게 분석하면 3개의 영역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시간의 영역에서는 논문심사의 목적이 발표의 수준이 아니라 질의응답의 테크닉에 있습니다. 질문의 영역에서 6가지 질문 유형은 논문의 챕터 구성과 짝을 이룹니다. 그리고 발표자의 답변 영역에서 4단계 답변 구조는 정답이 아니라 판단의 절차를 보여주는 형식입니다.

연구자가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 바꾸어 본다면, 구술 논문심사 현장에서 받게 되는 심사위원의 질문은 학위과정에서의 마지막 자료 수집입니다. 5명의 심사위원이 40분 동안 발표자의 논문에서 나타나는 약점을 짚어준다는 기회는 학위과정에서 더이상은 경험할 수 없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지적과 질문은 논문 수정본의 품질을 완성시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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